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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비용이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 : 《부자들의 생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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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책 내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꼭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자들의 생각법》 이 그러하다. 책 내용과 비교하면 제목이 따라주지 못한다. 매우 자극적이며 선정적(?)이다. 행동경제학으로 분류되어야 할 책이 (알라딘에서는) 자기계발, 성공학으로 분류되어 있다. 출판사의 고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기계발서가 아니면 팔리지 않는 이상한 공화국, 한국에서 힐링과 자기계발만이 그나마 연명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자본주의 시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모순에 적응해야 한다. 서로 모순된 주장이지만 그럴듯하게 들렸고, 모두 맞는 말 같다. 저자는 금융 전문 기자로 일하기 시작한 날부터 자본주의 시장의 모순, 전문가의 상반된 주장을 접했다. 첫날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전문가와 통화해 의견을 구했다. 그는 주가가 하락한 이유가 “유로화 강세 때문”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배운 환율 이론에 맞는 설명이었다. 코멘트를 받아 적고 몇몇 주식 시세를 덧붙여 새내기 금융 기자의 따끈따끈한 첫 기사가 완성됐다. 그런데 다음 날 정신이 번쩍 드는 일이 벌어졌다.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다른 전문가에게 전화를 걸어 이유를 묻자 “유로화 강세 때문”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 어제는 유로화 강세 때문에 주가가 내려갔는데, 오늘은 그것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고? 두 전문가의 설명이 모두 맞는 말이어서 난감했다고 한다.

자본 시장에서 이론이란 마치 머리카락이 둥둥 떠다니는 수프와 같다. 문제는 그 수프를 먹으려면 머리카락을 건져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산을 지키기 위해 꼭 알아야 할 18가지 투자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마지막에 정리하고 있다. 어이없는 실수나 달콤한 말에 현혹되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1. 워렌 버핏이 월스트리트에 살지 않는 이유를 기억하라.
2. 투자 세계에 언제나 통하는 법칙은 없다.
3. 본전 생각을 버려라.
4. 푼돈의 무서움을 기억하라.
5. 손해 인정하는 법을 익혀라
6. 늘 처음처럼 생각하라,
7. 말의 핵심을 파악하라.
8. 돈을 쓰기 전에 며칠만 기다려라.
9. 포트롤리오 전체를 생각하라.
10.작은 변화를 자주 사용하라,
11.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비용이다.
12. 돈을 벌었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13. 투자를 기록하라.
14. 늘 의심하라.
15. 계좌에 이름을 붙여라.
16. 금융 위기는 생각보다 자주 온다.
17. 자동 이체 자동 주문을 활용하라.
18. 지금 당장 시작하라.

18가지를 제목만으로는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저자의 말처럼 단지 앞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아니 기억하고 싶은 몇 가지가 있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비용이다.”


책을 구매하면 <부자 달력>을 같이 준다.그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것은 리처드 브랜슨이다. "직접 걸어보고 계속 넘어지면서 배우는 것이다." 자신의 꿈과 열정에 솔직하고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라


전통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로 가정한다. 하지만 결코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 자본 시장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을 심리학과 경제학을 접목해 대니얼 카너먼이 “행동경제학”으로 설명했다. 행동경제학에 관련된 포스팅을 읽어보면 고전 경제학이 해석하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와 자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잘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뭘까? :《왜 팔리는가》
소비 때문에 온종일 선택한다 : 《소비본능》
인간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존재이다
왜 남을 속이면서 자신이 착하다고 착각하는가 :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당신의 선택은 합리적입니까? : 《생각에 관한 생각》
인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다 : 《행동경제학》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
광우병이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게 느껴지는 까닭
경제학 관점에서 본 한국 축구의 전망
읽기를 포기한 《경제학 패러독스》
엉성한 유인 체계는 역효과를 낫는다 : 《당근과 채찍》
《경제학 혁명》 : 책 권하는 사회
가격에 속지않는 방법은 자급자족 뿐이다 : 《가격은 없다》


<사진 출처 : 하노 벡 교수가 추천하는 '부자 되는 7가지 방법' >

1월 5일 조선일보에 저자 하노 벡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저자는 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자는 자신의 약점을 다스리고 다른 이의 약점을 거울삼아 돈 벌 기회를 찾는 사람이다. 돈을 벌지 못하는 ‘우리’의 약점이 무엇인지 책을 통해 파헤쳐 보려고 했다.” 다음은 저자가 제시하는 투자 전략을 5가지로 요약한 것이다.

1. 시장과 거리 두기
그가 올바른 투자를 위해 가장 강조한 것은 "시장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채권왕' 빌 그로스가 창립한 세계 최대 채권 펀드회사 핌코(Pimco)의 본사 뉴포트비치는 캘리포니아의 작은 해변 도시이고,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도 월스트리트에서 멀리 떨어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다. 왜 그럴까?

"시장 가운데에 있다고 해서 정보력이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는 무엇이 진짜 중요한 정보인지 판단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시장과 거리를 둬야 하는 다른 이유는 집단이 반드시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를 볼까요? 그들은 손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책임을 회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하는 겁니다. 잘되면 본인이 잘한 것이고, 잘 안 되면 다른 사람도 똑같이 잘 안 됐다고 말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집단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을까? 그는 뜻밖에도 역사책을 많이 읽으라고 조언했다.

"전설적인 투자자의 책장에는 역사책이 많습니다. 1929년 대공황을 겪었던 사람들의 쓰라린 경험이 후대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기 때문에 같은 역사가 반복되는지도 모릅니다. 불에 실제로 닿아 덴 아픔과 그 아픔을 전해 들은 것은 명백히 강도가 다르니까요."

2. 기술적 분석 멀리하기
차트 분석은 매력적이다. 금융시장의 변화가 미리 결정된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우리를 안심시킨다. 벡 교수는 그러나 기술적인 분석을 통해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우연은 말 그대로 예상 불가능한 영역이지만,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고 매우 그럴듯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마음만 먹으면 과거의 주식 시세 차트에서 수천 또는 수만 가지 규칙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기술적 분석을 믿는 사람은 이런 패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패턴이 우연한 것이라면 분석 자체도 의미 없는 일입니다."

이를테면 미국 월가엔 '수퍼볼 지표'라는 게 있다. 수퍼볼에서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소속팀이 우승하면 다우지수가 오르고,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팀이 우승하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통계를 보면 신기하게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수퍼볼 결과와 다우지수는 논리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으며 전적으로 우연의 산물이다.

3. 본전 생각 버리기
벡 교수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우선 돈을 크게 잃을 확률을 줄여야 하는데, 이때 본전을 찾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전 찾기의 대표적 사례가 '물타기(추가 매수)'이다. A사의 전망이 밝다는 이야기를 듣고 A사 주식을 100유로에 샀는데, 주가가 며칠 오르다 곤두박질을 치기 시작한다. 어느새 80%가 폭락해 20유로가 됐다. 이럴 경우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첫째는 80유로 손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이런 주식에 손대지 않는 것이다. 둘째가 바로 물타기다. 이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계산법은, 주가가 20유로에서 60유로까지 오르더라도 여전히 본전과 비교하면 40유로 손실을 보게 되지만, 20유로에 주식을 더 산다면 추가 매수한 주식으로 40유로를 더 벌게 돼 본전 100유로를 모두 찾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럴 때 당신이 해야 할 질문은 딱 하나입니다. '지금 A사를 처음 알게 됐다면 주식을 사겠습니까?' 추가 매수의 유혹을 느낄 때 반드시 이 질문을 하세요. '아니요'라는 답이 나오면 추가 매수를 포기해야 할 뿐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주식도 팔아야 합니다."

사람은 이미 투자한 곳에 계속 투자하려는 성향이 있다. 경제학 용어로 '매몰 비용'의 오류이다. 그러나 투자를 계속할 것이냐, 그만둘 것이냐를 결정하는 데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이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4. "얼마 벌었느냐"고 물어보기
벡 교수는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했다고 하는 경제 전문가들에게는 딱 하나만 질문해 보라고 했다. "그래서 얼마나 버셨어요?"

많은 경제 전문가가 어떤 사건이 일어난 뒤에 자신이 그 사건을 예측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이를 '사후 확신 편향'이라는 용어로 정리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예측하지 못했던 전문가도 그 일이 일어나고 난 뒤엔 마치 자신이 예측했었다는 식으로 생각이 바뀐다는 것.

벡 교수는 "지금도 수많은 전문가가 먹고살기 위해 언론에 나와 전망을 밝히고 책을 내는 것을 볼 때 아마 리먼 쇼크 때 크게 벌지 못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5. 통계 믿지 않기
그동안 실적이 가장 좋은 투자회사 상품을 골라 돈을 맡기는 것은 어떨까? 벡 교수는 통계의 트릭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어떤 펀드가 3년 연속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면 우연일 리 없다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우연히 3년 연속 상위권에 있을 확률이 12.5%나 됩니다. 통계에서 3년은 현실을 반영하기에 너무 짧습니다. 과거 기록을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최근 3년이 아니라 20~30년을 보는 게 좋습니다."

또 첫해에 한 펀드매니저가 우연히 월등한 성적을 냈다면, 그다음 2년간 평균 수준의 실적을 냈더라도 첫해의 성공 덕분에 3년 내내 누적 수익률 1위 자리에 머무를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최근 3년간 펀드 수익률 1위'라고 광고할 수 있지만, 이 펀드의 실력이 진짜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이런 함정을 피하려면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매년 수익률을 살펴봐야 한다.


세상사 모든 것이 마찬가지지만 “이 책을 읽는다고 하루아침에 떼돈을 벌거나 매년 높은 수익을 내는 훌륭한 투자가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어이없는 판단 착오로 큰 손해를 보거나 그럴듯한 말에 혹해서 억울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약점과 실수를 아는 사람만이 변할 수 있다.” 꼭 부자가 되기 위해서라기보다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방지하는데 많은 조언을 준다.


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갤리온


덧붙임_
책의 저자는 하노 백이고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에는 하노 베크라고 표기하고 있다. 같은 사람을 다른 이름으로 표기하고 있다. 누구의 잘못일까? 아니면 외래어 표기법이 문제인가.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문자란 소통을 위한 것인데 각기 달리 표현한다면 소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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