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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새로 나온 책

2012년 6월 3주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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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피난처는 야자수가 즐비한 이국적 풍경의 섬나라?
- 내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조세 피난처는 어떤 섬나라라고 말하면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그런데 그 섬 이름이 맨해튼이라고 하면 깜짝 놀란다. 게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조세 피난처 역시 섬에 있는데, 바로 영국에 있는 런던이란 도시다.

다국적 기업들은 복수의 조세피난처를 활용해 끊임없이 자본을 포장·재포장하는 수법을 썼고, 출처가 세탁된 자금은 전 세계를 유람한다. 그 결과 검은돈은 합법적인 자금으로 탈바꿈한다.

2010년 IMF 추산에 따르면 케이만군도 같은 조세피난처에 소재한 금융센터 자산 계정은 총 18조달러다. 세계 총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1 수준. 2008년 미국 연방회계감사원(GAO)은 미국 100대 기업 가운데 83개 기업이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금융자본이 역외시장에서 활보하는 건 철저한 비밀주의와 불투명성 때문이다. 어떤 부자가 A 조세피난처의 모 은행에 거액을 예치했다고 치자. 하지만 그 계좌는 B조세피난처에 설립된 신탁회사 명의로 돼 있을 것이며 그 신탁 관리자는 C조세피난처에, 신탁 수혜자는 D조세피난처에 위치한 다른 기업일 수 있다. 증거를 잡아내기도 어렵고, 배후 인물을 찾아내기 위해 회사 변호사를 부르면 고객 비밀 보호를 이유로 입을 닫아버린다. 역외시장이 커지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돈의 서류상 흔적을 지워주는 '마법사'도 번창한다. 저자는 KPMG, 딜로이트, 언스트앤영,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등 4대 회계법인과 애플비, 캐리올슨, 무랑오잔 같은 다국적 법무법인을 '역외마법서클(offshore magic circle)'이라고 불렀다.

저자는 이런 역외 금융체제가 가난과 불평등을 고착화한다고 주장한다. 세수 규모는 일정한데 기업·부자들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세금을 떼어먹는다면 서민이 그 나머지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간 빈부 격차도 심화시켰다. 연구 단체인 GFI(글로벌금융건전성) 프로그램의 2009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6년 개발도상국이 불법적인 금융 거래로 입은 손실액은 8500억~1조달러에 이른다. 개도국이 해외 원조로 받은 총액이 1000억달러임을 감안할 때 부자 국가들이 앞에선 1달러를 베풀고, 뒤로는 10달러를 빼앗아가는 셈이다.

저자는 조세피난처가 만들어낸 역외체제의 해악을 막을 방도를 몇 가지 제시했다. 먼저 자국의 금융시스템 안전을 걱정하는 나라들은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규제가 좀 느슨할 뿐이라거나 OECD 회원국임을 내세운다고 봐주지 말고 '거칠게, 제대로 거칠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영국계 조세피난처를 거친 검은 자금이 모여드는 런던 시티(런던의 금융 중심가)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역외 탈세를 한 고객이 감옥에 간다면 그를 도운 관리 책임자와 신탁관리인, 변호사, 회사 명의 소유주(바지사장)도 마땅히 감옥에 보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보물섬
니컬러스 섁슨 지음, 이유영 옮김/부키

영국 왕은 굴복하고 그들은 비웃던 '세금'
수조원 벌고도 세금 0원 투기자본 위한 지상천국
다음 금융위기 진원지는 조세 피난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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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7월 처칠은 포츠담회담 중에 짐을 싸며 투덜댔다.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현직 총리. 하지만 영국 유권자들은 국내 개혁의 적임자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선 실패. 민주주의의 쓴맛이었다. 반대편 히틀러가 권력의 정점에 오른 것도 실은 민주주의 사다리 덕분이었다. '민주주의의 옥동자'로 각광받았던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국민들은 나치의 화려한 선동에 표를 몰아줬다.

병 주고 약 주는 민주주의. 저자는 그럼에도 '인류 최고의 업적'이라 변호한다. "이 세상 그림과 조각, 시, 희곡, 소설, 과학 및 기술 발명품을 한자리에 모은다 해도 민주주의만큼 인류의 창의력과 혁신적 사고가 빛나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2500년 민주주의 역사로의 초대, 그 시작은 고대 아테네의 장터다.

기원전 507~323년 아테네의 아고라 광장은 시장통이었다. 장사꾼들 호객과 손님들 흥정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이따금씩 장사는 접고 다들 언덕 위로 향할 때가 있었다. 대형 원형극장 프닉스. 민회인 '에클레시아'가 열리는 곳이다. 인솔자들은 주홍 물감을 들인 밧줄로 사람들을 이끌며 참석을 독려했다. 6000명가량의 민회 구성원은 평의원 500명이 준비한 의제를 놓고 번갈아가며 단상에 올라 연설했다. 그리고 손을 들거나 도자기 조각을 항아리에 던져 표결했다. 과세나 공공사업, 전쟁과 평화의 결단이 이곳에서 내려졌다. 안건이 정리되면 시민들은 다시 농사꾼, 장사꾼, 수공업자, 뱃사람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열흘에 한 번씩 반복되는 연중행사였다.

저자는 민주주의가 이론에 앞선 경험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맞춤복이 아닌 개량복이다. 이코노미스트 산하 싱크탱크인 EIU의 2010년 민주주의 평가지수에 따르면, 완전민주주의는 26개국, 불완전민주주의는 53개국, 혼합정체는 33개국, 권위주의는 55개국이다. 상위 10위권만 봐도 일곱은 입헌군주제를 병행한다. 선거도 비례대표제를 택하는 나라, 승자독식제를 따르는 나라 제각각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청사진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라 말한다. '모든 갈등을 해소할 수 있고 늘 조화를 이루는 사회'는 신기루다. 저자는 그런 미래를 그리는 모든 약속을 의심하라고 말한다.

민주주의의 최대 장점은 평화로운 변화에 있다. 그 기제가 투표이고 선거다. "마치 죽은 사람은 보내고 산 사람은 계속 살아가도록 공개 장례식을 통해 한 시기를 매듭짓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인민의 즉각적인 요구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국정(statecraft)이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지도자는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일상의 경험을 초월하는 조치들을 고안하고 수행해 나가야 한다. 모든 민주주의 정부의 숙명적인 과제다.

원제는 'Of the People By the People'.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따왔다. 'For the People'이 빠진 것은 함축적이다. 독재자는 늘 '국민을 위해'를 앞세운다. 민주주의의 정수는 절차에 있음을 알린다. 쉽게 읽히는 교양도서라기보다 공부하듯 읽어야 하는 책이다.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로저 오스본 지음, 최완규 옮김/시공사

처칠은 투덜댔다 "이런, 배은망덕한 민주주의!"
민주주의 포기하면 우리 삶은 철저히 위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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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심각하게 이 책을 펴보길 권한다. 밥은 굶어도 종합비타민제는 매일 잊지 않고 복용하는 사람, 항산화제는 만병통치약이라 굳게 믿는 사람,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싱싱한 과일이 냉동 과일보다 영양가가 높을 거라고 과신하는 사람, 당근 10개를 한꺼번에 갈아 마시면서 '몸에 좋으니까'라고 안심하는 사람…. 건강을 챙기는 이런 습관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일침이다.

"지난 수십년간 지속된 서구 의학의 패러다임은 틀렸다"고 도발적으로 주장하는 저자는 데이비드 B. 아구스 남캘리포니아 의대 교수. 미국의 권위 있는 암 전문의이자 스티브 잡스의 주치의였던 그는 이 책에서 기존 상식을 깨는 새로운 의학 지식과 건강관리법을 제시한다. 올해 초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10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기존의 상식을 깨는 새로운 의학 지식도 비중 있게 소개한다. 먼저 종합비타민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맹신. 저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비타민을 보충해 건강에 도움이 됐다는 어떤 임상실험 결과도 본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이들을 장기복용하면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한다. 그러니 천연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한 영양소는 가능하면 자연에 가까운 진짜 식품으로 섭취하라는 결론이다.

신선한(하다고 믿고 구입한) 과일과 채소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대목도 충격적이다. 마트에 진열된 '신선한' 채소는 트럭으로 적어도 1~2일 여행했기 때문에 수확 당시의 영양소가 이미 파괴됐으니 차라리 냉동 과일이나 채소를 구입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농장에서 마트로 운반되기까지 장시간 고온과 햇빛에 방치되면 비타민C와 비타민B가 파괴된다. 하지만 과일을 냉동시키면 분해 관련 효소의 작용이 정지되므로 비교적 영양이 풍부한 상태로 남아있다. 마찬가지로 당근이나 브로콜리를 갈아서 유리잔에 담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산화돼 전체 구성과 영양소가 바뀐다.

그 밖에 '아침에 심하게 운동했어도 하루 종일 앉아 있으면 흡연보다 해롭다' '하이힐이나 감기로 인한 일상의 가벼운 염증이 사망에 이르는 심장 발작을 일으킨다' 같은 건강 정보도 알려준다. 어려운 의학 용어들도 쉽게 풀어쓴 데다 저자 자신의 유전자 검사 파일까지 공개하며 경험담을 녹여 넣어 재미있고 유익하다. 무엇보다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장인 역자의 매끄러운 번역에 박수를 보낸다.

질병의 종말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김영설 옮김/청림Life

꼬박~ 꼬박 먹는 비타민, 정말 최선일까?
서양의학은 암을 치료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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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계 미국 출판인 앙드레 시프랭은 10년 전에 쓴 <열정의 편집>(The Business of Books)에서 좋은 책보다는 이윤 극대화를 앞세운 거대자본들이 독립 출판사들을 무너뜨리며 출판계마저 폐허로 만들어가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다.

비영리 출판사 뉴프레스를 설립한 시프랭이 최근 몇 년간 프랑스 파리에 머문 체험을 토대로 삼아 2010년에 쓴 <말의 가격>(Words and Money)은 미국을 닮아가는 유럽의 현실을 전하고 있다. 10년 전 시프랭이 전한 얘기를 유럽 대다수 나라들에선 미국·영국, 말하자면 영어권 나라들에 국한된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문화적 다양성을 고유의 국가체제로 간주하기까지 했던 ‘프랑스적 예외’의 바로 그 프랑스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들 했다. 그러나 거대 다국적기업에 충분히 맞설 수 있으리라던, 2차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문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갈리마르·쇠유·플라마리옹 등 유력 독립 출판업체들은 차례로 무너졌다. 한때 프랑스 출판업의 3분의 1을 책임졌던 비방디의 에디티스도 투자회사 손에 넘어갔다.

사업이 아니라 전문직업으로 여겨졌던, 연간 평균이익률 3~4%의 출판업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더불어 거대자본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한동안 성장률·이익률 10%대의 고수익을 누리는 투기사업장으로 변했다. 출판인들은 점점 투자자요 은행가, 투기꾼, 고액 봉급자로 변신했고 편집자는 얼마나 좋은 책을 내느냐가 아니라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냐로 평가받게 됐다. 출판계의 고수익은 좋은 책을 만들어 얻은 게 아니라 오히려 양서를 죽이는 자승자박의 파멸적인 기업사냥을 통해 짜낸 것이었다. 이런 풍토에서 직원 대량해고와 이직, 베스트셀러 만들기 광풍과 양서 추방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다.

시프랭은 그래도 유럽 쪽이 미국보다는 사정이 낫다고 본다. 자유시장의 무한경쟁에 모든 걸 내맡기지 않고 정부 보조금 등의 직접지원, 거대 서점체인에 맞서는 출판업계 자체의 독립 소규모 서점 지원 연대, 출판지원을 위한 과세가 이뤄지고 있고, 재단의 기부와 면세 특혜 등으로 운영되는 비영리화, 협동조합화 등의 대안 모색이 활발하다. 신문에 대해서도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는 정부·비정부 지원, 지자체 소유 등의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고, 일정 기간 젊은층의 신문 무료구독 지원사업도 벌이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 거대기업의 정보독점에 맞서는 집단소송도 진행중이다. 바로 우리의 가까운 미래일 수 있다.

말의 가격
앙드레 쉬프랭 지음, 한창호 옮김/사회평론

다국적기업 휩쓴 자리마다 ‘좋은책 주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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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로마가 있었다면 아시아엔 중국이 있었다. 로마는 4세기 무렵 동로마 제국과 서로마 제국으로 갈라지면서 영향력이 쇠퇴했고, 지금도 이탈리아는 경제 위기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달랐다. 19세기 아편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조선,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21세기 들어서는 미국과 함께 세계 양강 체제를 구축하는 중이다.

역사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대기식 서술 방식 대신, 인물 이야기로 풀어나갔다. 그래서 <중국인 이야기>는 중국 근·현대사를 다루지만, 시대 순서를 좇진 않는다. 문화대혁명이 나왔다가 국·공 합작을 다루다가 다시 닉슨의 방중을 그리는 식이다. 한길사 측은 “사마천의 ‘사기 열전’도 인물 중심의 서술 방식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이야기>는 중국 현대사의 가장 큰 사건이자 상처인 문화대혁명(문혁)의 전조를 보여주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1955년 한 농민이 “참새들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탄원서를 중국공산당 중앙당에 보냈는데, 이에 대한 마오쩌둥의 대응이 문혁의 전조였다. 마오는 “12년 내에 전국의 쥐·참새·파리·모기를 소멸해야 한다”고 했고, 전국문화예술인연 주석 궈모뤄는 마오의 뜻을 재빨리 받아 “수천년간 우리의 양식을 수탈하며 저질러온 죄악, 이제야 관계를 청산할 때가 왔다”며 참새에 대한 선전포고를 주장했다. ‘참새 섬멸 총지휘부’가 신설됐고, 노동자, 농민, 당 간부, 학생, 군인이 동원돼 참새를 사냥했다. 그러나 이듬해 예년보다 훨씬 많은 해충이 들끓었다. 참새가 줄어들어 해충이 늘었다는 의견이 나온 뒤에야 참새는 복권됐다. 지금 보면 웃기지만 당시엔 진지했다.

마오쩌둥과 장제스의 외교와 병법은 능청스러웠다. 중국과 소련 사이의 불평등 조약이었던 ‘중·소 우호동맹조약’을 폐기하고 새 조약을 체결해야 했던 마오는 스탈린의 70회 생일을 맞아 모스크바행 열차에 올랐다. 하지만 마오가 조약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스탈린은 말을 돌렸다. 마오는 장기전에 돌입하기로 했다. 스탈린 생일 잔치가 끝나고 다른 나라의 외교 사절이 돌아간 뒤에도 마오는 귀국하지 않았다. “몸이 꺼져 잘 수 없다”며 소련이 마련한 최고급 침상을 들어낸 뒤 중국 대사관에 가서 나무 판때기를 가져오라고 했다. 방 안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고, 중국에서 들고온 화선지에 붓글씨만 써댔다. 스탈린은 “생일 축하하러 왔다는 사람이 볼일 끝났으면 가야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인상을 썼지만, 마오는 “지금 내게 주어진 임무는 세 가지밖에 없다. 밥 먹고, 잠자고, 똥오줌 만드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마오의 행방이 묘연하자 국제사회에선 “마오쩌둥이 모스크바에서 연금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소련은 마오에게 기자회견을 권했고, 이를 못이기는 척 받아들인 마오는 기자들 앞에서 ‘조약 체결’ 이야기를 꺼냈다. 스탈린은 마오의 외교전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중국인…>은 담론보다 지금도 중국인들끼리의 ‘뒷담화’감에 오르는 역사적 단편들을 주섬주섬 쏟아내는 쪽이다. 중국사에 대한 독자들 식견에 따라 책의 가치 판단은 다양하게 갈라질 수밖에 없다. 1970년대 미-중 핑퐁 외교를 성사시킨 키신저가 “인류사에서 중국은 영속적인 어떤 자연현상”이라고 통찰한 것처럼, 그들의 역사는 복잡다단한 인간 본연의 심리와 관계가 굴절된 역사이기도 하며, 몇몇 졸가리로만 틀 지을 수 없음을 이 책은 깨닫게 해준다. 출판사 쪽은 “8~10권 정도 인물사 연작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이야기 1
김명호 지음/한길사

마오, 류사오치, 장제스… 중국 근현대를 뜨겁게 달군 인물들
밀실 훔쳐보듯 쓴 20세기 중국 권력자들의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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