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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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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습관성 약품, 대마초는 마약이 아닌가? 《18cm 여행 (개인편)》을 읽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18센티미터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표현하기 어려운 단순한 크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18센티미터는 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이 책은 남자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 그리고 여자, 그 둘 사이에 일어나는 지극히 당연하고 생리적인 관계, 즉 섹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는 수십만 킬로미터 떨어진 달 표면에서 일어나는 일은 잘 알지만 정작 배꼽 아래 10센티미터에서 일어나는 일은 잘 알지 못한다. 아이러니 한 일이다. 이는 우리가 그것에 무지하기도 하지만 금기시하는 사회풍토에 더 큰 원인이 있다. 저자도 말하듯이 "우리 중에 페니스를 지나 질로의 18센티미터 여행하던 중 다른 반쪽을 만나 자궁을..
오래 같이 산 부부 같은 심야식당 8 처음 연애하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그것도 잠시, 조금 지나면 시들해진다. 알 것 다 알아 다음 것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비단 연애만이 아니다. 좋아하던 것이 싫증이 난다. 싫증이 나지 않는 것은 오직 아이의 얼굴이다. 또 하나가 있다. 재즈다. 그 깊이를 알 수 없으니 계속 양파를 벗기는 느낌으로 항상 새롭다. 그래서 질리지 않는다. 야베 아로의 을 읽었다. 2008년 겨울 처음 1권을 읽고 5권까지 사서 읽었다. (한 번쯤 가고 싶은 심야식당) 하지만 지금 책은 나에게 없다. 무인서가를 위해 책을 주었다. 그 뒤로 기억에서 잊었다. 1권을 읽고 야릇한 느낌에 어쩔 줄 몰랐다. 그 느낌도 권 수가 지속되면서 나에게 흥분과 짜릿함을 주지 못했다. 한정된 공간 특이한 (사실 특이한 것이 ..
불의에 맞서는 우리의 분노는 여전히 그대로 살아있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 스테판 에셀은 레지스탕스의 동기가 '분노'였음을 환기하며 "여러분 각자가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찾으십시오. 역사의 큰 흐름에 합류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연설이 바로 이 책의 시발점이 되었다. 레지스탕스이며 1948년 12월 10일 작성에 참여한 저자 스테판 에셀이 이 시대에 외치는 선언이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저자는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라고 말한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내 앞가림이나 잘할 수밖에..." 이런 식의 말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
삼국지가 재미있는 이유는 모두 '3' 때문이다 삼국 시대라는 역사적 시대가 후세 사람으로부터 이 정도까지 사랑을 받고 줄곧 이야기된 것 또한 '3'이라는 수와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 이야기꾼은 대체로 전란과 분열의 세계를 다룬다. 평화롭고 안정된 시대의 이야기는 들어서 재미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분열된 난세가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너무 복잡하게 여러 축으로 나뉘져 버리면 이야기로 꾸며 내기 어렵다. 반대로 두 영웅의 대결 구도는 자칫하면 단조로워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그 사이의 셋 정도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삼자정립은 분열과 항쟁의 관계에서는 갖아 안정된 성질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두 영웅은 양립하기 어렵지만, 삼강의 정립과 경합은 그 나름대로 구조적인 안정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삼각관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유를 꿈꾸는 非자유인, 飛자유인 그대 이름은 비주류 자유인을 꿈꿨다. 자유라는 말이 생긴 그날부터 그 자유로 때문에 감옥이 생기고 이 땅은 하나의 거대한 사상의 감옥이 되었다. 비자유인을 꿈꿨다. 비자유인은 非자유인이며 飛자유인이다. 인간들은 자유로써 너무도 자주 기만을 당한다. 자유가 가장 숭고한 감정의 하나로 헤아려지는 것과 같이, 그에 상응하는 착각 역시 가장 숭고한 감정의 하나이다. 학술원의 피터도 붙잡혀 왔지만, 결코 자유를 원하지 않았다. 출구가 하나의 착각일 뿐이라 하더라도, 오른쪽, 왼쪽, 그 어디로든 다만 하나의 출구를 원한다. 장석주는 비주류가 자신의 본능이라 말한다. 비주류는 언제나 바깥이고 변두리고 非급이고 B급이고 삼류다. 소수자이다. 장석주는 삼류라 말하지만, 비주류는 삼류가 아니다. B급이며 플랜B다. 플랜B는 지금의 대안이 아..
오행론으로 삼국지를 바로 읽기 2002년 11월 9일 에 쓰인 삼국지에 관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먼저 장정일의 글에서 언급된 춘추사관, 정통론 그리고 언급하지 않았지만, 삼국지뿐 아니라 중국을 이해하는데 기본이 되는 오행설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 글은 (김문경, 사계절)을 참조했다. 삼국지의 정통론은 가볍게 여길 내용이 아니므로 다음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겠다. 이덕무는 그의 저서 에서 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다. 그의 말은 3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연의演義나 소설은 음란한 말을 기록한 것이니 보아서는 안 된다. 자제들이 보지 못하게 금해야 한다. 간혹 남에게 소설 내용을 끈덕지게 얘기하거나 그것을 읽도록 권하는 사람이 있는데 애석하도다! 사람의 무식이 어찌 이 지경일까? 는 진수의 정사와 혼동하기 쉬운 것이니, 엄격..
책만 보는 바보가 일러주는 사람답게 사는 길 이덕무는 아홉 가지의 올바른 몸가짐으로 “발은 무겁게, 손은 공손하게, 눈은 바르게, 입은 신중하게, 머리는 똑바르게, 서 있을 때는 의젓하게, 목소리는 조용하게, 숨소리는 고르게, 낯빛은 단정하게”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범이 되는 사람으로 “조광조의 공명하고 정직한 점, 이황의 침착하고 근신한 점, 율곡 이이의 자세하고 온화한 점, 조헌의 근면하고 정확한 점”을 들었다. (, 솔출판사, 1996, 김성동 편역)은 이덕무가 35살 때 지었다. '어린이의 예절(童規)', '여성의 예절(婦儀)', 선비의 예절(士典)'의 3편 9백 24장으로 된 이 책은 선비와 부녀자와 아이가 나날의 삶에서 배우고 지켜야 할 예의범절과 올바르게 닦아 나가야 할 삶의 자세와 몸가짐을 조목조목 적어놓은 일종의 수신 교과서이다..
한국 최초의 다방은 독일식 다방이었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에는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이 나온다. 그런 다방에는 다방커피가 있다. 다방에 가면 레지라 불리는 언니가 '어떻게 타드릴까요?'라 묻는다. 그러면 대부분 보통이라고 말한다. 커피 하나, 프림 둘, 설탕 둘 또는 셋을 타서 준다. 일반적인 다방커피이다. 이 커피 파는 방식은 다방뿐이 아니다. 집에 손님이 와도 '어떻게 드세요?'라 묻는다. 아리따운 여인과 첫 만남에서도 남자는 여자에게 묻는다. 몇 개 타세요. 각설탕 몇 개를 넣어주는 센스로 여자에게 호감을 주려 했다. 1990년대 말 원두커피를 종이컵에 담아 판매하는 미국식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인기를 끌면서 인스턴트 커피의 인기는 시들어갔다. 하지만 다방커피는 청바지와 잘 어울리는 하나의 문화였고 농촌에서도 ..
사람이야 말로 가장 감상 가치가 풍부한 존재이다 프레시안 books이 2012년 신년호를 '내가 사랑하는 저자' 특집으로 열두 명의 필자가 각기 자신이 좋아하는 저자를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중텐에 관한 기사를 읽고 나도 그의 구라(?)에 관심이 많기에 다시 옮겨 읽어보고자 한다. 12권의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고 하는데 내가 읽은 것은 그 중에서 , 그리고 이렇게 3권이다. 나는 이중에서 을 가장 좋게 읽었다. 아래의 내용에도 이중텐의 대표작이라 하니 그것을 읽은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문학 비평, 예술 비평은 있지만 인물 비평은 찾아볼 수 없다. 더러 인물에 대한 전기나 일화는 있지만 인물 감상은 없다. 사실 사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감상 가치가 풍부한 존재 아닌가. 술과 차, 그림과 시도 품평을 하는데, 어째서 인물 품평은 없단 말인가? 이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 지금 읽고 있는 최명 교수의 (1993, 조선일보)가 (1, 2권)으로 2003년 재 출간 되었다. 그것에 대한 2003년 서평이다. 서평에는 얼마전 읽은 김문경 교수의 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김문경 교수는 의 저자 나관중에 대한 해석은 삼국지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또한 삼국지가 오백년을 넘게 베스트셀러로 유지하게 한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 야마구치 히사카즈의 를 삼국지가 아닌 삼국지 관련 책으로 1순위로 권하고 있다. 김문경 교수도 말한 정통론에 관한 것은 최명 교수의 책에서 한 챕터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정통론은 삼국지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는 "삼국지 마니아들이 촉한(蜀漢) 정통론이니 조위(曹魏) 정통론이니 하는 것에 대해 다분히 비판적이다. 왕조의 정통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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