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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접몽 : Youth Without Youth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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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蝴蝶夢)

장자의 <제물편 齊物篇>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장주가 (莊周: 장자)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유유자적 재미있게 지내면서도 자신이 장주임을 알지 못했다. 문득 깨어보니 다시 장주가 되었다. (조금 전에는)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고 (꿈에서 깬 지금은) 나비가 장주가 된 꿈을 꾸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코폴라의 2007년 작품이다. 사전 지식은 없다. 단지 그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본 영화이다. 그의 영화이기에 당연히     봐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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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언어학자이며 언어의 기원을 밝히려 하였다. 사랑하는 여자와도 헤어졌다. 70대 노인이 되어 부할절에 죽기로 결심한다. 그 도중에 벼락을 맞고 의식을 잃는다.

의식을 회복한 남자는 70대가 아니라 30~40대로 다시 태어난다. 그뿐 아니라 또 다른 자신을 만난다.

....

헤어진 여자도 나타난다. 여자도 벼락을 맞고 윤회를 맞는다. 여자는 남자의 꿈이었던 언어의 기원을 알려주려는듯 전생을 거슬러 올라간다. 남자는 언어의 기원을 밝히고자 한다. 한데 여자는 그럴수록 젊음을 잃고 점점 늙어간다.

남자는 자신때문이라 생각하고 여자를 떠난다.자신이 살던 고향으로 돌아온다. 또 다른 자신을 죽인다. 남자는 옛 친구를 만난다. 친구들은 남자를 알아본다. 친구들과 장자와 나비, 즉 호접몽을 말한다. 꿈을 꾸었다 말하지만 바로 그날이 오늘이다.

남자는 늙어간다. 아니 원래 노인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남자가 죽으려했던 그날, 부할절이다.
남자가 돌아온 원래 있던 그날은 1938년 12월 20일이다. 남자는 길거리에서 얼어죽는다. 남자의 몸에서 1938년 4월 28일 출생의 신분증이 보인다.

꿈이었나 아니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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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를 한다.
남자는 부활절에 벼락을 맞는다.
남자는 꿈을 꾸듯 헤매이다 결국 눈을 떠보니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
남자는 부활절에 다시 죽는다. 얼어죽는다.

남자는 찰라의 순간에 긴 꿈을 꾸었는지, 모두가 부질없는 한 순간의 꿈같은 것인지...

벼락을 맞고 그때 죽었거나, 긴 꿈에서 돌아와서 얼어죽어도 결과는 같다. 그냥 한낯 꿈에 불과하다.










덧붙임_

이 영화는 원작이 있었다. ([영화] 유스 위드아웃 유스 (Youth Without Youth.2007) )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백년의 시간>이다. 소설의 제목을 보니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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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3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종교 철학과 종교사 등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부쿠레슈티대학에서 철학을 배웠다. 이후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투치 도서관에서 인도철학자 다스굽타의 『인도 철학사』에 큰 감명을 받게 된 엘리아데는 1928년부터 그 문하에서 3년간 인도철학을 연구하여, 『요가: 불멸성과 자유』 등을 펴냈다.

1933년부터 1940년까지 부쿠레슈티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영국과 포르투갈에서 루마니아 대사관 문화 공보관으로 근무했으며, 1945년부터는 파리 소르본대학의 종교학 객원교수를 비롯하여 유럽의 여러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1956년에는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로 초빙되어 은퇴 후에도 동 대학에서 종교학을 강의했다.

주요 저술로는 『영원회귀의 신화』, 『이미지와 상징』, 『성과 속』, 『신화, 꿈, 신비』, 『샤머니즘』, 『종교적 신앙과 이념의 역사』, 『세계종교사상사』 등이 있는데, 그의 저술은 구미 종교학계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고국에서는 소설가로 더 잘 알려지기도 한 엘리아데의 문학작품에는 환상적이고 신비적인 소설이 많다. 그중 작가의 말년에 출간한 『백 년의 시간』(1981)은 그가 일생을 통해 성취한 종교사상과 철학적 세계관이 투영된 작품으로, 엘리아데 탄생 100주년이었던 2007년에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젊음 없는 젊음(Youth Without Youth)」이란 제목으로 영화화하기도 했다.

1986년 시카고에서 세상을 떠났다.


백 년의 시간
미르치아 엘리아데 지음, 기영인 옮김/뿔(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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