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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검은 백조를 보고도 믿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만의 의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만의 사실을 가질 수 없다. —마이클 스펙터 과학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는 그것을 종종 잊는다.백 마리의 백조가 모두 희다 해도, 단 한 마리의 검은 백조가 나타나는 순간 그 가설은 무너진다. 과학은 바로 그 한 마리를 기다리는 태도다. 틀릴 가능성을 전제하고, 틀렸음을 인정할 준비를 하는 일. 그래서 과학은 언제나 미완이다. 완성된 진리가 아니라, 진리에 가까워지려는 과정이다.문제는 과학이 인간의 손을 거칠 때 시작된다. 과학은 객관성과 중립성을 전제로 하지만, 연구를 하는 사람은 결국 인간이다. 명성, 돈, 권력. 이 모든 것이 개입하는 순간 과학은 방향을 잃는다. 그럴 때 과학은 더 이상 질문하는 체계가 아니..
미술관은 작품보다, 그 순간을 남긴다 미술관을 다루지만, 읽고 나면 남는 건 미술이 아니라 ‘시간의 격차’다. 런던에서의 1년, 그리고 유럽을 가로지르는 미술관 동선. 이 여정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잔인하다.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미술관을 천천히 걷는다. 한 작품 앞에서 멈추고, 다시 걷고, 또 멈춘다. 이 반복은 단순한 관람 방식이 아니라 어떤 조건의 결과다. 충분한 시간, 이동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그것을 지속할 수 있는 삶의 기반. 이 책은 그 조건을 설명하지 않지만, 독자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감지하게 된다.문장은 두 겹으로 읽힌다. 표면에서는 미술관의 풍경과 감각이 흐르고, 그 아래에서는 따라갈 수 없는 삶의 속도가 드러난다. 누군가는 하루의 끝에서 겨우 한 페이지를 넘기는데, 누군가는 도시를 옮겨가며 ..
책방은 무엇으로 버티는가 20년 이상 운영한다는 건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는 뜻이다. 북큐레이션, 북클리닉, 서재 만들기 등 책방지기의 실제 경험을 담아 알려준다.‘곰곰이 책방’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만의 북큐레이션이 독자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책방은 공간의 한계로 많은 책을 둘 수 없다. 그래서 공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책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넘쳐나지만, 정보가 많다는 것은 오히려 기준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실물을 보기 전에는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다. 그래서 책방이 유용해진다.한정된 서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결국 큐레이션에 달려 있다. 독자가 원하는 방향과 주제에 맞게 책을 선정하고 꾸려야 한다. 북큐레이션이 잘 되어 있으면, 책을 멀리하던 사람도 책을 찾게 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새로운 책을 ..
우리는 상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본다, 그래서 실패한다 전략은 틀린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틀렸다고 인정하지 않는 순간이다.히틀러는 갑자기 등장한 괴물이 아니었다. 그는 신호를 읽었고, 그 신호에 따라 움직였다. 라인란트, 오스트리아, 그리고 주데텐란트까지. 영국과 프랑스는 매번 한 걸음씩 물러섰다. 전쟁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 선택은 또 다른 신호가 되었다. 더 나아가도 괜찮다는 신호. 뮌헨에서 체임벌린이 들고 온 ‘평화’는 사실상 전쟁의 예고장이었다.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우리는 왜 그들이 틀렸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은, 우리는 정말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가.이 책이 겨누는 것은 특정한 역사적 실패가 아니다. 그 실패를 가능하게 만든 사고의 방식이다. 우리는 상대를 이해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 기준..
책과 놀다 보면 읽게 된다 미안하지만, 책방으로 사람을 이끌겠다는 저자의 바람은 빗나간다. 이 책은 이미 책과 놀고 있는 사람을 향하기 때문이다. 읽지 않아도 서가에 꽂아두고 싶게 만들겠다는 의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을 집어 드는 독자라면 이미 그 즐거움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10년 넘게 헌책방을 지켜온 경험을 바탕으로 책과 노는 스무 가지 방법을 건넨다. 책을 읽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필사를 하려면 읽어야 하고, 서평을 쓰려면 더더욱 읽어야 한다. 몇몇은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결국 읽는 행위로 되돌아온다.그래서 이 책의 제안은 어딘가 모순처럼 보인다.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서, 다시 읽는 쪽으로 이끈다. 하지만 이 모순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
많아지면 달라진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다.문제는, 무엇을 위해 많은가다. 전 세계의 연결은 ‘인지 잉여’라는 원재료를 만들었다.일을 하고 남은 시간과 에너지가, 더 이상 사라지지 않고 연결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기술은 발전했고, 참여는 확장되기 시작했다.이제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이 거대한 가능성을 어디에 쓸 것인가.개인의 창조성과 집단의 참여,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보상하느냐에 달려 있다.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왜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열정을 쏟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그 답은 인지 잉여다.자율적으로 만들고, 나누려는 인간의 성향.1조 시간에 달하는 이 잉여가 사회를 움직이는 새로운 동력이 된다. 조각 피자의 비유가 이를 잘 보여준다.한 사람이 언제 피자를 원할지는 알 수 없다.그러나 충분히 많은 사람이..
전쟁은 누가 싸우고, 돈은 누가 버는가 2026년 2월 28일, 미국은 이란을 향해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라는 이름의 작전을 개시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페르시아만의 구축함에서 발사됐고, B-2 스텔스 폭격기가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날아올랐다. 첫날 하루 비용만 약 25억 달러였다. 트럼프는 이를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사 작전"이라고 불렀다. 레이시온의 주가는 4.7%, 록히드마틴은 3.1% 올랐다. 모두 52주 신고가였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월스트리트는 환호했다.전쟁은 늘 누군가의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국가는 전쟁을 수행하고, 군인은 전장으로 나가며, 시민은 그 대가를 감당한다. 우리는 흔히 이 세 주체를 중심으로 전쟁을 이해한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만 바꾸면 전혀 다..
세상은 생각보다 빨라졌다, 80일간의 세계일주 아동용 도서로 오해받는 대표적인 고전이다. 우리는 제목 정도는 익히 알고 있지만 정작 읽어본 기억은 희미하다. 어쩌면 영화로 먼저 만났을지도 모른다.이야기의 얼개는 단순하다. 멋진 신사 포그, 약간 우둔하지만 충직한 하인 파스파르투, 우연처럼 등장하는 여인 아우다, 그리고 그들을 뒤쫓으며 위기를 만들어내는 무능한 경찰 픽스. 이 네 인물이 위기와 모험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런던으로 돌아온다. 세계일주는 당연히 80일 만에 성공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여행하도록 하여 마지막 하루를 만들어내는 반전은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계산에서 나온 장치다. 물론 치밀한 포그라면 이런 착각을 했을 리 없지만, 독자를 위한 장치라고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다.포그는 런던 중심가 상류층 사교모임인 개혁클럽의 회원이다. 돈도 있..
미국 대통령은 바뀌어도 전쟁 기계는 멈추지 않는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미국 대통령은 평화를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전쟁 기계는 멈춘 적이 없다. 1961년 1월 17일, 퇴임을 사흘 앞둔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는 미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군산복합체’라는 표현을 남겼다. 군부, 군수업체, 의회, 과학·공학 집단이 서로 기대며 거대한 영향력을 형성하는 구조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이 집단이 부당한 권력을 획득할 수 있으며, 부적절한 권력이 재앙적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이미 존재한다고 그는 말했다.군비 확충은 돈만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노동자의 땀과 과학자의 뛰어난 두뇌, 어린이의 희망도 소모됩니다. 아이젠하워의 경고 이후 미국의 군사 예산은 세계 최대 규모로 팽창했다. 의회는 국방부 요구를 넘어서는 예산을 승인했고, 무기 산업은 정..
詩, 그 시간 끝에서 한 줄이 태어난다 시는 가르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안다. 시인은 학교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화가나 음악가처럼 시인도 어떤 본질을 타고난다. 그것은 분해해 설명할 수도, 다음 사람에게 조립해 건네줄 수도 없다. 거의 신비에 가깝다.그렇다고 배움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본질은 가르칠 수 없지만, 시인이 되기 위해 익혀야 할 영역은 끝이 없다. 역사와 이론, 다른 시인의 언어. 타고난 불씨가 있다면 독서는 그 불을 키우는 산소다.창작 교실에서 스스로 과제를 정하라고 하면 많은 학생이 다른 시를 읽기보다 자기 작품을 쓰는 데 시간을 쏟는다.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시인은 이미 충분히 많다. 그러나 잘 쓰려면 먼저 깊이 읽어야 한다. 좋은 시는 최고의 스승이다. 어쩌면 유일한 스승일지도 모른다. 읽기..
전쟁 기계 - 멈출 수 있는가, 멈출 의지가 있는가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이란을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란의 미사일과 핵시설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불과 8개월 전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그는 또 이란이 개발 중인 장거리 미사일이 곧 미국 본토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초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확보하려면 최소 10년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이번 공습이 즉각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 정책적 선택에 가까웠다고 분석했다.“나는 전쟁광을 몰아낼 것이다. 그들은 늘 전쟁하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미사일 한 기는 200만 달러다.” 대선 후보 시절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또한 “끝..
배움은 가장 우아한 도피다, 그냥 시작하라 지금 우리의 문제를 ‘아는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알고 있음에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우리의 사고방식에서 찾는다. 배우는 행위가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불안을 잠시 미루는 은신처가 될 때 우리는 가장 성실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물속으로 뛰어든 사람만이 수영을 배운다‘무언가를 안다’는 느낌은 짜릿하다 하지만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유용할까?‘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작은 진전과 끊임없는 개선 그리고 과정에서 배우려는 태도를 받아들이도록 우리를 이끈다.지금 이루고 싶은 목표를 분명히 한 뒤, 그다음 행동을 가능하게 할 만큼만 배우고 곧바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배움과 실행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앞에서 보았듯이..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 때문에 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볼온한 책이다. 책에 적힌 가격은 16,666원이다. 알라딘은 16,666원, 교보문고는 16,670원으로 표기한다. 파는 이에 대한 배려는 없다. 만들고, 편집하고, 찍어 낸 쪽의 마음만 남아 있다. 팔리면 팔리고, 아니면 말고. 그런 태도처럼 보인다.고양시 도서관 어린이 도서관을 뺴고 18개 중에서 4곳에서 보유하고 있다. 22.2%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남긴다.전국에 1,000개 도서관이 있다면, 최소한 그 정도는 팔렸을 것이다. 또 그 만큼은 팔렸을테니, 초판을 다 팔았을까? 인터뷰집이 아니다. 통상 인터뷰란 인터뷰이에 주목한다. 걸어온 궤적, 획득한 자본, 구축한 세계 ……. 발화 속에서, 자료 속에서, 이러한 자국을 탐색하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없고 ..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우리는 읽어야 하고, 또 잘 읽어야 할까? ‘어른을 위한 문해력 수업’이라는 부제를 온전히 만족한다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아쉽다. 그럼에도 우리가 문해력의 위기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우리는 읽는다고 믿지만 정작 무엇을 읽었는지 모른다.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글자만 따라가고, 행간을 보지 못하거나 보려 하지 않는다. 이해 없이 소비하고, 성찰 없이 공유한다.어쩌면 지금은 문해력의 부족이 아니라 문해력의 부재가 드러난 시대인지도 모른다. 읽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읽는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 그래서 더욱 ‘어른을 위한’ 문해력이 필요하다.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해독하는 능력이 아니다. 자신이 어떻게 읽고 쓰는지 돌아보고 그 방식을 점검하는 힘이다. 다양한 텍스트를 통과하며 자신의 생각과 삶의 태도를 기꺼이 수정하고 다듬..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미 시작할 만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만 배우기의 기술 - 200자 평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미 시작할 만큼 충분히 알고 있다. 더 많은 영감과 지식은 삶을 풍요롭게 하기보다 오히려 산만하게 만든다. 배움에 대한 집착은 실행을 미루는 가장 세련된 핑계가 된다. 혼자 똑똑해지는 고립에서 벗어나 행동의 자리로 나아가라. 만물박사가 되려는 환상을 버릴 때, 배움을 멈춘 자리에서 성취는 시작된다. 시작을 미뤄 온 이에게 이 책은 ‘마지막 학습서’다. 와 베스트셀" data-og-host="www.aladin.co.kr" data-og-source-url="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415808" data-og-url="https://www.aladin.co.kr/..
파부침주 破釜沈舟 초(楚)나라 항우(項羽)가 진(秦)나라와 거록(鋸鹿)에서 싸울 때, 강을 건너온 배를 가라앉히고, 솥과 시루를 깨뜨려 죽을 각오로 싸워 크게 이긴 데서 연유함. 항우는 진나라를 치기 위해 직접 출병하고, 그 군대가 막 장하를 건넜을 때였다. 항우는 갑자기 타고 왔던 배를 부수어 침몰시키라고 명령을 내리고, 뒤이어 싣고 온 솥마저도 깨뜨려 버리고 주위의 집도 모두 불태워버리도록 했다. 그리고 병사에게는 3일 분의 식량을 나누어 주도록 했다. 이제 돌아갈 배도 없고 밥을 지어 먹을 솥마저 없었으므로, 병사는 결사적으로 싸우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결국 병사는 출진명령이 떨어지자 무섭게 적진을 향해 돌진했다. 이렇게 아홉 차례를 싸우는 동안 진나라의 주력 부대는 궤멸되고, 이를 계기로 항..
반성 190 - 김영승 반성 190—김영승쓸쓸하다. 사생활이 걸레 같고 그 인간성이 개판인 어떤 유능한 탈렌트가 고결한 인품과 깊은 사랑의 성자의 역할을 할 때처럼 역겹다. 그리고 보통 살아가는 어리숙하고 착하고 가끔 밴댕이 소갈딱지 같기도 한 이런저런 모습의 평범한 서민 역할을 할 때처럼. 그보다 훨씬 똑똑하고 세련된 그가 그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도색적인 그가 수줍어한다거나 이웃에 대해서 작은 정을 베풀고 어쩌구저저구하는 역할을 할 때처럼. 각자 아버지고 어머니고 선생이고 아내고, 어쨌든 이 무수한 탈렌트들과 나는 살아야 한다. • 세상에는 속과 겉이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이 있다. 가면을 쓰고 고결한 척, 세련된 척 살아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추악한 사람도 적지 않다. 이중인격자라고 위선자라고..
고양금정굴 학살사건 -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 과거사 - 고양 금정굴 사건 1993년 9월 25일 오후 2시경 경기 고양시 탄현동 고봉산 기슭에서 금정굴양민희생자유족회와 진상규명위원회 회원, 고 백기완 선생, 제정구 국회의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3주기(1회) 금정굴양민희생자위령제가 열렸다.위령제에 참석한 유족들은 “1950년 9·28수복 후 조직된 치안대와 경찰, 그에 더해 인민군들에게 가족을 희생당한 일부 주민이 합세해 인민군 점령 기간의 좌익 활동자와 부역자 및 그들의 가족들을 떼죽음시켰다”며 “이들 희생자의 주검은 대부분 이곳 금정굴에 묻혔다”고 증언했다. 금정굴은 일제 말기에 금광 개발을 위해 50m 깊이로 뚫어놓고 방치한 굴인데 당시에는 흙으로 입구가 메워져 움푹 팬 구덩이만 남아 있었다. 첫 위령제가 열리고 2년 뒤인 199..
빨갱이 낙인 무서워 아무도 유해 근처에 안가려 해, 유족회장 마임순씨 2011년 9월 2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의 봉안시설 청아공원에 들어선 마임순(64) 고양금정굴유족회 회장은 흐르는 눈물을 가누지 못했다. 가슴속에서는 ‘그동안 헛고생한 것은 아니었다’는 회한이 밀려왔다. 서울대 의과대학 창고에 16년간 보관됐던 고양 금정굴 사건 희생자의 유해는 이날 청아공원에 안치됐다. 마 회장은 “이제야 원점으로 돌아왔다”라고 말했다.16년 전인 1995년 가을. 당시 유족이 100만 원씩 각출한 발굴비와 시민단체가 모금한 성금으로 일산서구 탄현동 황룡산 자락의 금정굴에서 유해 발굴이 시작됐다. 발굴 작업은 예상과 달리 수월했다. 주민들은 희생자가 묻힌 곳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빨갱이’란 낙인이 두려워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 뒤 45년 동안 아무도 근처에 가지 않..
아이디어의 계급사회 모든 아이디어가 같은 대우를 받지는 않는다. 누구의 주말 프로젝트는 뉴스가 되고, 누구의 앱은 다운로드된다. 같은 아이디어라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관심이 달라진다.아이디어에도 계급이 있다. 유명인의 아이디어는 태생부터 주목받지만, 무명인의 아이디어는 아무리 좋아도 묻힌다. AI가 코딩을 민주화했지만, 관심은 여전히 불평등하다.AI 덕분에 누구나 앱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코딩을 몰라도, 디자인을 못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창작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모든 창작물이 같은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유명인의 앱은 기사거리가 되지만, 똑같은 기능을 가진 무명의 앱은 사라진다. 창작은 민주화되었지만, 관심은 여전히 소수의 몫이다. 이것이 AI 시대의 새로운 불평등일지도 모른다.성공한 사람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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