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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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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힌 글, 책과 세계 그리고 나 오래 묵힌 글을 방출합니다. 그동안 서랍 속에 쌓아두었던 글을 이제 하나씩 꺼내어 대방출하려 합니다. 완전한 글은 없다고 했습니다. 종이에 고정된 기록과 달리 온라인은 언제든 수정하고 덧붙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완의 흔적이라도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짧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이 왜 이렇게도 어려운 걸까요.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만나면서, 다시 한번 ‘책과 세계 그리고 나’를 돌아봅니다. 강유원은 말합니다. “이 지구에 살아 있는 사람 중 절대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사자의 위장이 탈이 나면 풀을 먹듯,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고 그는 썼습니다. 오늘날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 전체를 놓고 보아도 책을 읽은 이는 전체 숫자에 비해 극히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
사랑이 만든 혁신, 아라빈드 클리닉의 기적 아라빈드 클리닉이 보여준 사랑과 혁신인도 마두라이 출신 안과 의사 벤카타스와미.그는 단순히 봉사하는 의사로 머물고 싶지 않았다. ‘국경 없는 의사회’ 같은 조직에서 헌신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그 이상을 꿈꿨다.당시 인도에는 약 1천5백만 명에 이르는 사람이 백내장 같은 안질환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시력을 잃고 있었다. 벤카타스와미는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 수술 과정을 단순화하고,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방법을 모색했다.환자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변화그는 인도 깊은 시골로 들어가 환자를 만났다.백내장 진단부터 수술 준비, 실제 수술과 사후 치료까지 환자가 겪는 전 과정을 살폈다. 그리고 단계마다 개선할 수 있는 지점을 연구했다.그 결과 세계 최초의 혁신적 클리닉, 아라빈드 클리닉이 탄생했다.이곳은 백내장 ..
분쟁은 통치자에게 기회가 된다. 전쟁은 통치자에게 국고를 열어준다 윤석열, 김건희에게 계엄령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었다.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책이 있다.크리스토퍼 블렛먼, 『왜 싸우는가』.“분쟁은 통치자에게 기회가 된다. 전쟁은 통치자에게 국고를 열어준다.”이 한 문장은 전쟁과 권력의 역학을 압축한다.대부분 전쟁을 파괴와 손실로 본다. 그러나 통치자의 눈에는 전쟁이 기회다. 위기를 빌미로 자원을 동원하고, 반대 세력을 제압하며,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블렛먼은 말한다. 전쟁은 우발적 충돌이 아니라 계산의 산물이라고. 손해가 크더라도, 평시에는 얻을 수 없는 이익 때문에 권력자가 전쟁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계엄령도 마찬가지다. 법적으로 극히 제한되어 있지만, 역사는 보여준다. 위기와 불안은 언제나 권력자의 언어와 논리를 정당화하는 토양이었다. “국가를..
가끔은 마지막 부분부터 읽어보라 익숙한 순서, 당연한 습관책을 읽을 때 우리는 늘 앞에서부터 시작한다.표지를 넘기고, 서문을 지나, 첫 장을 펼친다.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절차처럼 여겨진다.그러나 반드시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책에는 정해진 질서가 없고, 독서는 자유다.작은 일탈, 끝에서부터가끔은 마지막 부분부터 읽어보라.이 단순한 행동은 독서 경험을 바꾼다.결론을 먼저 접하면 독서는 ‘따라가기’에서‘해석하고 탐구하기’로 변한다.저자가 어떤 길을 통해 그 결론에 이르렀는지되짚어보게 되는 것이다. 철학서와 인문서에서특히 철학이나 인문학 책에서는 효과가 크다.마지막 장은 저자의 요약이자 선언문이다.이를 먼저 확인하면 앞부분은 흩어진 문장이 아니라그 결론을 향한 길목으로 읽힌다.혼란스럽던 문장이 하나의 흐름 속에 놓인다.소설에서의 또 다른 ..
그들은 성경을 ‘읽지’ 않았다. 성경을 ‘이용’했다. 노예제는 사라졌다. 그러나 타인을 착취하고 억압하려는 본성은 여전히 제도 속에 살아 있다. 불우한 사람을 정당화하며 이용하려는 욕망은 시대를 초월한다. 그리고 그 욕망을 가장 정교하게 정당화해 준 도구 중 하나가 성서였다.왜 성경은, 혹은 하나님은, 누군가에겐 해방의 근거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지배의 도구가 되는가. 왜 성서는 모두에게 은혜롭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가.기독교는 고통받는 이에게 자비로운가. 아니면 하나님을 앞세워 자신의 이익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것일까. 성서는 만능의 권위를 자랑하지만, 문제는 그 권위를 누구나 자기 편의에 따라 끌어다 쓸 수 있다는 점이다.남부는 성경에서 노예제의 정당성을 끊임없이 찾아냈다. 노예제는 가부장적 온정주의의 실천이었고, 기독교의 박애 사상을 실현..
비즈니스 독서는 ‘투자’다 '레버리지 리딩'이라는 방식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가 몸에 맞는 독서법이라고 해서 모든 책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 외출 장소에 따라 입는 옷이 달라지듯, 책의 종류에 따라 독서법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비즈니스 책을 읽을 때는 인문서나 소설을 읽는 방식과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비즈니스 독서는 ‘투자’다비즈니스 독서의 본질을 ‘투자’로 본다. 만 원짜리 책 한 권으로 백 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아무렇게나 읽어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렛대를 잘 활용하면 무거운 물건도 들 수 있듯, 독서에서도 ‘레버리지’를 제대로 써야 한다.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속독보다 다독속독은 빠르게 읽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그저 빨리 읽는 것만..
총 먼저 쏘고 대포 쏘기 총 먼저 쏘고 대포 쏘기2000년대 초에 스티브 잡스가 소매점 애플 스토어를 열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실증적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잡스는 "소매담당 이사 자리는 누가 최고일까?"라고 물었다. 그에 대한 답은 당시 갭의 CEO로 있었던 미키 드렉슬러였다. 그래서 그를 애플의 이사로 영입해 자신이 배울 수 있는 건 모두 배우기 시작했다.드렉슬러는 잡스에게 한꺼번에 대규모로 가게를 오픈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대신 창고를 일단 가게로 바꿔 시작해 보고, 자리 잡을 때까지 계속 수정하며(총 쏘기, 총 쏘기, 총 쏘기) 어떤 것이 효과적인지 테스트해 본 뒤에 본격적으로 매장을 운영(대포 쏘기)하라고 했다. 잡스는 그대로 했다.짐 콜린스가 성공하는 기업..
고전은 읽지 않는 것보다 읽는 것이 낫다 고전은연구하는 사람 외에그 누구도 읽지 않는 책일 뿐이며,진정한 과거의 지에 대한 총체는최신 보고서 속에서만존재한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고전이읽히지 않는 이유는 (결코 읽지 않는 게 아닙니다)저 하늘의 별만큼많은 이유가 있습니다.하지만, 고전은무언가에 유용하기 때문에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사실은  고전은 읽지 않는 것보다 읽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고전이란옛날에 만든 것이지만,  지금 보아도 현대적이고 신선한 것입니다. 고전을 읽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그 시대의 인물과 시간을 살아볼 수 있습니다. 옛사람과도 벗이 되고그 시대의 거대한 시간을살아보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하나는  현대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여  오늘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 데 ..
책으로 집을 지은 악어 가진 것도 없는 악어가 있다. 수줍고 말도 더듬고 돈도 없어 무허가 건물에 살고 있다. 이런 악어가 책을 좋아한다. 취미가 책 모으기다. (왜 취미가 책 모으기일까? 하기야 모으다 보면 읽기 마련이니... 악어처럼.) 책을 모으다 보니 많이 읽었다. (책은 보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것이다.) 그 마을 사람도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 마을 사람들도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돈 번다고, 아이들은 노느라고 정신이 없다. 책에 묻혀 사는 악어를 보고 모두 손가락질하며 말한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악어가 책을 본다니.. 정말 웃기는군." (어디나 비슷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리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은 보기 싫은 책이 있으면 전부 악어 아저씨네 마당에 던졌다...
먼저 머리말에서 저자와 교감하라 책 잘 고르는 방법에 왕도는 없다.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의 하나가 머리말에서 내가 필요한지 나와 맞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목차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저자는 머리말에 자신의 집필 방침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보여준다. 머리말을 통해 저자와 교감이 이루어졌다면 그 책을 사도 좋다. 머리말에서 무엇을 찾아내야 할까? 머리말을 읽을 때 자신에게 던지는 5가지 질문이다. ( 당신이 원하는 내용이 있는가? 머리말을 무턱대고 읽지 말고 찾고자 하는 내용이 있는지 살피면서 읽어야 한다.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책은 많다. 원하는 것이 없다면 그 책은 읽을 필요가 없다. 새로운 것을 제시하고 있는가? 만일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말 새롭다면 일단 그 책을 잡아라. 이럴 때마다 저자에게 무언의 감사를 표하고, 그..
책 잘 고르는 방법 동서남북 매년 100여 권을 구매하고 도서관 대출과 서평단 등을 포함하여 200여 권이 내 손을 거친다. 단순 계산상으로 30~40%의 책이 쌓여간다. 이렇듯 산 책을 모두 읽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이며 매번 책 고르기에 성공하지도 못한다. 내 나름 확고한 책 선택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다. 단지 관심이 가는 책을 발견하면 메모하거나 온라인서점 보관함에 담아 둔다. 기억력에 한계가 있기에 기록이 제일 먼저이다. 이렇게 쌓인 책 중에 절반 정도를 구매하니 보관함에서 없어진 수많은 책이 있다. 그 책은 내가 읽지 않았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이다. 책을 잘 읽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잘 고르는 법도 매우 중요하다. 그 방법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다른 이의 좋은 방법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10분의 힘을 믿어라..
나름대로 책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하루에도 수 많이 쏟아지는 책, 그 많은 책 중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저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다. 대부분 제목에 끌리거나, 표지가 맘에 들거나, 신문 서평이나 블로거 서평에 이끌리거나, 남이 많이 읽는(읽는다고 하는) 베스트셀러 중에서 선택한다. 출판사 입장에서 책의 낙점은 무수히 많은 궁녀가 있는 궁궐에서 임금의 성은을 입는 것과 흡사하다. 많은 궁녀가 있지만, 성은 입는 궁녀는 매우 적다. 간혹 의외의 성은 입는 궁녀도 있지만 첩지를 받지 못하고 임금의 기억에서 금새 사라진다. 책을 읽기 전까지 선택을 잘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출간된 책 전부를 읽을 수 없으니) 가장 바람직한 것은 관심분야의 책을 모두 읽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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