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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술 사주는 읽고쓰기

나름대로 책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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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 많이 쏟아지는 책, 그 많은 책 중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저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다. 대부분 제목에 끌리거나, 표지가 맘에 들거나, 신문 서평이나 블로거 서평에 이끌리거나, 남이 많이 읽는(읽는다고 하는) 베스트셀러 중에서 선택한다. 출판사 입장에서 책의 낙점은 무수히 많은 궁녀가 있는 궁궐에서 임금의 성은을 입는 것과 흡사하다. 많은 궁녀가 있지만, 성은 입는 궁녀는 매우 적다. 간혹 의외의 성은 입는 궁녀도 있지만 첩지를 받지 못하고 임금의 기억에서 금새 사라진다.

책을 읽기 전까지 선택을 잘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출간된 책 전부를 읽을 수 없으니) 가장 바람직한 것은 관심분야의 책을 모두 읽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신문이나 인터넷 서점이나 블로거 서평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싫거나 나쁘다고 느낀 책은 많은 이가 서평을 쓰지 않는다. 90 퍼센트 이상이 좋은 내용일 경우가 많다. 좋은 평가 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눈을 키우는 것 또한 독자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장정일은 "좋은 책을 읽는 방법은 먼저 나쁜 책을 읽지 않는 것"이라 했다. 나쁜 책도 읽어봐야 나쁜 책인 줄 안다. 많이 읽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염려하는 것은 좋은 책 선택이 아니다. 책의 내용을 활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염려한다. 책에 나온 내용이라고 모두 진실이 아니다. 저자의 가설로 시작해 가설로 맺는 책이 많다. 하지만 어설픈 책 읽기는 모두 진실로 받아들여 잘못된 사고가 굳어지는 경향도 있다. 이런 책 읽기는 읽지 아니한 만 못하다.

신문 서평을 보고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하지만 논거가 적정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활자로 나온 내용이 모두 진실인지에 관해 다시 생각한다.

지구온난화가 실제이고 인간이 유발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 부분에 대한 여론조사 자료는 명확하다. 백인 남성 보수주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지구온난화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 일반 대중은 14%인데 반해서, 전혀 걱정하지 않는 보수 백인 남성은 39%였다. 다른 식으로 쪼개보면 기후변화에 대해서 과학자들이 의견일치에 도달했음을 부정하는 성인은 36%인데 비해서, 보수적 백인 남성은 59%다. 지구 온도 상승을 주로 유발하고 있는 것이 인간임을 믿지 않는 미국 성인은 열 명 중에 세 명이지만, 보수적 백인 남성은 그 두 배인 열 명 중 여섯 명이다. 이 보수 백인 남성이 티파티 회원이라면 자신이 기후 이슈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더 크다. 믿고 있는 바가 틀렸을 뿐만 아니라 틀린 자신의 의견을 확신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보수주의의 현실 부정이 어느 정도로 심각하냐 하면 기후과학자 레이 브래들리가 지적하듯이 이것은 공화당 내에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었다. 이것을 정확히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2012년 선거 준비기간에 일어났던 미트 롬니의 사례였다. 롬니는 지구온난화가 실제이고 인간에 의해 유발되었다는 자신의 신념을 확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 림보가 “지명은 굿바이”라고 발표하자 얼마 못가 롬니는 다시 줄을 맞추었다. 나중에 그는 지구온난화가 대체로 인간이 유발한 것인지 어쩐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똑똑한 바보들》에서 지구온난화를 예를 들어 자신의 의견을 증명했다. 책을 읽지 않아 다른 부분의 신뢰도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관한 과학적 입증이 확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단정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믿지 못하는 뇌구조를 말한다.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과학자들이 의견일치에 도달했음을 부정하는" 보수적 백인 남성의 퍼센트를 말한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인가? 이는 아직도 논란거리이다.

저탄소, 녹색혁명에 관해 말하면 음모론으로 치부하려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둘러싸고 이익을 얻는 집단은 어디인가? 그것을 알아보는 것이 이산화탄소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는 지름길이다. 이익을 얻는 집단은 유럽과 미국이다. 피해지역은 그들의 생산기지인 아프리카와 아시아 개발도상국이다. 이렇다면 그들이 지구를 구하려는 순수한 마음으로 탄소배출권을 제한하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종교는 검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말씀일 따름이다. 우리는 '녹색 종교'에 따르고 있을지 모른다. 무엇을 하여도 그것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뿐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른 검은 음모론은 여러 곳에서 보인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지 사실 여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녹색 종교를 숭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위한 팸플릿 같은 조언을 담은 이 책은 올해 미국서 출간됐다. 하지만 많은 내용이 논란거리다. 지구온난화를 둘러싸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입장 차이가 해소된 것은 아닌데,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반(反)과학으로 몰아붙이는 태도 자체가 비과학적이다. 저자가 보수주의자의 특징으로 꼽은 권위주의, 폐쇄성, 변화에 대한 저항을 국내 일부 좌파 진영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서평에는 이 부분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서평을 보면 조선일보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저자가 보수주의자의 특징으로 꼽은 권위주의, 폐쇄성, 변화에 대한 저항을 국내 일부 좌파 진영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고 마무리한다. '국내 일부 좌파'라는 전제를 달았기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라는 단어는 빼고 '국내 좌파'라고 인지하지 않을까. 또 조선일보는 그것을 바라는 것이 아닐까. 괜한 의심을 해본다. 같은 책을 문화일보는 "우리에게 보수와 진보가 모두 필요하다."라고 마무리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보수와 진보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점만 취한다면, 둘 다 우리에게 유익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는 보수적이면서 동시에 진보적일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진화하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지금 문제점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두 측면을 반목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문화일보)

책 전체 내용에 의구심이 간다. 아직도 논란거리인 것에 의문을 제시한다고 비과학적이라고 몰아붙이는 게 비과학적이다. 비학과학적인 출발에서 나온 결론이 과학적일 수 있을까. 그럼에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책이다. 책에서 원하는 결론이 "우리에게는 진보와 보수가 모두 필요하다."이기 때문이다.

책 내용을 취사선택하지 못한다면 안 읽은 것만 못하다. 우리는 보여주는 대로 보는 우중愚衆이 아니다. 나름대로 책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나쁜 책은 아무리 조금 읽어도 해롭다.
좋은 책은 아무리 많이 읽어도 부족하다.
나쁜 책은 정신의 독약이나 다름없다.
_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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