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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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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4주 새로 나온 책 늘 저만 잘났다. 툭하면 소리 지르고 싸움을 건다. 친구도 없다. 그래도 공부는 늘 1등이니, 식구들은 아무 말도 못한다. 그 아이는 “공부는 예술”이라며 늘 혼을 실어 공부한다고 말한다. 등수는 따라온 것뿐이라며.애플의 모습이다. 스티브 잡스가 또 그렇다. 애플은 잡스의 디엔에이를 그대로 받아 자란 나무다. 잡스는 자아도취적이며, 변덕스럽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할 줄 모른다. 애플이 그렇다.애플은 또 현대 경영학의 검증된 이론을 완전히 거스른다. 정보공유란 단어가 없다. 온통 비밀스럽다. “애플 직원들은 회사에 목수가 나타나면 뭔가 중요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직감한다. 새로운 벽이 세워지고 거기에 문이 생기며 보안장치가 마련된다. 투명했던 창문은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코팅 처리된다.”지은이의 관..
2012년 5월 3주 새로 나온 책 평생 딱 한 번, 아주 특별한 딱 한 사람과의 유일무이한 사랑이라! 그것도 그 특별한 상대가 누군지도,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좋아, 운 좋게 딱 한 번의 천생연분을 마침내 발견했다고 치자고. 과연 그 상대도 자기의 천생연분을 단박에 알아볼까? 백번 양보해서, 또 그렇다고 쳐. 서로를 알아본 바로 그때, 그 상대의 처지가 뒤늦게 나타난 천생연분과 어찌해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거 정말 흥미진진한 걸? 정교해, 놀~라워! 당장이야 하트 뿅뿅 눈들을 해가지고 행복에 겨워 서로를 바라보겠지만, 두고 보라고. 그 구역질나는 꼴이 얼마나 오래갈지. 이제 이 거짓말을 인간들이 믿어주기만 하면 게임 끝. 킬킬킬. 그동안 우리가 사랑에 대해 잘못 알아온 착각과 속임수를 낱낱이 까발리고, 털끝만큼의 의심도 ..
2012년 5월 2주 새로 나온 책 저자가 말하는 모략은 꼬치구이의 꼬챙이란 생각을 해봤다. 일곱 개의 문화코드는 꼬챙이에 줄줄이 꿴 맛깔스러운 고기 살점 같다. 저자가 요리해낸 꼬치구이가 만들어진 경로를 간략히 따라 가보자. 무엇보다 중국인의 독특한 의식과 사유 체계가 형성된 배경으로 전쟁과 싸움에 주목한다. 홍콩에서 중국 고대문자학을 전공했고 타이베이·베이징 특파원(중앙일보)을 지낸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중국을 살필수록 비릿한 피 냄새를 자주 맡는다”고 했다. 예사롭지 않은 후각이다. 오랜 전란에 노출돼온 중국인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남과 나를 구분 짓는 담 쌓기에 집착했다. 만리장성의 담장뿐 아니라 사합원(四合院)과 토루(土樓)가 그런 증거다. 그 속에서 중국인은 축선으로 대표되는 위계를 만들었고, 게임을 즐겼다. 회식을 반국(飯..
2012년 5월 1주 새로 나온 책 양봉업자들 사이에 '분봉(分蜂)'이란 말이 있다. 벌들의 분가다. 늦봄과 초여름 사이 벌집 주변엔 일대 장관이 펼쳐진다. '부웅-' 수천 마리 황갈색 벌떼가 벌집에서 쏟아져 나와 인근 나뭇가지에 오밀조밀 매달린다. 할아버지 턱수염 모양이다. 그러고는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을 거의 꼼짝 않는다. 몇 십 마리만 뻔질나게 들락날락할 뿐. 잠시 후 벌떼는 다시 들썩댄다. 치솟는 음파가 F1에 출전한 자동차의 엔진 굉음 같다. 돌연 벌떼는 다시 날아올라 어디론가 몰려간다…벌떼의 중심에 여왕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왕벌은 여름 내내 매일 1500여 개씩 알을 낳는다. 그 딸들인 수천 마리 일벌들은 여왕을 보살피며 여왕벌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애쓴다. 하지만 벌집의 운영은 여왕벌이 아닌 일벌에 의해 집단적으로 ..
2012년 4월 4주 새로 나온 책 리처드 도킨스가 극찬한 뇌과학 분야의 개척자 라마찬드란 박사의 역작. 인간이 신의 피조물인가, 아니면 진화한 원숭이인가라는 화두는 과학계와 종교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저자는 '인간은 짐승이라는 육체 속에 갇힌 천사'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도대체 왜 인간이 특별한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해 오랜 시간 철학적 사색과 과학적 탐구를 해왔다. 신경과학계의 마르코 폴로로 일컬어지는 저자는 복잡한 이론이나 수식을 동원하지 않고서도, 그의 주장을 솔깃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의 뇌는 원숭이의 그것과 달리 엄청난 진화를 거듭했고, 그 결과 어떤 종도 따라올 수 없는 지적 능력을 갖게 됐다는 것. 결국 인간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뇌'의 진화다! 라마찬드란 교수가 인류의 진보를 이끌어온 뇌의 ..
2012년 4월 3주 새로 나온 책 "전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진실을 조금 흥미있게 만들 뿐이죠. 전 한번 한 약속은 깨지 않습니다. 그저 살짝 바꿀 뿐이죠." '천재 이야기꾼 로알드 달'은 로알드 달 재단에서 의뢰해 펴낸 '공식 전기'이다. 저자 도널드 스터록은 영국 BBC방송국에서 달의 TV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얻은 자료와 작가·유가족들과의 친분을 토대로 그의 삶을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영국 사우스 웨일스에서 노르웨이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달은 '문제적 인간'이었다. 회사원이자 전투기 조종사였으며, 단편소설 작가이자 비밀리에 첩보 활동을 했다. 스스로는 "영국의 소박한 마을에 사는 가정적인 남자"라고 했지만, 오스카상 수상에 빛나는 여배우(퍼트리샤 닐)와 결혼했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과 정치가, 외교관, 스파이들..
2012년 4월 2주 새로 나온 책 “역사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되고, 자신만의 시각과 관점으로 그것을 대해야 한다.”조조에 대한 이런 새로운 해석에 새로운 지평을 연 인물이 이 책 『삼국지를 읽다』의 저자 여사면이다. 역사학자 여사면은 『고사변』(古史辯)으로 대표되는 의고파(擬古派)의 한 사람으로, 옛것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답습하기를 거부하고 과거의 문헌을 고증해 진실을 찾아내고자 하는 학자 중 하나였다. 그는 『삼국지』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문헌을 바탕으로 새롭게 자기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 『삼국지를 읽다』는 그의 이러한 관점을 요령 있게 잘 담아낸 책이다.통상 조조에 대한 평가를 언급할 때면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 “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조조는 지략이 많고 원대한 뜻을 가졌으며 때를..
2012년 4월 1주 새로 나온 책 경계를 허물고 통념을 뒤집기 - 예술의 지평을 넓히다! 텍스트와 이미지, 그 ‘사이’의 상상력에 주목하라!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이 학계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기술의 ‘컨버전스’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혼종성’은 피로에 빠진 문화를 구원할 새로운 가치로서 각광받고 있다. 근대 문명이 구축해 놓은 강력한 경계선들이 해체되는, 바야흐로 ‘탈경계’의 시대다. 하지만 탈경계가 단순히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경계 안쪽의 대상에 대한 면밀한 탐구와 경계 바깥의 존재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포함한다. 그리고 그것은 영역들의 경계가 날카로운 선으로 그어진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틈새와 여지를 품고 있음을, 그리고 그 ‘사이’에 담겨 있는 풍요로움을 읽어 내야 함을 의미한..
2012년 3월 5주 새로 나온 책 사람들은 집값을 얼마나 지불해야 할지 고민할 때, 매도 호가의 영향을 받는다. 만일 매도자가 부르는 값이 높다면 낮을 때보다 그 집이 더 가치 있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주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식을 살 때 자의적으로 목표주가를 정해 놓으면 별다른 수익이 없어도 이 목표주가에 근접할 때까지 주식을 들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별 의미 없는 숫자라도 한번 정해 놓으면 거기에 집착해 판단을 내리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이 책의 저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를 ‘닻 내림 효과(anchoring effect)’라고 표현한다. 닻을 내린 곳에 배가 머물 듯, 처음 입력된 정보가 정신적인 닻으로 작용해 이후 판단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저..
2012년 3월 4주 새로 나온 책 위정척사(衛正斥邪), 동도서기(東道西器), 문명개화(文明開化). 서구 문명이 동아시아에 침투하면서 전통 지식체계는 큰 혼란을 겪는다. 낯선 세계에서 온 문명을 받아들일 것인지 배척할 것인지의 기로 앞에 선 지식인. 그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서구에서 들어온 새로운 개념을 동아시아의 언어로 치환하는 과정을 분석한 신간 ’개념의 번역과 창조’가 발간됐다. 양일모, 박노자, 쑨장, 요하임 쿨츠 등 11명의 국내외 학자들이 당대의 출판물과 기록을 토대로 서구의 새로운 개념과 사상들이 동아시아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밝혔다. 서울대 사회학과 박명규 교수는 책에 수록한 논문 ’근대 한국의 사회 개념 수용과 문명론적 함의’에서 지금의 용례로 쓰는 ’사회’ 개념은 19세기 말에 처음 보급되었다고 쓴다. 당시 ’대조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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