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만한 당신, 못다한 말 “(길게 읽고 오래 생각할)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어떤 이의 죽음을 맞아 그의 삶을 알리고 기억하려 쓰는 글을 부고라 한다. 죽음은 모두 같지만 그곳에 이르는 삶은 각기 다르기에, 남다른 삶을 돌아보려는 시도다. 보통 짧은 부고에서 전하는 망자의 직위와 성과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에서 통용되고 공인받은 남다름이다. 이와 달리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은, 앞선 방식으로는 정리할 수 없는, 그가 사는 동안 상식으로 여겨지지 않았거나 그가 생명을 다한 지금까지도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남다름, 즉 직위와 성과가 아니라 태도와 지향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는 지난 2년 동안 매주 이런 남다름을 찾아 부고를 썼다. 대부분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다. 그만큼 그들의..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