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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지식인의 서재>를 통해서 책이 책의 꼬리를 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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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행성비출판사에서 <지식인의 서재>가 출간되었다.
지식인(사실 지식인이란 말에는 거부감이 있지만 다르게 좋은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15명의 서재를 통하여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에 대한 고찰이다. 좀 더 속직히 말하면 서재를 보여주며 이정도는 아니지만 조그마한 서재라도 가지라고 강요(?) 한다. 책에 나온 지식인들은 각기 살아온 배경과 지금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각자 권하는 책과 방법이 상이하다. 하지만 공통점은 인문학적 사고를 키우고 책을 읽으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책이 출간되었음을 알리고 많이 팔려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에 홍보가 중요하다. 수 많은 책들이 출간되어 세상에 나오지만 그 많은 책의 대부분이 제목조차 알리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할인하여 팔기도 폐지로 처리하기도 어려운 형국일 것이다. 김지하가 말하는 새벽 두 시다. "무엇을 먹기엔 이웃이 미안하고 무엇을 중얼거리기엔 내 스스로에게 너무 부끄럽다. 가만 있을 수도 없다" 어중간한 시대다. 당장 팔리지 않는 책을 유통(소통이라고 말하고 싶지만)하는 제 3의 채널이 나와야 한다고 늘 느끼지만 그쪽과 상관없는 일개 독자인 나로서는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지식인의 서재>는 출간전 예약 이벤트와 교보문고와 구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15명 저자의 친필엽서와 추천도서 15원을 지급하는 이벤트이다. 책의 판매를 위하여 이벤트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하더라도 처음 기획만큼 임펙트가 없어 보인다. 출간 이벤트라는 것이 다른 것과 달라 책의 내용과 무관하게 이벤트의 내용만 보고 책을 구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보인다. 나도 몇번인가 당첨되어 보았다. 하지만 잊고 잇다가 2달정도 후에 경품이 온다. '무엇으로 당첨된거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벤트때문에 책을 구매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출판사로서도 고민일 것이다. 인구에 많이 회자되거나 의도하든 우연이든 방송에 노출이 되거나 해야된다. 삼순이에서 (의도는 모르나) 모모가 노출되어 판매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책이란 꼭 읽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다. 보여주기 위하여 들고 다닌다거나 서재에 꼽았을때 좋은 책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서재라 하기보다는 책꽂이라 말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하더라도 이러한 책들의 구매를 나쁘다고 말 할 수 없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제목만 읽어도 책은 좋은 것이다. 또한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서점에 쌓여있는 책보다는 독자의 손과 서재에 꽂히는 책이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생각으로는 <지식인의 서재>의 경우는 인터넷 서점(현재는 교보)과 연계하여 공통 마케팅을 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아마도) 인문MD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지식인의 서재>를 통하여 15명이 추천하는 책의 판매를 꾀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행성비의 입장에서는 재주만 부리고 돈은 X놈이 버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항상 주고 받고 해야한다. 같이 상생해야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있는 놈은 더 많이 없는 놈은 몸만 바쁘다.

그러면 도서관련 이벤트는 하지말라는 말이냐 하라는 말이냐.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은 <지식인의 서재>의 추천 책을 몇 가지 부류로 묶어 판매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10권은 좀 부담되니 5권, 10권으로 몇 가지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 카테고리에는 당연히 <지식인의 서재>는 들어있는 새트로 구성된다. 좀 속 보이긴 하지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전부 이해할 것이라 보인다. 

세트를 OO에게 선물해줄,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등으로 만들면 된다. 한데 각기 다른 출판사이고 출간일이 다르기에 할인율의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건 개별 출판사와 조율보다는 서점과 조율로 가능하리라 보인다. 묶음 할인이니 10% 한도를 교묘히(?)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지식인의 서재>를 통해서 다른 책들이 좀 더 팔릴까?

좀 거창하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 책이 많이 팔려야 가능하다. 당연히 이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행성비출판사와 연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 책에 소개된 책이라도 팔리면 그 책이 책을 이어주고 또 그 책이 다른 책을 이어주어 좀 나은 책이 나오는 토대가 되지않을까는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천만 관객이 든 영화가 나오는 영화계가 좋은지, 아니면 백만관객의 영화 10편이 더 영화계에 유익한지는 말 할 필요없이 후자다. 100만부가 팔리는 책이 나오느니보다는 10만 아니 1만부짜리 100권이 나오는 것이 더욱 좋다. 또 다시 책이 나올 수 있는 자양분을 가진 토양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성 보다는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아니 심화되어 있다.

이 책에 국한 이야기가 아니라 수 많이 출간되는 책들이 한 달 아니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좀 더 다양한 책들이 독자들의 선택되어지길 바란다. 자본이 넉넉하다는 이유로 (많다는 것은 아니다) 오래 그리고 많이 가는 것은 공정한 플레이가 아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적어도 출판계에서는 자본의 논리보다는 질의 논리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한참 전 보았던 <빠삐용의 책읽기>의 저자 김광일의 이야기다.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책에 대해서 내가 하고픈 말이기도 하다.

제가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쁜지 아십니까. 그 책을 쓴 저자만큼, 그 책을 만든 출판사의 편집자와 사장만큼, 아니 그보다도 훨씬 더 기쁩니다. 혼자서 정말 감동적인 영화를 봤을 때, 혼자서 정말 기가 막힌 경치를 구경했을 때,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책도 비슷합니다. 마구 입소문을 내고 싶습니다.



지식인의 서재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행성B잎새


덧붙임_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본 것이며 (현재 진행중인)이벤트가 유해하다가거나 무익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덧붙임_둘
유통업체 마케팅 실장으로 있는 후배와 이야기 중에 이런말을 하였다.
"못하면 내 책임이고 잘되면 영업이 잘한거고 그렇다고 정량적으로 표시할 수도 없고... 실적에 따라 좌지우지 하니..." 
대부분(극히 일부)의 기업의 마케팅 부서는 정량적으로 표시되는 마케팅보다는 묻어 넘어갈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모든 것이 단기 실적에 의존하는 월급쟁이 사장들의 조급성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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