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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부’에서 ‘뉴스’로 진화하는 부고 기사
세계일보의 남다른 부고기사 제작기 - ‘터부’에서 ‘뉴스’로 진화하는 부고 기사이름과 사망일, 장례식장과 발인 일시 등이 간략하게 소개되는 부고 기사. 그러나 이 짧은 글에 한 사람의 일생을 담을 수는 없다. 최근 일반적인 부고 기사에서 벗어나 고인의 삶을 보다 상세히 기록하고자 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그중 하나인 세계일보 부고 기사의 제작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미리 죽음을 예측하면 불길한 결과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장례식 계획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1965년 1월 중순 90세 고령인 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의 임종이 임박했을 때 ‘처칠 장례식에 조문 대표로 누굴 보낼 것인가’라는 주한 미국대사관의 질의에 우리나라 외교부가 내놓은 답변이다. 당시 미 국무부는 세계 각국에 나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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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수난과 구도의 삶을 기억하며 - 김지하를 추도하며
김지하(金芝河), 1941년 2월 4일~2022년 5월 8일) 본명은 김영일(金英一) 김지하를 추도하며 ④돌이켜보면 1960년대 중엽 김지하를 처음 알게 됐을 때 그는 두 개의 얼굴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박정희 정권의 대일 굴욕외교를 반대하며 궐기한 학생운동 속의 모습이었습니다. 학교를 갓 졸업하고 어느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던 나는 근무가 끝나면 복학한 친구들을 만나러 동숭동의 농성현장으로 가곤 했었지요. 그때 김지하의 쉰 듯한 목소리가 뿜어내는 뜨거움을 나는 화상(火傷)의 위험처럼 느끼며 외곽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가정교사로 숙식을 해결하며 주로 서구문학의 좁은 울타리에 갇혀 지내온 나 같은 사람의 눈에는 당시 학생운동의 주역들이 외친 민족문제의 심각성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청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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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최동원에게, 친구야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 - 이만수
최동원(崔東原), 1958년 5월 24일~2011년 9월 14일 나의 친구이자 만인의 친구, 위대한 최동원 투수가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14년이 된다. 지금 40대 혹은 5-60대 이상이라면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무쇠 팔’ 최동원(崔東原·1958~2011) 투수를 기억할 것이다.선수 최동원은 근면과 성실, 열정과 집념으로 상징되는 ‘70~80년대 산업화 시대의 상징적인 모델이었다. 최동원 투수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 근성을 갖고 있다. 안쪽으로 들어오는 볼에 안타를 맞으면 다음 타석에서도 똑같이 안쪽 공으로 승부를 볼 정도로 승부사 기질이 있는 친구였다.최동원 투수를 처음 본 것은 중학교 2학년 시절이었다. 청주에서 열리는 문교부장관기 전국대회가 열렸다. 나는 대구중학교 대표로, 최동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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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진화시키는 방법 - 질문커뮤니티
질문을 진화시키는 방법1. 출발 질문 설정 • 문제를 시작할 기본 질문을 명확히 한다. 2. 질문의 확장 • 출발 질문에서 벗어나 “왜?”, “목적이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 상위 개념으로 발전시킨다. 3. 시야 확대 • 더 높은 관점에서 질문을 바라보면, 산업과 산업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관점으로 재조명할 수 있다. • 비슷한 질문으로 고민한 다른 업종과 연결할 수도 있다. 4. 해결책 적용 업종 탐색 • 자신이 찾은 해결책을 이미 활용한 다른 업종이 어디인지 알아본다. 질문의 기술• Why (왜): 근본 원인 탐구• What if (만약): 가정과 가능성 탐색• How (어떻게): 실행과 방법 구체화 창의적인 사고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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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만 겨레 앞에 머리 숙여 인사를 올립니다 - 故 늦봄 문익환 목사 부고광고
문익환(文益煥), 1918년 6월 1일 ~ 1994년 1월 18일 7천만 겨레 앞에 머리 숙여 인사를 올립니다“통일의 선구자 故 늦봄 문익환 목사 겨레장”에 참여하셔서 비통한 마음을 함께 나누고, 유가족을 위로하고, 통일위업 완성의 결의를 다지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해내외에서 여러분이 분향소를 차리고 애도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일성 주석과 국제사면 위원회(엠네스티인터내셔날)를 비롯한 많은 단체와 여러분이 목사님의 큰 뜻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조전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또한 북녘에서 조문단을 파견코자 노력하셨음을 감사드리며, 그 방문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민중의 벗"이신 문목사님을 잃은 슬픔을 딛고 일어나 다시 서기 위해서 우리는 다가오는 4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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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는 암흑시대를 밝힌 촛불 하나
김지하(金芝河), 1941년 2월 4일~2022년 5월 8일) 본명은 김영일(金英一) 김지하 시인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문단 및 문화계 인사는 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들에게 김지하는 촛불이었고, 민족 예술 1세대의 대선배였으며, 한편으로 인간 생명을 재해석한 시인이자 철학자였다. 시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문화계 인사 4인의 육성(肉聲)을 싣는다.●이문열(소설가)젊은 시절 내 소설 ‘황제를 위하여’를 읽고서 보자고 해 만났다. 그때 난초 한 포기를 그려준 것이 첫 만남이었다. 술자리에서 “사람들이 자꾸 나보고 내가 죽기를 바라는가보다, 왜 죽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거 같다”면서 그는 괴로워했다. ‘한때 헹가래를 받으며 솟구쳤다가 다시 떨어져 냉담한 대접을 받는 사람 기분이 이렇겠구나’ 생각했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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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깊게 만드는 질문 연습법 5가지 - 질문커뮤니티
질문은 문제의 본질로 다가가는 방향 감각을 키운다.질문은 답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확장하는 힘이다. 잘 던진 질문 하나가 모호한 문제를 선명하게 하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길을 찾게 만든다. 그렇다면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은 어떻게 길러질까? 다음 다섯 가지 방법은 질문력을 기르기 위한 구체적인 연습이다.① 자주 쓰는 앱에 질문 던지기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인터페이스를 의식적으로 바라보며 질문하라. “왜 이런 디자인을 택했을까?” “이 버튼은 꼭 필요한가?” 이런 질문은 의도를 추적하는 연습이다.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용자 관점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생긴다.② 사이드 프로젝트는 팀으로 하기협업은 최고의 질문 연습장이다. 누군가와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내 시선과 다른 관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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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불화했던 마광수 교수 별세
마광수(馬光洙), 1951년 4월 14일~2017년 9월 5일 ‘마광수’가 죽었다. 외람되게도 부고에서 이름 석 자만 쓴 것은 마광수라는 이름이 우리의 한 시대를 상징하는 기호였기 때문이다. 소설가 김연수가 “대뇌의 언어로 말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성기의 언어로 말하던 시절”이라고 회고했던 1990년대 들머리, 마광수는 스스로 시대를 드러내는 아이콘이었다.명문 대학 교수가 “야한 여자가 좋다”라고 떠들고 다녀서, 또는 “장미여관으로 가자”라고 뭇 여성을 꾀어서 마광수에 열광했던 것은 아니다. 고지식하고 점잖은(혹은 그러한 척만 하는) 사회와 혼자만의 방식으로 맞짱을 뜬 혈혈단신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응답하라’로 시작하는 TV 드라마가 동화처럼 어여쁘게 그려낸 그 시절, 마광수는 문화 게릴라였고 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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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쩡 참나무 얼어 터지는 날 —앞서서 나가신 님, 민중의 배짱 백기완선생 추모시
백기완(白基琓), 1932년 1월 24일~2021년 2월 15일 쩡쩡 참나무 얼어 터지는 날 —앞서서 나가신 님, 민중의 배짱 백기완선생 추모시—김태철(시인)벗이여 쩡쩡 참나무 얼어 터지는 날 새벽녘 향불 내음마저 떠나고 나 떠나는 꽃상여 소리에 울지 말아요 민중 승리의 맨 마루에서 우주의 깊이보다 더 깊은 민중의 배짱에 무지개 불을 지펴줘요 인류 최초로 돈과 분단과 학벌과 엘리트라는 저 제국의 공고한 벽을 허문 육개장처럼 얼큰하고 알싸한 일하는 사람들의 배짱과 그 맵고도 독한 노동 존중의 절정을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않게 노래, 노래를 해 주오여러분 혁명이 뭔 줄 아시죠 세상 사람들은 손바닥을 확 뒤집는 거이 혁명이라 하지만 난 혁명이란 손바닥에 흙 한 줌 고이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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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고는 당신이 직접 쓰라 … 죽기 전 최고의 글쓰기
타인의 부고를 쓰는 것 혹은 읽는 것은, ‘애도’라는 여비를 지불하고 한 인간의 인생 터널을 관람하는 ‘가성비 높은’ 체험이다. 수많은 죽음을 접한 그가 살아있는 이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무엇일까?바로 ‘당신의 부고는 당신이 직접 쓰라’다.만약 부모가 병석에 누워 돌아가실 날을 기다리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부모를 인터뷰해서 그들이 인생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을 기록하라고 권유한다. 가족의 인생 이야기조차 쓰기 전까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제임스 R. 해거티가 쓴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에는 망자를 묘사하는 신랄하고 유머러스한 수많은 부고가 샘플로 등장한다.오토바이로 사망한 형을 향해 ‘다정한 사람’이자 ‘어쩌면 동부에서 가장 지독한 짠돌이였을지도 모른다’고 묘사하는 동생,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