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17) 썸네일형 리스트형 쩡쩡 참나무 얼어 터지는 날 —앞서서 나가신 님, 민중의 배짱 백기완선생 추모시 백기완(白基琓), 1932년 1월 24일~2021년 2월 15일 쩡쩡 참나무 얼어 터지는 날 —앞서서 나가신 님, 민중의 배짱 백기완선생 추모시—김태철(시인)벗이여 쩡쩡 참나무 얼어 터지는 날 새벽녘 향불 내음마저 떠나고 나 떠나는 꽃상여 소리에 울지 말아요 민중 승리의 맨 마루에서 우주의 깊이보다 더 깊은 민중의 배짱에 무지개 불을 지펴줘요 인류 최초로 돈과 분단과 학벌과 엘리트라는 저 제국의 공고한 벽을 허문 육개장처럼 얼큰하고 알싸한 일하는 사람들의 배짱과 그 맵고도 독한 노동 존중의 절정을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않게 노래, 노래를 해 주오여러분 혁명이 뭔 줄 아시죠 세상 사람들은 손바닥을 확 뒤집는 거이 혁명이라 하지만 난 혁명이란 손바닥에 흙 한 줌 고이 쥐.. 지하 형님의 추억, 그리고 작별 - 김지하를 추도하며 김지하(金芝河), 1941년 2월 4일~2022년 5월 8일) 본명은 김영일(金英一)김지하를 추도하며 ③—이동순 시인1. 담시 ‘오적’이 준 충격1970년 가을 어느 날, 마침 정주동 교수의 ‘홍길동전’ 수업을 마치는데 진보적 서클 현대사상연구회의 멤버인 동기 K가 상기된 얼굴로 무언가를 돌렸다. 그것은 프린트 등사본으로 된 김지하 시인의 담시 ‘오적(五賊)’이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거친 갱지에 인쇄된 작품의 어법은 당차고 소름이 돋았다.시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 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겄다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타는 목마름으로, 지하를 다시 생각한다 - 김지하를 추도하며 김지하(金芝河), 1941년 2월 4일~2022년 5월 8일) 본명은 김영일(金英一)김지하를 추도하며 ①—도올 김용옥 T. S. 엘리엇의 시를 읽을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에 잠기곤 한다. “우리에게는 엘리엇보다 더 훌륭한 시인이 있었다.”시인을 놓고 누가 누구보다 더 위대하다는 말을 할 수는 없는 이야기이지만, 최소한 시라는 것은 일상적 언어가 미칠 수 없는 감정이나 느낌의 향연이 바로 지금 여기 우리 삶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의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 향연을 위해 일차적으로 필요한 사태는 언어의 공유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한국인의 시는 한국어로, 다시 말해서 한국인의 마음으로 쓰이지 않으면 안 된다.그렇다고 엘리엇의 시가 단순히 영어로 쓰였다는 이유로 김지하의 시보다 .. 반성 190 - 김영승 반성 190—김영승쓸쓸하다. 사생활이 걸레 같고 그 인간성이 개판인 어떤 유능한 탈렌트가 고결한 인품과 깊은 사랑의 성자의 역할을 할 때처럼 역겹다. 그리고 보통 살아가는 어리숙하고 착하고 가끔 밴댕이 소갈딱지 같기도 한 이런저런 모습의 평범한 서민 역할을 할 때처럼. 그보다 훨씬 똑똑하고 세련된 그가 그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도색적인 그가 수줍어한다거나 이웃에 대해서 작은 정을 베풀고 어쩌구저저구하는 역할을 할 때처럼. 각자 아버지고 어머니고 선생이고 아내고, 어쨌든 이 무수한 탈렌트들과 나는 살아야 한다. • 세상에는 속과 겉이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이 있다. 가면을 쓰고 고결한 척, 세련된 척 살아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추악한 사람도 적지 않다. 이중인격자라고 위선자라고.. 박남철 시인, 그가 갔다 박남철(朴南喆), 1953년 11월 23일 ~ 2014년 12월 6일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해체시의 선두 주자로 불리고 있는 박남철 시인, 투병 끝에 사망 —여러 가지 일화를 남겨두고 시세계를 영원히 떠나1979년 『문학과 지성사』로 등단한 박남철 시인은 황지우와 더불어 해체시의 선두 주자로 불리고 있는 시인이다.1980년대 중반부터 모든 금기를 해체하는 ‘해체시’로 유명해졌다. 그의 작품은 수사나 시의 구조보다는 형태 파괴, 풍자, 분노 등을 여과 없이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독자놈 길들이기」라는 시는 시인과 독자의 관계까지 파괴하는 파격을 보여주었으며, 문학평론가 김수이는 박남철을 “문법 해체를 통해 억압에 저항하려는 문학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여섯 번째 시집인 『바다 속의 흰.. 야수의 피를 지닌 한 시인이 영면했다 - 박남철 박남철(朴南喆), 1953년 11월 23일 ~ 2014년 12월 6일 최근 야수의 피를 지닌 한 시인이 영면했다. 박남철 시인이다. 박남철은 이성복, 황지우와 함께 80년대 해체시의 선두주자로 평가되는 시인이다. 1980년대는 리얼리즘적 민중시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이런 시대에 그는 모든 금기에 도전하는 과감한 시를 보여주었다. 전통적 수사나 구조를 파괴함으로써 냉소, 분노 등을 여과 없이 표현했다. 해체를 통해 모든 억압에 저항하려는 문학적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독자놈들 길들이기」라는 시는 시인과 독자의 전통적 관계를 부정하는 파격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기본적인 불문율을 깨뜨린 하나의 사건이라 할 만하다. 독자놈들 길들이기 —박남철 내 詩에 대하여 의아해하는 구시대의 독자 놈들에게— 차렷.. 장례식장 - 유강희 장례식장 —유강희부의(賻儀), 라고 쓰인 흰 봉투 뒷면에 아직 산 자의 이름을 쓰고 그걸 윗주머니에 넣는다 〈조문〉을 하기 위해 아직 산 자는 이미 죽은 자와 아직 산 자를 위해 아직 산 자를 더 많이 위해 재빨리 검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살아생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죽은 자의 사진 앞에 〈느림〉으로 엎드린다 한 번 더 반복한다 그러고 나서 제법 애통한 낯으로 아직 산 자가 아직 산 자를 향해 또 한 차례 〈되돌림〉으로 엎드린다 그리고 나서 흰 꽃을 꺼내듯 흰 봉투를 꺼내 아직 산 자는 아직 산 자 앞에서 아직 산 자의 이름이 적힌 그것을 밀봉된 상자의 좁은 구멍에 애써 밀어 넣는다 아직 산 자들이 등뒤에서 자꾸 밀쳐도 아직 남아 있는 자신.. 부의(賻儀) - 구광렬 부의(賻儀) —구광렬편지 봉투와 돈 봉투 크기 같음을 친구 놈 죽고서 안다 그 시절 우리 대신 눅눅한 지폐 밀어 넣는 내 손바닥이 그 크기 같음에 소스라친 것이다마술 같은 인생이다 봉투를 여는 내 입김 여전히 뜨거운데 나 몰래 깊이 파인 손금의 손바닥은 싸늘한 네 입술 같은 지폐 몇 장을 애간장 태우던 지난 편지 대신 집어넣고 있다무작정 마시고 돈 없어 시계 잡히던 그 옛날 막걸리 됫박값 종이돈이 답장도 못 받아볼 글 없고 끝없는 편지가 된다—『불맛』, 실천문학사, 2009 —장정일구광렬의 시에는 ‘시적인 번득임’이 있다. 소금이 짜고 설탕이 단 것처럼 시가 시적인 번득임을 뿜어내는 일도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시가 시적인 번득임을 간직하고 있지도 않은 데다가 모든 시인이 시적인 번득임의 획득을 시.. 한국식 실종자 - 김승희 한국식 실종자—김승희● 부음이상준 (골드라인 통상 대표), 오희용 (국제가정의학원장), 손희준 (남한 방송국), 김문수 (동서대학 교수)씨 빙모상 = 4일 오후 삼성 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5시누군가 실종되었음이 분명하다다섯 명씩이나!순교 문화의 품위를 지키면서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다소곳이남근 신의 가족 로망스 이야기—『빗자루를 타고 달리는 웃음』, 민음사, 2000 한국식 죽음 - 김승희 한국식 죽음 - 김승희김금동씨(서울 지방검찰청 검사장), 김금수씨(서울 초대병원 병원장), 김금남씨(새한일보 정치부 차장) 부친상, 박영수씨(오성물산 상무이사) 빙부상, 김금연씨(세화여대 가정과 교수) 부친상, 지상옥씨(삼성대학 정치과 교수) 빙부상, 이제이슨씨(재미, 사업) 빙부상 = 7일 상오 하오 3시 10분 신촌 세브란스 병원서 발인 상오 9시 364-8752 장지 선산그런데 누가 죽었다고?—『빗자루를 타고 달리는 웃음』, 민음사, 2000 김남주 詩人이 말하는 자신의 詩 당신은 내 시가 무섭다고 했소.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친다 했소. 나는 그 지적을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옳다고 받아들였소. 내가 생각하기에도 내 시는 지나치게 경향적인 데가 있소. 거기다가 역겨우리 만큼 전투적일 것이오. 그래서 당신 말대로 이 시대 어떤 사람에게는 어떤 부담감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당신의 내 시에 대한 불만에 대해 몇 마디 해 보겠소. 수긍이 갈지 모르겠소.나는 전문적으로 시를 쓰자고 덤비는 소위 직업 시인은 아니오 출발부터가 그러했소. 나에게 있어서 시작활동은 내 사회적 활동의 한 부산물 외 아무것도 아니었소. 다시 말해서 내가 바라는 이 상사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분으로 생긴 부산물 외 아무것도 아니었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나의 시는 혁명에 종속하는 것이오. 시가 .. 우리에게 지금 더 많은 문학이 필요한 이유 시인 _김남주 세상이 몽둥이로 다스려질 때 시인은 행복하다 세상이 법으로 다스려질 때 시인은 그래도 행복하다 세상이 법 없이도 다스려질 때 시인은 필요없다 법이 없으면 시도 없다 김남주 시인은 "세상이 몽둥이로 다스려질 때" 행복하다고 했다. 오늘 시인이 살아있었다면 시인은 많은 詩를 우리에게 줄 수 있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창작'하고 '비평'해야 할 때이지만, 누가 부여한 권위인지 알 수 없는 노벨상에 헛꿈을 꾸고 있다. 당연하고 다행스럽게도 노벨 문학상은 프랑스 작가가 수상했다. 세월호 관련 《눈먼 자들의 국가》가 나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누군가 지겹다고, 잊고 싶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아직 위로와 다짐이 필요"하다. "진실에 대해서는 응답을 해야 하고 타인의 슬픔에는 예.. 이문열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이문열도 정치적 편향으로 욕을 그의 공만큼이나 먹고 있는 작가 중에 하나이다. 얼마 전 알라딘에서 구매한 그의 산문집 를 읽었다. 다른 글들은 저자의 말처럼 12년 만에 산문집을 엮었고 '이것저것 건드린 잡문(?)들'이기에 각기 읽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이다. 어떤 일을 왜 하는가란 물음은 한마디로 그 일을 하는 목적을 묻는 것이고, 목적이란 대개 그 일을 통해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도를 말한다. 그리고 그 적극적인 의도는 크게 두 단계로 형성된다. 첫째는 어떤 가치의 존재를 인지하는 단계이고, 다음은 그 가치의 실현을 위해 자기를 내던질 결의를 하게 되는 단계이다. 그중 에서 자신의 문학관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더하여 세상 사람들이 "문학을 통하여 어떤 가치를 가지고 실현..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 책은 사연이 참 많습니다. (한참전에) 서평단에서 책을 받아 읽고 여러명에게 빌려주어 읽게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좋은 책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구매하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요즈음 처럼 책을 사지 않는 시대에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또한 이 책으로 인하여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였으니 책 제목처럼 '못난 놈'의 하룻밤의 푸닥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여름밤의 꿈'이라 말 할 수도 있겠지요. 개꿈이지만요. 신경림의 글은 어딘지 모르게 정감이 갑니다. 이웃집에 사시는 마음씨 좋은 조금은 나이든 아저씨의 느낌입니다. 늘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실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아이들을 불러놓고 막걸리로 한 잔 축여가며 두런두런 동네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아저씨가 떠오릅니다. 책의 기획의도처럼 '.. 한때는... 혁명을 꿈꾸었는데... 한때는 詩가 혁명을 도모하리라 생각했다. 문학이 혁명을 주도하리라 생각했다. 부질없는 상상이었다. 지금은 부질없는 문자의 나열이다. 시가 죽고 문학이 죽은 지금 혁명이 무에 그리 중요할까마는 그래도 혁명을 꿈꾸던 그날이 내일이라 생각한다. 한때는 파리의 바리게이트와 전공투의 화흔이 남아있는 동경대를 생각했고 그것이 혁명의 단초라 생각했다. 한때는 詩가 모든 것을 대변하리라 아침저녁으로 읽으며 혁명을 생각했다. 부질없는 상상이다. 지금은 지나간 기억이라 여긴다. 차라리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는다'한떄는 혁명ㅇ 시인의 말이 절절이 들린다. 法이 없으면 詩도 없을 것이라 노래한 시인은 저 세상에서 뭐라 생각하고 있을까? 詩가 나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詩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한때는 혁명을 상.. 현기영 - 작가와의 만남 현기영선생의 강연회가 있다. 시간은 많이 남아있으나 구글캘린더에 적어 놓아야겠다. '순이삼촌'책을 가지고 가서 사인이라도 받아야겠다.. 고양시립도서관 ■ 주제 : 소설가 현기영과 함께 하는 소설과 삶 이야기 ■ 약력 : 1941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였고, 20여 년간 교직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에 단편 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고, 제5회 신동엽창작기금(1986)과 제5회 만해문학상(1990), 제2회 오영수문학상(1994), 1999년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제주도 현대사의 비극을 지속적으로 다뤄오면서 중후한 문체로 오늘의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그의 작품들을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 , 는 4ㆍ3의 비극을, 는 80년 전 방성칠, 이재수의 난을.. 아침을 詩와 함께 오늘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 메일로 시와 문장을 플래시로 배달하여 준다. 문학나눔 이란 사이트가 있다. 이 곳에 회원또는 비회원으로도 메일링을 신청할 수 있다. 아직 받아보지 못하여 어떤 느낌일지 모르지만 설레인다. 내가 정하는 시가 아니라 누가 나에게 권하는 詩. 얼마만인가? 하나의 카피가 눈에 띄인다. 문학은 꿈의 공장 "딩동! 시·소설 배달왔습니다" 성석제·안도현씨 내달 새 문학집배원으로 소설가 성석제(47)씨와 시인 안도현(46)씨가 새로운 문학집배원이 됐다. 이들은 5월부터 자신이 선정한 시작품과 명문장을 육성으로 녹음, e메일 플래시를 통해 독자들에게 매주 한 번씩 배달한다. 문학나눔추진위원회(위원장 김치수·www.for―munhak.or.kr)가 지난해 시작한 문학집배원 프로그램은 1년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