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부고에 묻힌 삶, 언론은 어떻게 기록할까
한 줄 부고에 묻힌 삶, 언론은 어떻게 기록할까신문이나 온라인에서 흔히 보는 부고 알림은 대개 이렇게 한 줄로 끝난다.“○씨 별세, ○씨 부친상=○일, ○장례식장, 발인 ○일 ○시. ☎️ ○○-○○-○○”전직 대통령, 정치인, 연예인처럼 널리 알려진 사람의 죽음은 긴 기사나 영상으로 남지만, 일반인의 죽음은 이렇게 한 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언론이 조명할 대상은 의미 있는 삶을 남긴 이들이겠지만, 현실은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형식도 단조롭다.그럼에도 최근 몇몇 기자들은 덜 조명된 죽음을 발굴하고 기록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가만한 당신, 못다한 말“(길게 읽고 오래 생각할)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어떤 이의 죽음을 맞아 그의 삶을 알리고 기억하려 쓰는 글을 부고라 한다. 죽음은 모두 같지만..
살림의 언어로 남은 시인, 김지하
김지하(金芝河), 1941년 2월 4일~2022년 5월 8일) 본명은 김영일(金英一) 살림의 언어로 남은 시인, 김지하—별세 3년, 오늘 그를 다시 기억하며김지하 시인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3년이 흘렀다.2022년 5월 8일, 강원도 원주의 집에서 향년 81세로 생을 마감한 그는지금도 여전히, 이 땅의 언어와 양심 속에서 살아 있다.그는 시인이었고, 사상가였으며, 시대의 양심이었다.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뒤1970년대 초 시 「오적」으로 세상의 위선을 벼렸다.권력과 재벌, 언론, 종교를 신랄하게 풍자한 그 시 한 편으로 그는 감옥에 갇혔다.하지만 철창 속에서도 그는 언어의 무기를 놓지 않았다.그가 남긴 「타는 목마름으로」는 자유를 향한 갈망의 상징이 되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