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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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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4주 새로 나온 책 최근 미국에 '요요(YOYO) 경제'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네 일은 네가 책임져라(You're On Your Own)'는 구호를 앞세우며 실직을 노동자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를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실업은 개인이 무능한 탓일까.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그토록 무능한 사람으로 만든 것일까.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수갑(The Invisible Handcuffs Of Capitalism)'이 원제인 이 책에서 마이클 페럴먼은, 자신이 일을 잃고 가난해진 원인을 무능 때문이라고 여기는 노동자들의 자책을 강하게 부정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로 좌파 경제학자인 저자는 '노동자의 삶'에 초점을 맞춰 자본주의 시스템과 주류 경제학의 모순을 끄집어내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데 주력한다. '근대 경제학..
2014년 4월 3주 새로 나온 책 전 세계 여성의 생활 필수품이 된 나일론 스타킹. 1940년 듀폰사에서 처음 출시된 스타킹은 올이 풀리지 않고 자동차 한 대를 끌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신는 스타킹은 틈만 나면 올이 풀리고 구멍이 나는 제품이 됐다. 어떻게 된 일일까. 저자는 코지마 단노리트세르의 영화 ‘전구 음모 이론’에서 다룬 나일론 스타킹에 관한 실화를 소개한다. “산 업 논리가 스타킹 생산에 적용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은 이 기적의 섬유를 덜 질기게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고의로 결함의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 자외선으로부터 나일론을 보호하기 위해 넣는 첨가물의 양을 조절하면서 임무가 완수됐다. 여성들은 좋든 싫든 규칙적으로 새 스타킹을 구입할 수 밖에 ..
2014년 4월 1주 새로 나온 책 역사적 예수의 실체를 꾸준히 쫓아온 독자에게 레자 아슬란의 (와이즈베리, 2014)은 복습이다. 그런데도 이 책은 흥미롭고 충격적이다. ‘열심’을 뜻하는 젤롯(zealot)은 원래 토라(모세5경)와 율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이방신을 섬기지 않으며 하느님의 주권에 무조건 헌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열심’은 유대가 로마의 속주가 된 기원전 63년부터 이스라엘 땅에서 로마인과 로마에 빌붙은 유대 지배층을 무력으로 물리치는 것으로 바뀌었다. 예수는 하느님의 땅인 이스라엘과 예루살렘 성전에서 이방 군대와 부정한 권력을 몰아내겠다는 예언자 겸 혁명가들이 속출하던 시기에 태어나고 자랐다. 기원후 1세기 동안 유대인이 살던 땅은 종교적 열망과 정치적 변혁이 합쳐진 ‘메시아 운동’으로 들끓었고, 메시아를 자처하는 숱한 ..
2014년 2월 1주 새로 나온 책 부족 시대에는 주술사가 있었다. 중세에는 성직자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법률가가 있다. 어느 시대에나, 자신이 갈고 닦은 특수한 지식의 권위를 지켜 내기 위해, 기술적 수법에 뻔뻔하고 그럴듯한 말장난을 첨가해, 인간 사회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영특한 무리가 있었다. *2012년 기준으로 판사·검사·변호사를 합친 법조인들의 수는 1만7000여명이다. 한국 인구를 5000만명으로 잡았을 때 전체 인구의 0.03%에 불과하다. 법조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은 전체 인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을 훨씬 넘어선다. 2012년 총선에서 법조인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율은 14%에 달했다. 법률가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2004년 5월, 당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하고 같은해 10월 행정수도 이전..
2014년 1월 2주 새로 나온 책 창조적 천재란 결국 평범한 사람보다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많이 실패한 사람일 뿐이다. 켈리 형제는 이를 "누구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혁신의 수학"이라며 "더 많은 성공을 원한다면 더 많은 실패를 가볍게 넘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표현했다. 자녀를 창조적으로 키우고 싶은가. 회사를 창조적인 분위기로 이끌고 싶은가. 간단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도록 실패를 허락하면 된다. * "당신의 삶을 이리저리 찔러보면 뭔가가 팍 솟구쳐 나온다는 걸 이해하는 순간, 당신은 삶을 변화시킬 수 있고 다시 주조할 수 있다. 어쩌면 그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당신이 일단 그걸 알게 되면 이후의 당신은 그전의 당신과 같은 사람일 수 없다." 애플의 창시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창조적인 인물의 대명사..
2014년 1월 1주 새로 나온 책 자본이 사적으로 지배할 것이냐, 아니면 국가가 공적으로 통제할 것이냐? 혹은 사유화이냐, 국유화이냐? 그동안 우리가 봐 온 양자택일의 선택지 앞에서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공통체》. 현존하는 가장 급진적인 학자이자 투사로 불리는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가 함께 쓴 ‘제국 3부작’의 마지막 책이자 종합편이다. 저자는 전작 《제국》에서는 민족과 국가를 초월한 전 지구적 제국 권력이 낳을 파장을 경고했고, 후속작 《다중》에서는 네트워크적인 제국화가 오히려 그에 대항하는 다중을 탄생시킨다는 통찰을 내놓았다. 2013년 터키의 게지공원 재건축 반대시위, 브라질의 버스비 인상 반대집회, 한국의 철도 민영화 저지운동 등이 보여주듯이 이미 다중은 공원, 버스, 철도와 같은 공통의 것에 대..
2013년 12월 2주 새로 나온 책 숟가락·젓가락·포크·나이프 같은 식기(食器)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저명한 영국 음식 칼럼니스트 비 윌슨(Bee Wilson)은 "도구는 처음에 어떤 필요 때문에 채택되지만 도구에 대한 애착은 시간이 흐를수록 문화에 좌우된다"고 말한다. 미국 조지아에 있는 공장에서 해마다 중국·일본·한국으로 일회용 젓가락 수십억 벌을 수출하고 있다. 음식은 시대와 장소를 말해준다. 석기시대부터 인류는 어떻게 하면 더 잘 먹을까 고민하며 창의적인 도구를 발명해왔다. 이 책은 인간이 어떻게 요리하고 먹었는지에 대한 문화사다. 모든 인간 사회에는 숟가락이 있다. 포크나 젓가락은 둘 중 하나를 주로 쓰는 곳으로 쉽게 나눌 수 있지만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문화권은 거의 없다. 숟가락은 온화한 도구다. 아기도 쉽게 쓴다. 영장류..
2013년 12월 1주 새로 나온 책 기록의 욕구는 인간의 본능일지 모른다. 그 욕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진화된 필기구를 통해 충족됐을 것이다.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들이 나무나 금속의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사용한 스타일러스가 인류 최초의 필기구로 꼽힌다. 새의 깃털을 이용해 만든 깃펜은 서기 500년께 나왔다. 먹물을 찍어 쓰는 깃펜은 유럽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지만, 펜촉을 바꿔 끼워야 하는 건 꽤 성가신 일이었다. 펜촉을 금속으로 대체한 딥펜은 그래서 등장했다. 그렇다면 현대의 만년필은 언제 나왔을까. 1883년 미국 뉴욕 보험업자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이 만든 만년필이 1호다. 워터맨은 이로써 '만년필의 아버지'가 됐다. 올해로 창립 125주년이 된 파커는 역사상 인간이 원하는 만큼의 완전한 내구를 가진 펜을 처음 등장..
2013년 11월 5주 새로 나온 책 (문학동네)는 필화(筆禍) 사건을 통해 횡포를 저지르는 권력과 그들에 맞선 이들의 싸움을 전하는 책이다. 말과 글을 문제 삼아 사람들을 옥죄는 부당한 권력의 생리와 횡포, 그에 맞선 양심적인 인사들의 고난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굴곡진 한국 현대사의 명암을 고스란히 만나게 된다.책의 저자는 대한민국 인권 변론의 대명사격인 한승헌 변호사다. 한 변호사는 1960~1980년대 군부 독재 시절의 대표적인 시국 변호사였다. 수많은 양심수 변론을 통해 인권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이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변호사인 그 자신이 한 여성잡지에 사형제도를 비판한 수필을 기고한 일로 중앙정보부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기도 했다.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한 변호사는 올해로 법조생활 55년을..
2013년 11월 4주 새로 나온 책 세포도 자살한다. 세포자살(apoptosis)은 발생과 분화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야 할 때, 또는 세포가 훼손돼 암세포로 바뀔 가능성이 있을 때 일어난다. 즉 더 큰 이익, 몸 전체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사람의 자살은 사뭇 다르다. 자살자는 남은 이들에게 심대한 정신적 충격을 안긴다. 매우 극단적인 '공격'이다. 자살은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1897년 '자살론'에서 "자살은 개인적인 요인이기보다 사회적인 사실 때문이다"라고 쓰기 전까지는 죄악으로 치부됐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1만477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통계청과 경찰청의 자살률 통계는 일치하지 않는다. 사망신고서에 자살자의 사망 원인을 허위로 기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땅에서는 자살과 그에 대한 발화를 인정하지 ..
2013년 11월 3주 새로 나온 책 "낡은 것은 죽어 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을 때 위기는 깊어가고 병적 징후가 출현한다." '헤게모니'이론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공산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의 언명이 어느 때보다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지난 2008년의 세계적 금융 위기는 신자유주의에 파산 선고를 내렸다. 그런데도 자본주의 시장경제만이 살 길이요, 뼈를 깎는 구조 조정과 공공 지출 축소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밖에 없다는 기득권층의 일관된 주장이 먹혀드는 게 현실이다. 2011년 자본주의 탐욕에 항거하는 월스트리트 시위에서 출발해 미국 사회를 뒤엎을 것 같았던 '점령하라!' 운동도 73일 만에 경찰에 의해 어이없이 무너졌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인간이 서로 포식자가 되기를 강요하고 있다. 마치 '잘난 놈..
2013년 11월 2주 새로 나온 책 이케아는 세계 35개국에 253개의 매장을 보유한 스웨덴의 다국적 가구기업이다. 이 이케아의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블룸버그가 선정한 올해 세계 갑부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최고 부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7위인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부자인지 짐작이 간다. 이 회장의 4배가 훨씬 넘는 재산을 갖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 갑부로 명성이 자자한 잉바르 캄프라드지만 한편으론 지독한 구두쇠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다른 사람에게 보내며, 출장갈 때 어지간한 거리면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탄다고 한다. 이때 물론 경로 우대 할인도 꼭 챙긴다. 또 슈퍼마켓에 갈 때는 떨이 상품을 싸게 사기 위해 항상 문 닫기 직전에 간단다. 이 밖에도 폐지를 잘..
2013년 11월 1주 새로 나온 책 미국 내 유대인 매체인 ‘주이시저널’은 총 6명의 유대인이 올해 노벨상의 주인이 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현재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유대인 비율은 약 22%에 이른다. 책에 따르면 오늘날 지구촌에서는 하루에도 수천 번씩 유대인의 이름이 불리고 있다. 페리에 생수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에스티로더, 헤레나 루빈스타인 화장품, 비달사순 샴푸, 리바이스 청바지, 코닥필름, 샘소나이트 가방 등이 그것이다. 책은 유대인의 창의성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정보기술(IT), 영화산업, 관광산업 등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분야에서 활약하는 유대인들에 주목했다. ‘베스트(Best)는 단 한 명뿐이지만 유니크(Unique)는 모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유대인 부모들이 공..
2013년 10월 4주 새로 나온 책 온 세상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던 때가 있었다. 사람들은 힘 모으기가 쉬웠다. 자신감이 넘쳐 신의 자리까지 넘봤다. 하늘에 닿는 탑을 쌓아 올리려다 결국 신의 분노를 샀다. 신은 인간들이 서로 말이 안 통하도록 언어를 뒤섞었다. 성경이 전하는 바벨탑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갸우뚱한 이가 있었다. “과거에 인간들이 저지른 죗값으로 언어의 혼란이 생겼다면, 오늘날은 반대로 언어의 혼란이 범죄를 야기하는 건 아닌가.” 1887년 국제공용어 에스페란토를 발표한 안과의사 라자루스 자멘호프 박사(1859~1917)였다. 유대인이었던 자멘호프는 여러 민족이 섞여 살았던 폴란드 비알리스토크(당시 러시아령)에서 태어났다. 서로 다른 민족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건 일상이었다. 모스크바 유학 시절에는 뿌리 깊은 반유대인..
2013년 10월 3주 새로 나온 책 이 책은 ‘아프리카에 관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아프리카인의 역사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질(지리)·기후·고고·생물·언어·인류학을 총동원해 아프리카의 자연사 및 그곳에서 살아온 인류의 역사를 훑고 있다. 저자가 동원하고 있는 학문 분야는 이뿐만이 아니다. 농업경제학과 심지어 기생충학까지 섭렵한 저자는 이처럼 다양한 학제 간 연구 성과를 토대로 방대한 아프리카의 역사를 솜씨 좋게 엮어냈다. 책 제목 그대로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아프리카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괴(陸塊)다. 대륙의 97%가 3억여 년 동안이나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부분의 연대는 5억5000만 년 이상이고, 36억 년이나 된 곳도 있다.(중략) 다른 대륙들은 산맥이 형성되..
2013년 10월 2주 새로 나온 책 “무쇠솥 같은 거나/ 마음속에 걸어두고/ 괄은 장작불 석달 열흘은/ 지펴야 하리/ 마음 좀체 뜨거워지지 않으니/ 세상 오래 달궈야 하리/ 무쇠솥 같은 거나/ 세상에 걸어두고/ 석달 열흘은 식은 마음/ 달궈야 하리”(‘무쇠솥 같은 거나’) 그리움이 사라졌다는 건 마음이 식었다는 징표다. 무쇠솥이 장작불을 만나지 못하고 싸늘하게 방치돼 있다는 얘기다. 그 식은 마음에 시가 깃들 리 만무하다. 하물며 평생 ‘그리움’을 붙들고 살아온 시인이라면 그 절망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저문 강에 삽을 씻으며 슬픔도 퍼다 버렸던 정희성(68·사진) 시인이 새 시집 ‘그리운 나무’(창작과비평)를 냈다. 정갈하면서도 깊은 시심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시인의 단아한 시들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그리움’에 대한 ..
2013년 10월 1주 새로 나온 책 올해로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의 걸작 (일명 )가 완성된 지 꼭 500주년이다. 1513년 탈고됐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의 사후인 1532년 출간된 는 단테의 을 제치고 가장 많이 번역된 불후의 이탈리아 고전이다. 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권모술수의 교활한 교본'이라는 혹평부터 종교나 도덕의 세계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인 정치의 세계를 발견한 '근대 정치 사상의 독보적 출발'이란 극찬까지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는 모순어법, 수사적 장치, 역사적 사실의 의도적 조작에다 해학까지 가세해, 오독의 여지가 가장 많아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수께끼 같은 책이다. 대표적인 예로 볼로냐대학에서 마키아벨리를 연구한 수재였던 무솔리니는 에서 '..
2013년 9월 4주 새로 나온 책 책 ‘정도전의 선택’은 개혁이 단순한 구호나 포퓰리즘을 넘어서기 위해 역사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며,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였던 여말선초 때의 정도전의 삶에 주목한다. 정 도전은 급진적인 개혁가였다. 자신의 생각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현실 정치에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안을 내놓았다. 그 결과물이 바로 조선왕조 500년을 주도한 사대부(士大夫)였다. 사대부는 유교적 덕목을 체득해 정치에 직접 관여하는 지식인층을 이르는 말이다. 정도전은 경륜을 갖춘 사대부가 임금과 함께 정치를 펼치는 군신공치(君臣共治)를 구상했다. ‘군주의 자질은 한결같지 않다. 그래서 재상은 아래로는 백관을 통솔하고 만민을 다스리며 위로는 군주와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또 군주의 잘못을 시정하는 역할을 게을리해서도 안 된다.’..
2013년 9월 3주 새로 나온 책 광고계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안테나를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흥미로운 현상이 눈에 띠기 시작했습니다. 이름하여 '비주류의 역습'. 영화, 음반, 도서, 미술, 예능 등 문화계 전반에 걸쳐 소위 '비주류' 또는 'B급'으로 분류되던 존재들이 '메이저' 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역사서歷史書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우리가 듣고 보고 배운 기존의 세계사를 뒤집는 새로운 해석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타밈 안사리가 저술한 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슬람인의 눈으로 세계사를 재해석한 타밈 안사리, 그가 들려주는 세계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어떻게 다를까요. 서구의 입맛대로 써내려 간 세계사 ..
2013년 9월 1주 새로 나온 책 도포를 입고 갓 쓴 남자가 밥을 먹고 있다. 개다리소반에는 밥과 국, 반찬 6개가 놓였다. 그런데 밥그릇 크기가 엄청나다. 높이 9㎝, 지름 13㎝, 용량 900㏄. 요즘 가정에서 사용하는 밥그릇 용량이 보통 270㏄다. 약 120년 전에 찍은 이 사진의 주인공은 현대 한국인이 세 끼에 걸쳐 먹을 양을 한 끼에 먹은 것이다. 실제로 조선시대 사람들은 밥을 많이 먹었고, 식자층에선 이걸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1681~1763)이 '성호사설' 제17권 '인사문(人事門)'에 쓴 '식소(食少)'라는 글을 보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식(多食)에 힘쓰는 것은 천하 으뜸이다. 최근 표류돼 유구(琉球·지금의 오키나와)에 간 자가 있었는데 그 나라 백성이 '너희의 풍속은 항상 큰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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