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行間/향기로운 시와 소설

(88)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살고 있다'는 것이다 신석神釋 _ 도연명陶渊明 大鈞無私力 대균무사력 - 천지의 변화는 사사롭지 않고 萬理自森著 만리자삼저 - 모든 섭리는 만물을 반영한다 人爲三才中 인위삼재중 - 사람이 삼재(天·地·人) 속에 있는 것은 豈不以我故 기불이아고 - 나로서 비롯됨이 아니겠는가 與君雖異物 여군수이물 - 내가 그대들과 다른 존재이긴 하나 生而相依附 생이상의부 - 날때부터 서로 의지해 함께 살면서 結託善惡同 결탁선악동 - 결탁하여 선과 악을 같이 했으니 安得不相語 안득불상어 - 어찌 한마디 안 하겠는가 三皇大聖人 삼황대성인 - 복희 신농 여와의 세 황제도 今復在何處 금부재하처 - 죽어서 지금은 어디에도 없으며 彭祖愛永年 팽조애영년 - 불로장생을 꿈꾸던 팽조도 欲留不得住 욕류부득주 - 결국 죽어 살아 남지 못했네 老少同一死 노소동일사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 군상 성석제는 처음이다. 이름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기 작품집을 읽고 싶었다. 성석제에 관심을 둔 이유는 항간에 떠도는 그의 평판보다도 '엽편소설'이기 때문이다. 마침 이 책이 50퍼센트 할인하는 것을 알라딘에서 보고 주문하고 바로 읽었다. 이 책을 읽고난 감회는 참 '인간적이다'이다. 내가 '인간적'이라고 말한 것은 많은 인간 군상이 나온다. 어떤 이는 우리가 자주보는 인간이며 또 어떤 이는 참 희한해서 소설 속이 아니라면 볼 수 없는 인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곁에 있는 인간이다. 책은 이러저러한 여러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본디 소설이란 게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던가. 서푼어치 소설에서 뭐 그리 대단한 것을 찾겠는가. 거기에서 위대한 스승을 얻겠는가. 그저..
언제나 안개가 짙은 안개의 나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안개는 신비하다. 도대체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안개의 정체를 알 수 없음은 물론이고 안개가 감싸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안개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안개가 감싸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안개는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하지만 안개도 만능이 아니다 멀리 보이는 것만 보호한다. 가까이 다가가 그 실체를 알려고하면 안개의 그 자취를 감춰버린다. 그 자리의 안개는 다른 먼 곳을 보호하려 그곳으로 가 있다. 그래서 안개는 현실적이다. 보지 않으려 하는 것만 감춘다. 보려 하면 안개는 그저 말없이 보여준다. 얼마전 신문에서 '안개의 나라'라는 詩를 빗대어 쓴 글을 읽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안개의 나라'라는 것이다. 온통 안개속에 있어 무엇인지 구별할 수 없..
허균과 홍길동이 꿈꾸던 세상 도 삼국지처럼 여러 판본이 있겠거니 했지만 내용마저 다르다. 내가 읽은 것은 20세기초 사직동 세책방에서 제작된 3권 3책으로 이루어진 '세책본貰冊本'이다. 세책이란 대여본을 의미한다. 대부분 완판이나 경판을 번여간 것이다. 아동용 홍길동에서 광해군을 폭군으로 말하는 것은 불편하다. 광해군의 폭정으로 허균도 그로 인해 죽었고, 왕에서 쫒겨나게 된다는 식이다.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부정확한 정보는 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인식을 심어준다. 홍길동을 읽으며 무엇을 생각할지,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도무지 안타깝다. 아이들 책일수록 더 신중하게 다루어야 함에도 통념으로 해석을 달고 있다. 차라리 해석을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원문만을 보여주는 것이 낫다. 홍길동 이전에 허균의 삶을 ..
희망없이 산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 노인과 바다 딸기잼이 다섯 종류가 전시된 A 마트와 20여 가지가 전시된 B 마트가 있다. 어느 곳에서 딸기잼이 많이 팔렸을까? 선택의 폭이 넓은 B 마트가 많이 팔렸을까? 결과는 A 마트이다. 왜냐하면, 선택해야 할 종류가 너무 많은 B 마트에서는 선택을 고민하다가 구매를 미룬다. 합리적이지 못한 인간은 너무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면 하나하나 따지며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한다. 헤밍웨이의 저작권이 만료(? 완료)되어 무수한 번역본이 나왔다. 갑자기 번역본이 많이 나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어리둥절하다. 나도 결국 합리적이지 못하기에 선택을 포기하였다. 시간이 흘러 별다른 번역이 있겠느냐는 생각에 영문판을 같이 준다는 책을 선택했다. 여러 번역본을 두루 읽을 여력도 그럴 생각도 없다. 그저 읽을 뿐이다. 여러 ..
내 가면을 뒤집어쓴 자의 망상일 뿐이다 : 중국에서 온 편지 들어보십시오. 나는 부소입니다. 나는 부소이자, 나는 부소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가면입니다. 그러니 이건 소설도 아니고 평전도 아니고 역사는 더욱 아닐 겁니다. 되기로 한다면 이건 겨우 읽을거리나 될까요. (9쪽)부서는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을 이룬 진시황의 장남이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나는 부소입니다'는 그 자신이 부소가 아니라 '부소라 말하는 사람의 가면'을 장정일이다. 이 소설(이야기)은 1999년 처음 출간되었다. 이 때는 1997년 필화(? 라고 말해도 되는가)사건으로 여론과 문단에게 집단 이지메(왕따와는 조금 다르다)를 당하고 있을 때이다. 그래서 '나'는 '겨우 읽을거리'라 말하는 것이다.들어보십시오. 나는 부소입니다. 이제야 나는 내 입으로 부소를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건 소설도 아..
뻥카는 돈 있는 놈에게 쳐라 :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포카에서 블러핑, 일명 뻥카라는 게 있다. 자신의 패가 좋지 않을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좋은 패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가 내 패를 높은 패로 인정해준다면 나는 낮은 패로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내 패를 인정하지 않고 죽지않는다면 나는 큰 손실을 보게된다. 그래서 뻥카에도 타이밍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딴 사람에게 뻥카를 쳐야한다는 점이다. "부자 몸조심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에 내 패가 좋지 않다면 상대방의 패를 인정하고 죽는다. 괜한 모험으로 지금까지 딴 돈, 누리고 있는 것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랜드 펜윅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약소국이다. 지난 6세기 동안 포도를 경작하여 와인을 수출하여 살..
외줄 위에선 희망도 때론 독이 된다 외줄 위에서 - 복효근 허공이다 밤에서 밤으로 이어진 외줄 위에 내가 있다 두 겹 세 겹 탈바가지를 둘러쓰고 새처럼 두 팔을 벌려보지만 함부로 비상을 꿈꾸지 않는다 이 외줄 위에선 비상은 추락과 다르지 않다 휘청이며 짚어가는 세상 늘 균형이 문제였다 사랑하기보다 돌아서기가 더 어려웠다 돌아선다는 것, 내가 네게서, 내가 내게서 돌아설 때 아니다, 돌아선 다음이 더 어려웠다 돌아선 다음은 뒤돌아보지 말기 그리움이 늘 나를 실족케 했거늘 그렇다고 너무 멀리 보아서도 안되리라 줄 밖은 허공이니 의지할 것도 줄밖엔 없다 외줄 위에선 희망도 때론 독이 된다 오늘도 나는 아슬한 대목마다 노랫가락을 뽑으며 부채를 펼쳐들지만 그것은 위장을 위한 소품이다 추락할 듯한 몸짓도 보이기에는 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외길에서..
청년이라야 가슴에 고래 한 마리를 키우는 것은 아니다 비가 와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빨뿌리 공장을 차리고 싶다는 영철. 동해 바다의 고래 잡으러 떠난 영철. 그에게는 늘 마음 속에 고래 한 마리가 있다. 마음 속의 고래를 찾아 동해 바다로 뛰어든다. 고래를 찾아 떠난 영철은 고래를 찾아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살아있다면 지금은 환갑을 넘긴 나이일텐데 아직도 마음 속에 고래 한 마리를 키우고 있을까.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 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 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 별들을 바라본다 - 내 마음속에 고래 한 마리를..
임강선(臨江仙) - 삼국연의(三國演義)의 서사(序詞) 滾滾長江東逝水, 浪花淘盡英雄. 是非成敗轉頭空, 靑山依舊在, 幾度夕陽紅. 白髮魚樵江渚上, 慣看秋月春風. 一壺濁酒喜相逢, 古今多少事, 都付笑談中. 넘실넘실 장강 물결 동쪽으로 흘러가며, 물보라로 영웅들을 모두 씻어갔네. 시비 성패 돌아보면 허무한 것, 청산은 예나 다름없건만, 몇 번이나 저녁노을 붉었던가. 백발의 어부와 나무꾼이 강가에서, 가을달 봄바람을 그저 무심히 바라볼 뿐. 한 병의 탁주로 반갑게 서로 만나, 고금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모두 소담 중에 부치네. 삼국연의(三國演義)의 서시이다. 이 시는 원래 명나라 양신(楊愼)이 임강선(臨江仙)이라는 제목으로 쓴 사(詞)인데 청나라 문인 모륜(毛綸), 모종강(毛宗崗) 부자가 나관중의 삼국연의를 개작하면서 서시로 편입한 것이다. 10구로 되어 있는 이 시는..
詩가 죽은 세상에서 황지우의 <발작>을 읽다 98년 12월 초판 발행인데 99년 3월에 8쇄다. 시詩가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詩가 죽었다. 내가 詩를 사지 않으니 詩가 죽었다고 말해도 좋다. 정희성을 좋아하고 지하를 존경하며 백석을 전부라고 생각했다. 내가 황지우를 알게된 것은 생일에 후배에게서 시집을 받고 나서였다. 라는 황지우의 시집이다. 시집 뒷편에는 후배의 글이 있다. "형. 생일 축하하우. 항상 태어나는 아픔을 ... 일천구백팔십육년 일월 십구일" 그 이후 황지우는 정희성에 버금가게 좋아했다. 지금은 세월과 함께 잊었지만 내 머리 속에는 황지우의 이해하지도 못하는 구절을 외우곤 했다. 이제는 다시 정희성과 황지우의 책을 손에 잡고 그의 글을 읽는다. 후배는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 왜 지금은 만나지 못하고 있을까. 책을 보면늘..
사이버전쟁 독도대전 오랫만에 읽어보는 쟝르소설이다. 30여년 전에 알리스 테어 맥클레인의 를 읽은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제목밖에 모르는데 검색하니 나온다. 대단한 사이버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핵 잠수함이 나오는 내용인데 여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는 책이었다. 냉전시대가 배경이었기에 소련과 미국이 나온 것 같다. 이에 반해 은 독도를 둘러싸고 일본과의 전쟁을 다룬 소설이다. 이 책에는 여자가 단 2명 나온다. 미래 전쟁은 물리적인 군사력과 사이버 군사력이 필요하다. 즉 사이버 대전이라 불리는 것이 미래의 전쟁이다. 전설적인(?) 해커의 도움으로 일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 너무나 실력이 뛰어난 해커가 강호에 나타나 그의 의도대로 전쟁을 이끌어 간다. 너무 뛰어나 부담스럽다. 이현세의 의 업그레이드 버전, 시즌2를 ..
내년에는 OO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위안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래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희망이란 존재와 한 몸으로, 존재가 있으면 희망이 있고, 희망이 있으면 빛이 있다. - 노신 당신은 누군가에게 희망이자 전부입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전부이다. 그 누군가는 나의 전부이기도 하다. 그에게 나는 또 하나의 희망이며 그는 나의 희망이다. 그에게 희망은 위안이며 미래에 대한 가장 좋은 처방이다. 나에게도 가장 좋은 처방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치말아야 할 이유이다. 2012년은 누구나 '좋겠다'가 '좋았다'라 말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참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좋겠다 - 백창우 1 끝까지 다 부를 수 있는 노래 몇 개쯤 있었으면 좋겠다. 2 매일 시 한편씩 들려주는 여자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창비의 <신동엽 전집> 품절이다 ’근대서지’ 4호를 인용한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에 대한 한 줄짜리 기사를 보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1967년 보다 3년 빠른 1964년 12월 詩 동인지 6집에 발표되었다는 것이다. 발표 연대는 항상 바뀔 수 있으며 수정하면 된다. 작고한 작가의 경우 전집 발간 후 미발표작이 항상 발견된다. 추후 증보판에 추가하고 잘못된 것은 수정하면 된다. 한데 책이 절판되면 어떻게 하나. 창작과 비평사(지금은 창비도 바뀌었다. 이것도 조금...)에서 신동엽 전집이 출간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품절이다. (사실 품절과 절판의 차이를 모르겟다. 모두 독자 입장에서는 구매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니..) 시인의 시집은 그 이전은 알 수 없으나 창비에서 나온 , 시선집 그리고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미발표 모음집 이렇게 3..
《위대한 개츠비》 어느 번역본을 읽어야 하나?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려 한다. 새로 구매하여야 하는데 번역본이 너무 많아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어렵다. 몇 가지로 축약되는데 어느 것이 좋을까? 첫 번째는 문학동네의 책은 김영하 번역이라 가장 마음이 간다. 양장본과 반양장이 있다. 하단에 김영하의 역자 후기를 옮겨놓았다. 두 번째는 펭귄 클래식이다. 새로이 번역되었고 민음사나 문예출판사에 물려서 호감이 간다. 알라딘에서 1월 50% 행사하는 것도 한몫했다. 세 번째는 민음사 판이다. 구관이 명관이라 기존 민음사 다른 책과 구색을 갖추어 책장을 장식하려면 민음사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선택하기 어렵다. 번역본을 다 읽을 생각이 없기에 한 권은 선택해 읽고 싶다.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덧_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고..
자유라는 이름의 거대한 사상의 감옥 :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너는 모르지, 自由라는 말이 생긴 그 날부터 그 自由 때문에 감옥이 생기고 철조망을 친 인간의 역사 이 땅은 하나의 거대한 사상의 감옥이 되었다. (...) 동물원은 또 하나의 슬픈 共和國 自由가 그리울 때 찾아가 철책을 사이에 두고 부끄러운 自畵像을 그리는 곳. 문병란 시인의 의 일부이다. 그토록 원하던 自由 때문에 "이 땅은 거대한 사상의 감옥"이 되었다. 학술원의 피터도 "자유로써 사람들은 인간들 가운데서 너무도 자주 기만당"한다고 말한다. 또한 "자유가 가장 숭고한 감정의 하나로 헤아려지는 것과 같이, 그에 상응하는 착각 역시 가장 숭고한 감정의 하나"라 말한다. 피터 자신은 결코 붙잡혀 왔지만 결코 자유를 않는다. 단지 "출구"를 원하고 있다. 자유는 전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의 출구를 오..
붉은 빗방울 눈썹에 스치는가 싶네 : 난설헌 삼월 초아흐레, 꽃샘바람이 잦아든 건천동 후원 연못가, 밤새 추적추적 내린 비로 한두 잎 낙화한 목련 화판이 처연하다. 촛논이 되어 흘러내리는 붉은 눈물이 세상을 적시며 흘러간다. 난설헌의 죽음을 표현한 책의 마지막 대목이다. 그미의 시구 "이따금 붓을 쥐고 초생달을 그리다보면 붉은 빗방울 눈썹에 스치는가 싶네"를 연상하게 한다. 난설헌을 읽으며 신사임당을 떠올렸다. 난설헌도 신사임당처럼 결혼후에도 본가에서 10년을 살았다면 난설헌의 시詩는 더욱 뛰어났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신사임당을 떠올린 것은 생가가 강릉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난설헌의 본가는 건천동이고 시댁은 옥인동이기 떄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조선 중기로 들어가면서 여성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들어 남존여비가 더욱 더 강해져 난설헌이..
이 세상은 섹스로 이루어져 있다 교보문고에서 라는 책을 보았다. 책을 보다가 '왜 세상은 마광수를 싫어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단하지도 않고 위대하지도 않다.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한 것 뿐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 좋아하는 것을 행行하는 사람도 있고 마음 속에만 담고 평생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신의 신념에 목숨을 건다. 누구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또 다른 이는 몸으로 행하기 힘들면 자신의 의지를 글로 나타낸다. 그들이 글쟁이다. 내가 생각하는 마광수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냥 글로 표현한 사람이다. 왜 사람들은 솔직하게 말하면 싫어할까? 섹스에 갈망하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단지 500년 성리학 이념하에 있는 백..
결코 "없는 사람들이 가진 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다. : 서늘한 여름 이것이 가난이다. 사람들은 흔히 가난을 뻔뻔스러움으로 잘못 보고 있지만, 실은 피할 도리가 없는 부끄러움이다. 다시 말해서, 없는 사람들이 가진 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그들이 특히 뻔뻔해서가 아니라 방금 너희들처럼 부끄러우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 이문열, 이문열의 에 나온 가르침(?)의 한 부분이다. 가난 공부 제 1과 부끄러움을 가르치는 부분이다. 제 2과는 인내이다. 약수동 병신과 신촌 백치들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약수동 병신들이며 신촌 백치이다. 저자 이문열은 병신과 백치들에게 가르침을 알려주는 소설 속의 형이다.- 그것이 가난이다. 더구나 너희들이 받는 괴롱무은 대개 꼭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원하는데서 온 것이고, 또 잠시동안이다. 돌아가면 부유한 아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병태에게 처음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고 한 20년 후 (지금쯤이다) 속편이 나왔으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문열과 일면식도 없기에 전달할 수도 전달할 생각도 없는 술자리 안줏거리에 불과한 생각이었다. 그런 점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병태에게"는 개인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가 (발표 기준으로) 15년이 지난 시점에 한병태 또는 그의 자식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게 편지를 보냈다. 자신의 작품을 빌어 자신의 변명이나 생각을 전하고 있다. "너는 무죄한 현실의 표상이 아니라 정리되어야 할 일부가 되었다. 내가 새삼스레 네게 이런 편지를 내는 것도 바로 그런 시대가 주는 압박 때문일는지 모른다." 길지 않은 이 단문을 여러 번 읽었다. 그의 변명(이라기보다는 생각과 회한)을 옹호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