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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마산의거에서 시발이 된 혁명의 불씨는 4.18 고대생 집단 테러 사건으로 발화가 된다. 드디어 4월혁명이 시작된다.
3.15 마산의거에서 "베꼬니아의 꽃잎처럼" 뿌려진 핏방울로 혁명의 불씨를 피웠다. 하지만 희망의 4월혁명은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가고 또 시련의 시기를 맞아 시인은 존재할 이유를 찾는다.
혁명은 시를 동반한다. 시인이 혁명을 노래하기 때문이다. 4월혁명을 김수영시인은 "혁명은/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자유를 위해서/비상하여본 일이 있는" 사람은 안다고 했다.
다시 시인은 풀은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며,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고 한다.
김수영시인은 4월혁명 1주년을 맞아 "아직도 안심하긴 빠르다"며 "4·19 당시나 지금이나 우두머리에 앉아 있는 놈들에 대한 증오심은 매일반"이다. "일주일이나 열흘 후에는 또 어떻게 될는지 아직까지도 아직까지도 안심하기는 빠르다"며 한달 후를 예언이라도 하듯 말한다.
하지만 우라에게는 희망이 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오늘은 그들의 소굴/밤은 길지라도/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베꼬니아의 꽃잎처럼이나
- 3 · 15 마산사건에 희생된 소년들의 영전에 - 김춘수
남성동 파출소에서 시청으로 가는 대로상에
또는
남성동 파출소에서 북마산파출소로 가는 대로상에
너는 보았는가..... 뿌린 핏방울을
베꼬니아의 꽃잎처럼이나 선연했던 것을.....
1960년 3월 15일
너는 보았는가 ..... 야음을 뚫고
나의 고막도 뚫고 간
그 많은 총탄의 행방을.....
남성동 파출소에서 시청으로 가는 대로상에
또는
남성동파출소에서 북마산파출소로 가는 대로상에서
이었다 끊어졌다 밀물치던
그 아우성의 노도를.....
너는 보았는가..... 그들의 애띤 얼굴 모습을.....
뿌린 핏방울은
베꼬니아의 꽃잎처럼이나 선연했던 것을
(국제신보 1960. 3. 28)
- 3 · 15 마산사건에 희생된 소년들의 영전에 - 김춘수
남성동 파출소에서 시청으로 가는 대로상에
또는
남성동 파출소에서 북마산파출소로 가는 대로상에
너는 보았는가..... 뿌린 핏방울을
베꼬니아의 꽃잎처럼이나 선연했던 것을.....
1960년 3월 15일
너는 보았는가 ..... 야음을 뚫고
나의 고막도 뚫고 간
그 많은 총탄의 행방을.....
남성동 파출소에서 시청으로 가는 대로상에
또는
남성동파출소에서 북마산파출소로 가는 대로상에서
이었다 끊어졌다 밀물치던
그 아우성의 노도를.....
너는 보았는가..... 그들의 애띤 얼굴 모습을.....
뿌린 핏방울은
베꼬니아의 꽃잎처럼이나 선연했던 것을
(국제신보 1960. 3. 28)
푸른 하늘을 -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아사녀 - 신동엽
모질게도 높은 성들
모질게도 악랄한 채찍
모질게도 음흉한 술책으로
죄없는 월급쟁이
가난한 백성
평화한 마음을 뒤보채어쌓더니
산에서 바다
읍에서 읍
학원에서 도시, 도시 너머 궁궐 아래.
봄따라 왁자히 피어나는
꽃보래
돌팔매,
젊은 가슴
물결에 헐려
잔재주 부려쌓던 해늙은 아귀들은
그혀 도망쳐 갔구나.
--애인의 가슴을 똟어지?
아니면 조국의 기폭을 쏘았나?
그것도 아니라며, 너의 아들의 학교 가는 눈동자 속에 총알을 박아 보았나? --
죽지 않고 살아 있었구나
우리들의(우리의) 피는 대지와 함께 숨쉬고
우리들의(우리의) 눈동자는 강물과 함께 빛나 있었구나.
사월십구일, 그것은 우리들의(우리의) 조상이 우랄고원에서 풀을 뜯으며 양달진 동남아 하늘 고흔 반도에 이주 오던 그날부터 삼한으로 백제로 고려로 흐르던 강물, 아름다운 치맛자락 매듭 고흔 흰 허리들의 줄기가 3·1의 하늘로 솟았다가 또 다시 오늘 우리들의(우리의) 눈앞에 솟구쳐 오른 아사달(阿斯達) 아사녀(阿斯女)의 몸부림, 빛나는 앙가슴과 물굽이의 찬란한 반항이었다.
물러가라, 그렇게
쥐구멍을 찾으며
검불처럼 흩어져 역사의 하수구 진창 속으로
흘러가 버리렴아, 너는.
오욕된 권세 저주받을 이름 함께.
어느 누가 막을 것인가
태백줄기 고을고을마다 봄이 오면 피어나는
진달래 · 개나리 · 복사
알제리아 흑인촌에서
카스피해 바닷가의 촌아가씨 마을에서
아침 맑은 나라 거리와 거리
광화문 앞마당, 효자동 종점에서
노도처럼 일어난 이 새피 뿜는 불기둥의
항거······
충천하는 자유에의 의지·····
길어도 길어도 다함없는 샘물처럼
정의와 울분의 행렬은
억겁을 두고 젊음쳐 뒤를 이을지어니
온갖 영광은 햇빛과 함께.
소리치다 쓰러져간 어린 전사의
아름다운 손등 위에 퍼부어지어라.
<학생혁명시집 1960. 7>
모질게도 높은 성들
모질게도 악랄한 채찍
모질게도 음흉한 술책으로
죄없는 월급쟁이
가난한 백성
평화한 마음을 뒤보채어쌓더니
산에서 바다
읍에서 읍
학원에서 도시, 도시 너머 궁궐 아래.
봄따라 왁자히 피어나는
꽃보래
돌팔매,
젊은 가슴
물결에 헐려
잔재주 부려쌓던 해늙은 아귀들은
그혀 도망쳐 갔구나.
--애인의 가슴을 똟어지?
아니면 조국의 기폭을 쏘았나?
그것도 아니라며, 너의 아들의 학교 가는 눈동자 속에 총알을 박아 보았나? --
죽지 않고 살아 있었구나
우리들의(우리의) 피는 대지와 함께 숨쉬고
우리들의(우리의) 눈동자는 강물과 함께 빛나 있었구나.
사월십구일, 그것은 우리들의(우리의) 조상이 우랄고원에서 풀을 뜯으며 양달진 동남아 하늘 고흔 반도에 이주 오던 그날부터 삼한으로 백제로 고려로 흐르던 강물, 아름다운 치맛자락 매듭 고흔 흰 허리들의 줄기가 3·1의 하늘로 솟았다가 또 다시 오늘 우리들의(우리의) 눈앞에 솟구쳐 오른 아사달(阿斯達) 아사녀(阿斯女)의 몸부림, 빛나는 앙가슴과 물굽이의 찬란한 반항이었다.
물러가라, 그렇게
쥐구멍을 찾으며
검불처럼 흩어져 역사의 하수구 진창 속으로
흘러가 버리렴아, 너는.
오욕된 권세 저주받을 이름 함께.
어느 누가 막을 것인가
태백줄기 고을고을마다 봄이 오면 피어나는
진달래 · 개나리 · 복사
알제리아 흑인촌에서
카스피해 바닷가의 촌아가씨 마을에서
아침 맑은 나라 거리와 거리
광화문 앞마당, 효자동 종점에서
노도처럼 일어난 이 새피 뿜는 불기둥의
항거······
충천하는 자유에의 의지·····
길어도 길어도 다함없는 샘물처럼
정의와 울분의 행렬은
억겁을 두고 젊음쳐 뒤를 이을지어니
온갖 영광은 햇빛과 함께.
소리치다 쓰러져간 어린 전사의
아름다운 손등 위에 퍼부어지어라.
<학생혁명시집 1960. 7>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아직도 안심하긴 빠르다 - 4.19 1周年 - 김수영
4·19 당시나 지금이나 우두머리에 앉아 있는 놈들에 대한 증오심은 매일반이다. 다만 그 당시까지의 반역은 음성적이었던 것이 이제는 까놓고 하게 되었다는 차가 있을 뿐인데, 요나마의 변화(이것도 사실은 상당한 변화지만)도 장 정권이 갖다 준 것은 물론 아닌데 張勉들은 줄곧 저희들이 한 것처럼 생색을 내더니 요즈음에 와서는 <반공법>이니 <보안법 보강>이니 하고 배짱을 부릴 만큼 건방져졌다.
그러나 하여간 세상은 바뀌었다. 무엇이 바뀌었느냐 하면, 나라와 역사를 움직여 가는 힘이 정부에 있지 않고 민중에게 있다는 자각이 강해져 가고 있고 이러한 감정이 의외로 급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4·19 당시의 생각으로서는 이러한 역사의 추진력의 선봉으로서 일반 지식인들이 상당한 역할을 할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어그러진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가 없다. 교육자, 문학, 예술인, 저널리스트들 중에서 과거에 호강을 했던 치들은 고사하고라도, 그래도 양식이 있다고 지목하고 있던 사람들 가운데에 국가의 운명에 냉담한 친구들이 상당히 많은 것은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까지도 아이들한테 자기가 쓴 시집을 반강매하고 있는 고등학교 교사들, 파리에 갈 노잣돈을 버느라고 기관지마다 찾아다니면서 레알리슴 그림을 그리는 추상화가, 여당 덕분에 박사학위를 따고 <반공법> 공청회 연사로는 초청을 받고도 꽁무니를 빼는 대학교수, 곗돈을 붓느라고 아이들한테 과외공부를 시키는 초등학교 교원들, <보안법 보강>을 감행한다는데 반대 데모도 한번 못하는 문인들, 이런 사람들은 혁신계 정치가나 교원노조나 대구의 데모를 아직도 빨갱이처럼 백안시하고 있다. 그러니 그 이상의 지도층에 있는 부유한 자들이나 그들의 심부름을 하는 순경나부랭이들의 골통 속은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지.---오늘이라도 늦지 않으니 썩은 자들이여, 咸錫憲씨의 잡지의 글이라도 한번 읽어보고 얼굴이 뜨거워지지 않는가 시험해 보아라. 그래도 가슴속에 뭉클해지는 것이 없거든 죽어버려라!
필자는 생업으로 양계를 하고 있는 지가 오래되는데 뉴캐슬 예방주사에 커미션을 내지 않고 맞혀보기는 이번 봄이 처음이다. 여편네는 너무나 기뻐서 눈물을 흘리더라. 백성들은 요만한 선정에도 이렇게 감사한다. 참으로 우리들은 너무나 善政에 굶주렸다. 그러나 아직도 안심하기는 빠르다. 모이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이값은 나라꼴이 되어가는 형편을 재어보는 가장 정확한 나의 저울눈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이 지금 같아서는 형편없이 불안하니 걱정이다. 또 이 모이값이 떨어지려면 미국에서 도입 농산물자가 들어와야 한다는데, 언제까지 우리들은 미국놈들의 턱밑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나? 여하튼 이만한 불평이라도 아직까지는 마음 놓고 할 수 있으니 다행이지만 일주일이나 열흘 후에는 또 어떻게 될는지 아직까지도 아직까지도 안심하기는 빠르다.
4·19 당시나 지금이나 우두머리에 앉아 있는 놈들에 대한 증오심은 매일반이다. 다만 그 당시까지의 반역은 음성적이었던 것이 이제는 까놓고 하게 되었다는 차가 있을 뿐인데, 요나마의 변화(이것도 사실은 상당한 변화지만)도 장 정권이 갖다 준 것은 물론 아닌데 張勉들은 줄곧 저희들이 한 것처럼 생색을 내더니 요즈음에 와서는 <반공법>이니 <보안법 보강>이니 하고 배짱을 부릴 만큼 건방져졌다.
그러나 하여간 세상은 바뀌었다. 무엇이 바뀌었느냐 하면, 나라와 역사를 움직여 가는 힘이 정부에 있지 않고 민중에게 있다는 자각이 강해져 가고 있고 이러한 감정이 의외로 급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4·19 당시의 생각으로서는 이러한 역사의 추진력의 선봉으로서 일반 지식인들이 상당한 역할을 할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어그러진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가 없다. 교육자, 문학, 예술인, 저널리스트들 중에서 과거에 호강을 했던 치들은 고사하고라도, 그래도 양식이 있다고 지목하고 있던 사람들 가운데에 국가의 운명에 냉담한 친구들이 상당히 많은 것은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까지도 아이들한테 자기가 쓴 시집을 반강매하고 있는 고등학교 교사들, 파리에 갈 노잣돈을 버느라고 기관지마다 찾아다니면서 레알리슴 그림을 그리는 추상화가, 여당 덕분에 박사학위를 따고 <반공법> 공청회 연사로는 초청을 받고도 꽁무니를 빼는 대학교수, 곗돈을 붓느라고 아이들한테 과외공부를 시키는 초등학교 교원들, <보안법 보강>을 감행한다는데 반대 데모도 한번 못하는 문인들, 이런 사람들은 혁신계 정치가나 교원노조나 대구의 데모를 아직도 빨갱이처럼 백안시하고 있다. 그러니 그 이상의 지도층에 있는 부유한 자들이나 그들의 심부름을 하는 순경나부랭이들의 골통 속은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지.---오늘이라도 늦지 않으니 썩은 자들이여, 咸錫憲씨의 잡지의 글이라도 한번 읽어보고 얼굴이 뜨거워지지 않는가 시험해 보아라. 그래도 가슴속에 뭉클해지는 것이 없거든 죽어버려라!
필자는 생업으로 양계를 하고 있는 지가 오래되는데 뉴캐슬 예방주사에 커미션을 내지 않고 맞혀보기는 이번 봄이 처음이다. 여편네는 너무나 기뻐서 눈물을 흘리더라. 백성들은 요만한 선정에도 이렇게 감사한다. 참으로 우리들은 너무나 善政에 굶주렸다. 그러나 아직도 안심하기는 빠르다. 모이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이값은 나라꼴이 되어가는 형편을 재어보는 가장 정확한 나의 저울눈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이 지금 같아서는 형편없이 불안하니 걱정이다. 또 이 모이값이 떨어지려면 미국에서 도입 농산물자가 들어와야 한다는데, 언제까지 우리들은 미국놈들의 턱밑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나? 여하튼 이만한 불평이라도 아직까지는 마음 놓고 할 수 있으니 다행이지만 일주일이나 열흘 후에는 또 어떻게 될는지 아직까지도 아직까지도 안심하기는 빠르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는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우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 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고대문화 1969년 5월>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는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우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 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고대문화 1969년 5월>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 신동엽
말 없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옆에는 네가 네 옆에는
또 다른 가슴들이
가슴 태우며
한 가지 염원으로
행진
말 없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앞에는 사랑이 사랑 앞에는 죽음이
아우성 죽이며 억(億)진 나날
넘어갔음을.
우리는 이길 것이다
구두 밟힌 목덜미
생풀 뜯은 어머니
어둔 날 눈 빼앗겼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오백년 한양
어리석은 자 떼 아직
몰려 있음을.
우리들 입은 다문다.
이 밤 함께 겪는
가난하고 서러운
안 죽을 젊은이.
눈은 포도 위
묘향산 기슭에도
속리산 동학골
나려 쌓일지라도
열 사람 만 사람의 주먹팔은
묵묵히
한 가지 염원으로
행진
고을마다 사랑방 찌갯그릇 앞
우리들 두쪽 난 조국의 운명을 입술 깨물며
오늘은 그들의 소굴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말 없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옆에는 네가 네 옆에는
또 다른 가슴들이
가슴 태우며
한 가지 염원으로
행진
말 없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앞에는 사랑이 사랑 앞에는 죽음이
아우성 죽이며 억(億)진 나날
넘어갔음을.
우리는 이길 것이다
구두 밟힌 목덜미
생풀 뜯은 어머니
어둔 날 눈 빼앗겼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오백년 한양
어리석은 자 떼 아직
몰려 있음을.
우리들 입은 다문다.
이 밤 함께 겪는
가난하고 서러운
안 죽을 젊은이.
눈은 포도 위
묘향산 기슭에도
속리산 동학골
나려 쌓일지라도
열 사람 만 사람의 주먹팔은
묵묵히
한 가지 염원으로
행진
고을마다 사랑방 찌갯그릇 앞
우리들 두쪽 난 조국의 운명을 입술 깨물며
오늘은 그들의 소굴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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