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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돌아가신 박경리 선생의 시 구절이다.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이다. 선생의 <산다는 것>에 한 구절이다. 마흔은 청춘도 아니고 나이를 먹었다고도 할 수 없는 어중간한 나이이다. 청춘이 너무 짧고 아름다웠지만 마흔은 빨리 아름답지 않게 지나가고 있다. 평균 7~80살은 산다고 하니 마흔도 청춘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마흔도 아름다운 시절이지만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흔의 중년은 힘들다. 밖에서는 위와 아래에 치이고 안에서는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피곤하다. 산다는 핑계로 밖으로 돌다보니 아이들과 관계가 소원하다. 대화를 하려 해도 말이 통하질 않는다. 책에서도 더 늦기전에 아이들과 대화를 시작하라고 한다. 하고 싶다. 하지만 대화가 안된다. 그래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 누군가도 "세상사는 데는 대화가 필요하고 어떤 사랑도 대화의 부재를 견뎌낼 수 없다"고 했다. 행복하려거든 당장 시작하자.
서로 사랑하고 감사하며 인내와 희망으로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자녀의 인생은 결국 우리의 미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니 행복해지고 싶거든 먼저 아이들과 대화부터 시작하자.
어느 정치인이 "나는 언제나 그자리에 있었는데 한국 사회가 오른쪽으로 우경화되어 내가 좌파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 말에 절반은 동의하지만 절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늘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다. 단지 그렇게 느끼고 있고 그렇다고 믿고 싶을 뿐이다. "나는 그대로인데... 세상이 나에게 마흔이라 말한다"고 하지만 나도 스무살 청춘의 내가 아니다. 나도 변했고 세상도 변했다. 변해야 인생이다. 나이가 얼마이든 "흔들리지 않는 나이는 없다." 그러니 인생인 것이다. 그래도 그냥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다. "비록 힘들어도... 다시 시작하니까 마흔이다."
"결국, 나의 천적은 나였던 것이다". 조병화 시인의 "천적"이다.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결국 나의 상상력과 미래를 사로잡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자신을 무가치하고 왜소한 인생이라고 평가하는 이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주눅 들게 하는 것일까?" 시인의 말처럼 나의 천적은 '나'이고 그 천척을 이길 수 있는 것도 '나'이다.
if를 "내가 만약에"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하기만 했었더라면"이라고 바꿔서 말해야 한다. "내가 꿈꿔왔던 일들을 망친 어떤 일이 과거에 일어났기 때문에 현재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힘들어하는 일들에 대해 핑계를 만들어줄 뿐이다. 하지만 마흔은 "내게 없는 걸 후회하기엔 인생은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자 없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있는 것에 충실하자. 내게 있는 것으로 내 인생의 즐거움을 엮어보자."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그렇다면...
덧붙임_
마흔 즈음에...
변화가 두려운 마흔 : 마흔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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