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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202)
책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출판생태계 살리기》 날로 위축되어가는 독서 인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자’는 백번 지당하신 말씀을 귀에 못이 막히도록 되풀이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사회 개혁이 필요하다. 누군들 ‘책이 마음의 양식’임을 몰라서 책을 멀리한단 말인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고 미봉책만으로 현실을 타개할 수 없다. 독서 인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책을 읽자’고 백날 외친다고 책이 더 팔리는 게 아니다. ‘책이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은 없다. “도대체 책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지금껏 단지 관습적으로 믿어왔던 ‘책’의 의미와 역할과 기능과 속성이 현실적으로 유효한가. 혹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예”라고 하겠다. 《도가니》는 소..
풍수로 읽는 사람이야기 :《동양학을 읽는 월요일》 스스로 직업을 '이야기를 팔아 먹고산다'는 뜻의 '매설가賣說家'라 말한다. 이야기의 넘나듦이 예사롭지 않다. 《동양학을 읽는 월요일》의 '동양학'은 '풍수'를 말한다. 제목을 달리 말하면 '풍수로 읽는 사람 이야기'이다. 동양학이 풍수와 무관할 수 없다. 우리의 삶이 그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저자로서는 어쩔 수 없겠지만, 대부분을 풍수와 연결짓는 저자의 방식은 혹자는 거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거북한 것은 조선일보에 연재될 만큼의 역사관이다. 비슬산琵瑟山의 四王說도 그중 하나이다. 또, 5·16을 인조반정 이후 노론에 대해 배고픈 남인이 처음 정권을 잡은 연장선으로 본 것 등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고추가 전래한 것은 16세기 말이라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책에서는 순..
세노야로 바라본 우리말 속 일본말 세노야 세노야 /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 세노야 / 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세노야 세노야 /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 산과 바다에 우리가 받네 세노야 세노야 / 기쁜 일이면 바다에 주고 /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는 양희은의 노래로 잘 알려진 노래다. 구슬픈 멜로디에 아름다운 시가 어우러져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며칠 전 한겨레신문에 '세노야'가 우리말이 아닌 일본어라는 내용의 칼럼이 실렸다. "'세노야'는 일본 어부들이 배에서 (주로 멸치잡이) 그물을 당기면서 부르던 뱃노래 후렴이다. 남해 지역에서 취재한 여러 자료를 분석하면 동쪽으로 갈수록 일본말이 많아진다. '세노야'는 우리말이 아닌 것이 확실해 보인다."라고 말한다..
마른 여자, 뚱뚱한 여자 그리고 날씬한 여자 잘 빠진 몸매, 아기 피부처럼 매끄러운 살결, 반짝이는 눈동자, 건강한 머릿결, 신선하고 유쾌한 이미지 등은 여성이 지닐 수 있는 최고의 무기로 꼽힌다. 그중에서 우선 몸매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보디라인은 골격과 근육에 쌓인 지방이 연결되어 만들어 내는 곡선이다. 여성의 몸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볼 때 25퍼센트 이상인 반면 남자는 12.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여자가 남자보다 체지방 비율이 높은 것은 번식능력과 높은 상관관계를 지닌다. 가슴과 허리, 엉덩이 부분에 집중적으로 분포된 지방은 ‘나는 아기를 낳을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남자들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도구이다. 마른 여성, 다시 말해 체지방 비율이 24퍼센트 이하인 여성은 임신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하고, 깡마른 여자는..
황교익이 알려주는 《우리 음식 맛의 기준》 맛 칼럼니스트와 맛집 칼럼니스트와는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으로 황교익은 '맛집' 칼럼니스트가 아니라고 말한다. 더욱이 그 말을 혐오한다. 시사인을 몇 년 만에 처음 샀다. 주간지라는 게 (나에게는) 권위를 잃은 지 오래다. 그런 주간지를 별책부록 때문에 구매했다. 그 별책부록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쓴 《우리 음식 맛의 기준》이다. 황교익은 《미각의 제국》 이후 더 좋아진 작가이다. 그의 글은 맛이 난다.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햅쌀밥 같다. 좋은 쌀로 지은 흰 쌀밥은 반찬이 부실해도 맛있다. 그의 글이 그러하다.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곱씹을수록 맛이 난다. 그의 글이 좋다. 그래서 나는 황교익이 좋다. 맛있다는 음식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관련 정보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옵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 ..
절망은 허망하다. 희망이 그러하듯이 법정도 알고 도 알지만 정작 를 읽어 본 이가 얼마나 될까? 문고판으로 몇십만 부가 팔렸다고 하지만 지금은 팔지도 않으니 읽을 방도가 없다. 얼마 만에 다시 읽는지 그 햇수를 셀 수도 없이 오래되었다. 어쩌면 지금 처음 읽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탈로 칼비노의 말처럼 나도 를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읽다' 앞에 붙은 '다시'라는 말은 그는 유명 저작을 아직 읽지 않았음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의 궁색한 위선을 드러낸다고 했다. 소유는 이해와 정비례한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법정은 무소유를 말하고 그 실천으로 책을 걷어갔다. 이문열의 의 고죽이 젊은 날 치기 어린 작품을 걷어 태워버린 것이 떠오르면 법정..
모두가 루머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그 피해자이다 루머가 난무하는 사회이다. 대한민국을 루머공화국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므로 이 또한 루머라고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그렇다고 하지 못한다. 단지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루머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이야기를 들으면 맞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사실인가? 진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라 반문한다면 고개는 갸우뚱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래도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고 생각한다. 루머는 스스로 자라고 스스로 변이한다. 누구도 루머에게서 자유롭지 못한다. 모두가 루머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그 피해자이다. 그렇다면 누가 루머를 만드는가. 만들어진 루머는 어떻게 퍼지는가. 또 말도 안 되는 루머를 왜 사람들은 믿는가. 이러한 질문에 누구도 답을 하지 못한다. 가장 중요..
미각味覺은 미학美學이다 : 《미각의 제국》 "어둠이 있어야 빛의 황홀도 있다. 미식美食이란, 음식에서 어둠의 맛까지 느끼는 일이다." 책에는 한자가 없지만, 내용상 좋은 음식 또는 그런 음식을 먹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미각은 모든 감각과 통한다. 섬세하게 다듬으면 세상이 보이고 들린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미각味覺은 미학美學이다."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눈으로만 보지 말고, 혀로만 느끼지 말고, 모든 감각으로 느끼고 음미해야 한다.물 : 물은 눈으로 봐 맑아야 하며 냄새가 없어야 한다. 혀에서 가벼워야 하며 목구멍으로 넘길 때 부드러워야 한다. 좋은 물은 마지막으로 '정신적' 조건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물은 음식맛, 그 음식을 먹는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한다.소금 : 소금은 달지 않다. 소금의 노릇은 음식 재료에 숨어 ..
비굴하면 비겁한가? 비굴하면 비겁한가? 비굴함과 비겁함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혹자는 '적당히 비굴하면 사람이 모인다'고 했다. 하지만 '적당히 비겁하면 사람이 모인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린다. 그렇다면 비굴함과 비겁함은 차이가 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見義不爲 無勇也 견의불위 무용야 의를 보고 행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知而不爲 是無勇也 지이불위 시무용야 알고도 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공자는 《論語》에서 용勇을 말하고 있다. 용기勇氣가 없는 것이 '비굴'한 것인지 아니면 '비겁'한 것일까? 먼저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설명을 살펴보자. 비굴卑屈하다 : 용기나 줏대가 없어 남에게 굽히기 쉽다. 굽히다 : 뜻, 주장, 지조 따위를 꺾고 남을 따르다. 비겁卑怯하다 : 비열하고 겁이 많다. 비열卑劣하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기 나라의 영토를 헌법에 명확하게 규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영토는 조약, 매입 그리고 정복 등을 통해 항상 바뀔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헌법이 이처럼 엄격하게 영토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북한 지역이 우리의 영토라는 사실을 천명하려는 의도로 이해되며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간접적으로 선언하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또한, 영토를 확정함으로써 더 이상의 영토적 야심이 없음을 천명하는 의미가 있다. 이러한 규정은 방어적 의미가 있다. 외부 세력에 의한 영토 축소의 위협이 발생했을 때, 유력한 대항 자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수많은 외적 침입과 식민지를 겪은 역사적 경험이 이러..
간언하지 않는 세상은 미래가 없다 효경孝經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바탕으로 집안의 질서를 세우는 일이 치국治國의 근본이며, 효도야말로 천天 · 지地 · 인人 삼재三才를 관철하고 모든 신분계층에 같이 적용되는 최고덕목 · 윤리규범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諫諍章 _第十五 증자曾子가 말하였다. "자애慈愛하고 공경恭敬하는 것과 어버이를 편안하게 하고 이름을 날리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감히 여쭙건대, 자식이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기만 하는 것을 효라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게 무슨 말이냐, 이게 무슨 말이냐! 옛날에 천자天子에게 간언諫言하는 신하가 일곱 명만 있으면 비록 도道가 없더라도 천하를 잃지 않았고, 제후諸侯에게 간언하는 신하 다섯 명만 있으면 비록 도가 없더라도 나라를 잃지 않았으며, 대부..
서양인의 눈으로 본 조선왕국 - 하멜 표류기 하멜은 십 수년간의 조선 억류 후 탈출해 일본을 걸쳐 네넬란드 본국으로 돌아갔다. 본국으로 돌아간 하멜은 ‘표류기(漂流記)’와 ‘조선왕국기(朝鮮王國記)’로 구성된 《하멜 표류기》를 써서 보고하였다. ‘표류기’는 네덜란드를 떠난 이후 조선에서의 억류 생활을 거쳐 다시 귀국할 때까지 일어난 일을 기록한 일지이다. 난파 경위, 조선에 표박한 이후 하멜 일행이 겪은 체험과 감상이 연대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멜 일행이 조선에 체류하는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생활하였는지를 상세히 기록했다. ‘조선 왕국기’는 조선의 지리, 풍토, 산물, 정치, 군사, 형법 제도, 종교, 교육, 교역, 특산물, 환경 그리고 민족성 등 하멜이 조선에서 체류하면서 보고 들은 조선에 대한 각종 정보를 기록했다. 향후 교류 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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