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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부고기사, 좋은 사회 이끄는 감시자 역할 인류는 어느 역사, 어느 문화에서나, 늘 비슷한 뉴스를 교환해 왔다. 그건 뉴스가 갖는 신비한 일관성 때문이다. 인간의 기본적 충동을 충족시키는 그 일관성이다. 언론의 기본가치를 모색한 명저 (The Elements of Journalism, 2000) 역시, 뉴스 and/or 저널리즘의 성격을 현장형으로 요약한다.진실을 추구하라,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다하라, 중요한 것을 흥미롭고 적절하게 전달하려 노력하라.... 언론의 사명은 권력감시다. 이른바 언론의 전통적 ‘감시견(watchdog)’ 기능이다. ‘중요한 것의 흥미롭게 전달하기’, 역시 외면 못할 기능이다. 뉴욕타임스(NYT) CEO 마크 톰슨은 최근 급변하는 시대 속 미디어의 끊임없는 변신을 촉구한다. “이성적 뉴스뿐 아니라 감성적 부분도 제공해..
미국 영화의 거물 로버트 레드포드 89세로 별세 찰스 로버트 레드퍼드 주니어(Charles Robert Redford Jr), 1936년 8월 18일 ~ 2025년 9월 16일 '사자 중 한 마리가 죽었다. 편히 쉬세요 내 사랑스러운 친구' - 메릴 스트립이 경의를 표합니다. 내일을 향해 쏴라, 더 스팅, 올 더 프레지던트맨을 포함한 할리우드 클래식의 스타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8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성명서에서, 그의 홍보 담당자 신디 버거는 그 배우가 화요일에 "유타의 산에 있는 선댄스에서 - 그가 사랑했던 곳,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는 곳"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버거는 레드포드의 가족이 사생활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그는 매우 그리울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레드포드는 1970년대의 결정적인 영화배우 중 한 명으로, 할리우드의..
선댄스영화제로 독립영화의 꿈을 이루게 한 로버트 레드포드 별세 찰스 로버트 레드퍼드 주니어(Charles Robert Redford Jr), 1936년 8월 18일 ~ 2025년 9월 16일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로 스타덤 ‘스팅’ ‘추억’ 등서 활약한 ‘할리우드 전설’ 선댄스영화제 창립·환경운동도 펼쳐미국 할리우드 스타이자 영화감독, 제작자이며 선댄스영화제의 설립자인 로버트 레드퍼드가 별세했다. 향년 89.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각) 레드퍼드가 유타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이날 보도했다.젊은 시절 가장 미국적인 미남 배우로 사랑받았던 찰스 로버트 레드퍼드 주니어는 1936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다. 고교 시절 야구와 미술 등에 두각을 나타내며 뉴욕 프랫인스티튜트에서 무대미술을 공부한 뒤 미국 드라마 예술 아카데미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1960년대 브..
말론 브란도 타계, 향년 80세 말론 브란도 주니어(Marlon Brando, Jr.), 1924년 4월 3일 ~ 2004년 7월 1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워터프런트’· ‘대부’ 등으로 많은 이들의 갈채를 받았던 금세기 최고의 명배우 말론 브란도가 로스앤젤레스에서 향년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그의 변호사가 밝혔다.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브란도는 그간 충혈성 심장마비와 과체중으로 고통받아왔다. 브란도는 그의 세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고 AP통신의 밥 토마스는 전했다. 브란도는 1947년 테네시 윌리엄스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잔인하고 포악한 스탠리 코왈스키 역을 연기하면서 명성을 얻게 됐다. ’ 메소드(Method)’ 연기를 좋아했던 브란도는 엘리아 카잔 감독 ..
독재에 맞섰던 ‘투사 시인’ 김지하 별세 김지하(金芝河), 1941년 2월 4일~2022년 5월 8일) 본명은 김영일(金英一)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의 김지하 시인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1. 김지하 시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 생활을 한 끝에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토지문화재단 관계자가 전했다.김지하 시인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과 폭력에 온몸으로 부딪친 투사이자 전통 사상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선구적 생명사상을 설파한 사상가이기도 했다. 반독재 투쟁을 벌이다가 7년을 옥에서 보낸 그는 그러나 1991년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이어진 학생·청년들의 분신자살을 질타하는 칼럼을 에 실었으며,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자신을 탄압했던 독재자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변절’ 논란..
미국 신문의 부고란은 철저히 고인을 중심으로 작성한다 미국 신문의 부고란은 철저히 고인을 중심으로 작성한다• 망자에 대한 가족관계가 소개된다. 누구의 아들, 혹은 딸이고 누구랑 결혼해서 몇 남매를 두었고, 손자, 증손자는 모두 몇 명이고 그들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자세히 언급된다. 자신의 학력과 경력, 취미 등도 소개가 된다. 하지만 이력서에 올라 있는 것 같은 건조하고 상투적인 소개가 아니다.• 망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소개하는 부고 기사에는 시시콜콜한 신상도 소개가 된다.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의 이름도 나오고, 80 평생을 미혼으로 살다 간 외로운 할아버지의 생전의 활동도 적혀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부인의 이름과 의붓자녀, 의붓 손자의 이름까지도 언급된다.
삶을 알리고 사랑을 기리는 부고사이트 신문의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다. 자연스레 지면 광고도 줄어들었고, 부고 광고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부고 광고와 기사는 고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을 위한 형식에 머물러 있다. 이름과 직함, 유가족의 이름이 나열될 뿐 정작 고인의 삶은 드러나지 않는다. 부고란 살아 있는 자의 것이 아니라 고인의 것이 되어야 한다. 고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사랑했는지, 그 삶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리고 기리는 것이 본래의 역할이다. 고인의 이름을 단순히 공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이야기를 남겨 기억하게 하는 것. 그것이 부고의 참된 가치다. 이제 부고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광고가 아닌 추모, 통지가 아닌 기록, 공지문이 아닌 삶의 이야기로 전환해야 한다. 고인을 기리고 기억하는 ..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의 영면에 부쳐 2014년 3월 8일.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가 생을 마감했습니다. 향년 35세. 아직 세상을 떠나기엔 너무 아까운 나이입니다. 중학교 기간제 교사였던 박은지 부대표는 진보신당 대변인, 노동당 대변인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한국 진보정당사에 짧은 생을 치열하게 써내려 간 박은지 부대표의 명복을 빕니다. (편집자)나는 오랫동안 진보정당 지지자였다. 그러나 내 참정권은 얄팍한 한 달에 돈 만 원으로 끝이었다. 내내 글자 그대로 페이퍼 당원이었다. 아니 ‘당우’였다. 지역 모임 한 번도 안 나갔고 연락이 와도 생을 깠으며 별달리 취미도 없었다. 심지어 특별 당비 전화가 와도 내야지 내야지 하다가 까먹은 기억이 여러 번이었다.촛불 집회에 나가도 당 이름 아래에는 머쓱해서 서지 않았다. 당내 정보를 북한에 갖..
리영희 부고기사에 드러난 「조선일보」의 이중성 리영희 선생은 2010년 12월 5일에 별세하셨습니다.「중앙」, ‘색깔’ 멀리하고 지식인의 삶 부각한 면을 모두 털어 전날 타계한 리영희 선생을 자세히 소개했다.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듯하다”는 한명숙 전 총리 반응까지 함께 전했다. ‘조중동’이란 표현에서 「중앙일보」를 빼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6일 자 「중앙」이 그러했다.‘양(量)’보다는 ‘질(質)’에서 더욱 돋보였다. 그 제목부터 ‘이 땅의 메마른 사상 지평 넓힌 전환시대의 지식인’이었다. “『전환시대의 논리』 저자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가 별세했다”는 「조선」이나 「동아」와는 확실히 격이 다른 제목이었다.그 내용에서도 「중앙」은 ‘색깔’을 멀리했다. 그보다는 지식인으로서의 삶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처음부터 “민주화운동사에서 ..
한국의 부고 기사가 다양하고 풍부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텍스트일까 예전 부고에 대한 메모이다. 누구와 누구의 대화의 한 장면인지 기록을 놓쳤다. 다만, 2가지 의문점 때문에 메모를 해두었다. • 한국의 매체에 실린 부고 기사가 과연 시대상을 반영할 정도의 대표성을 띄고 잘 쓰였는가는 의문• 사회학적인 의미를 반추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의 부고 기사가 다양하고 풍부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텍스트일까, 의문 부고기사, 부고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장: 이와 동시에 조금 재미있는 책이, 이완수 기자의 『부고의 사회학』입니다. 부고 기사는 생물학적 죽음을 사회학적으로 만드는 일종의 의례 중 하나일 텐데요. 그런 부고 기사를 사회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다룬, 작지만 흥미로운 책입니다.강: 저는 『부고의 사회학』을 보면서 고개가 갸우뚱해지긴 했어요. 신문 지..
‘유명인 중에 덜 유명한 인사’ 부고기사 쓰는 기자 한 줄 ‘부고 단신’ 아닌… 사연·업적 남긴 이들 발자취 조명 “○씨 별세, ○씨 부친상=○일, ○장례식장, 발인 ○일 ○시. ☎️ ○○-○○-○○”언론사 기사 등을 통해 흔히 접하는 부고 알림이다. 전직 대통령,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하고 잘 알려진 사람의 죽음은 긴 글이나 영상으로 남지만 필부필부는 이 한 줄로 남기도 어렵다. 언론으로선 의미 있는 자취를 남긴 이들을 조명하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현재 기사로 다뤄지는 죽음의 대상이 너무 협소하고, 방식 역시 구태의연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남는다. 이 가운데 최근 몇몇 언론사 기자들을 중심으로 덜 조명된 죽음을 발굴하고 더 상세히 기록하려는 시도가 잇따라 나오며 주목된다.김태훈 세계일보 오피니언담당부장은 지난 1월 발령 이후 18일 현재까지 총 60여명..
가만한 당신, 못다한 말 “(길게 읽고 오래 생각할)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어떤 이의 죽음을 맞아 그의 삶을 알리고 기억하려 쓰는 글을 부고라 한다. 죽음은 모두 같지만 그곳에 이르는 삶은 각기 다르기에, 남다른 삶을 돌아보려는 시도다. 보통 짧은 부고에서 전하는 망자의 직위와 성과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에서 통용되고 공인받은 남다름이다. 이와 달리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은, 앞선 방식으로는 정리할 수 없는, 그가 사는 동안 상식으로 여겨지지 않았거나 그가 생명을 다한 지금까지도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남다름, 즉 직위와 성과가 아니라 태도와 지향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는 지난 2년 동안 매주 이런 남다름을 찾아 부고를 썼다. 대부분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다. 그만큼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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