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行間

(1252)
채우기 위해서는 조금씩 비워둬야 한다. 그게 책장이든 마음이든. : 《장서의 괴로움》 《장서의 괴로움》은 딱 제목만큼이다. 우리와 다르게 목조 건물이 많은 일본에서는 책 무게를 견디지 못해 집이 기울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다. 물론, 콘크리트 집이라고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무너질 정도의 책을 가진 이가 얼마나 많을까? 무너질 염려는 없지만 1000권이 넘어가면 책은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집과 떨어진 공간에 서재를 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가 장서 괴로움의 시작이다. 장정일의 추천의 글 “순수하고 무모한 열정의 괴로움”이 장서가인 저자를 잘 표현하고 있다. 장서가는 순수하다. 또한, 무모하다. 장정일의 장서에 관한 내용은 그의 《독서일기》에서도 말했다. 장서가는 모두 독서가, 독서가는 모두 장서가일까? 둘의 상관관계는 없지만 그럴 확률이 높다. “실제로..
콘셉트의 절반은 자기규정이다 :《무인양품은 왜 싸지도 않은데 잘 팔리는가》 무인양품을 말하지만 《무인양품은 왜 싸지도 않은데 잘 팔리는가》에는 무인양품은 없다. 콘셉을 말한다. 제목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저 무인양품은 주제인 컨셉트를 끌어내기 위한 출발점일 뿐이다. 무인양품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무인양품의 콘셉트는 탁월하다. 콘셉트를 만들고 실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콘셉트는 목적(기업의 경우 이념이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원리·원칙'을 짧게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행동지침'이 되고, 덕의와 본질을 가지며 전체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어야 한다. 무인양품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가 ‘콘셉트’라 했다. 중요하다. 그것만으로 이 책을 읽을 이유가 될까? 정리한 내용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무인양품에 관해 알고 싶다면 다른 책을, 콘셉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
2015년 8월 3주 새로 나온 책 플라톤은 기억을 회상의 복사물이라고 했다. '인상'을 보관하는 밀랍판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후 철학자들도 그 은유의 대상을 파피루스, 양피지, 책, 사진, 하드디스크 등으로 바꾸어갔을 뿐 같은 인식을 공유했다. 기억이란 보존, 저장, 기록 혹은 뭔가를 보관하는 것이라는 인류의 오랜 믿음이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믿음을 반박한다. 기억이란 망각의 지배를 받는 메커니즘이라는 주장을 통해서다. 세상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인간은 망각하기 시작한다. 기억은 우리의 5가지 감각을 통하지 않고는 금세 사라진다. 미국 심리학자 조지 스펄링의 실험이 있다. 0.05초 동안 3줄에 걸쳐 쓴 알파벳 12개를 보여준 뒤 즉시 숫자를 물으면 실험자들은 평균적으로 4분의 3을 기억했다. 하지만 즉시 다시 물으면 다른 줄의 ..
2015년 8월 2주 새로 나온 책 "1838년 아무 죄 없는 체로키족들이 미국의 총검 앞에서 강제로 수용되는 것을 보았다. 이 불쌍한 인디언들은 담요도 없고 신발도 못 챙긴 채 집에서 쫓겨 나왔다. 강제 추방의 길은 죽음의 길이었다. 나는 하룻밤 사이 22명이 목숨을 잃는 것도 목격했다. 끔찍한 강제 이주는 도중에 4000개의 무덤을 만든 후 1839년 끝이 났다. 불한당이 저질렀든 제복 입은 군인이 행군 나팔소리 속에서 저질렀든 살인은 살인일 뿐이다. 따라서 누군가는 대답해야 한다. 추방 길에 죽어간 4000명의 무덤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설명해야 한다." 이 글은 미군 병사 버네트가 들려준 사연을 요약한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 일등병 계급으로 체로키족이 강제 이주되는 눈물의 길을 따라갔던 경험을 80세 생일이 돼서야 자손들에게 털어놨..
2015년 7월 3주 새로 나온 책 일본 나고야에 있는 한 금속가공회사는 오랜 수주 가뭄으로 적자에 시달렸다. 이 회사는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컨설턴트의 도움으로 공정 개선부터 시작했다. 작업자의 움직임에 낭비가 없는지 살피고, 작업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했다. 상태가 좋지 않은 기계를 고치면서 현장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6개월 동안 이어진 근로자들의 노력은 마침내 제품 1개당 2엔의 원가 절감을 이뤄냈다. 하지만 판매 가격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개당 105엔에서 93엔으로 내려갔다. 고객이 값을 깎아달라고 해서 낮췄다는 영업사원의 한마디에 6개월간의 노력이 허무하게 날아갔다. 불황이 길어지자 많은 회사가 거래처 확대와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익에 대한 의식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 일본의 수익 컨설턴트 니시다..
2015년 6월 4주 새로 나온 책 조지 오웰은 책 ‘동물농장’을 통해 전체주의 혹은 공산주의 사회를 비판했다. 냉전시기 공산주의 사회를 비판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자본주의의 승리를 상징하는 우화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자본주의로 일색화된 지금 우리는 새로운 고민에 빠지고 있다. 자본주의는 과연 안녕한 것일까? 이런 질문에서 이 책 ‘자본주의 동물농장’은 시작되고 있다. 미국 작가 존 리드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패러디해 자본주의를 비판한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기초로 쓰여 졌다. 동물농장을 번역한 바 있는 문학평론가 도정일은 “오웰의 ‘동물농장’이 남긴 큰 질문은 세 가지다. 평등사회 건설의 기획은 반드시 실패하는가? 자유, 평등, 정의의 사회를 만드는 일은 가능한 일인가? 가능하지 않다면 인간에게 남는 희망은..
2015년 6월 1주 새로 나온 책 은 이탈리아의 역사학자·저널리스트가 자국 이탈리아의 뒷골목에서 세계 금융의 기원을 찾으려는 노력의 결실이다. 중세와 르네상스의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서구 문명의 중심지였다. 문명의 중심이란 건 곧 돈이 오가는 길목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르네상스기의 이탈리아가 서구 문명의 중심일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교황의 존재다. 각 가톨릭 국가에서는 바티칸으로 갖가지 종류의 화폐를 보냈기에, 교황청에는 자연스럽게 환전상이 활동을 시작했다. 은행 역시 환전상의 활동에서 그 기원을 찾는 학설이 있다. 환전상들은 수수료를 받아 돈을 버는 대신, 위조 화폐를 감시하는 등 공적인 역할을 떠맡아야 했다. 국가는 환전상, 혹은 훗날 은행가의 장부가 공증서의 효력을 가진 것으로 간주했는데, 이는 신용거래의 역사가 시작됐음을 뜻한다..
영어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하였는가? 언어는 중립적이지 않다. 말이나 글은 언제나 목적을 띄게 마련이다. 그러한 목적은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 어떤 단어, 구문, 문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겉으로 드러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이처럼 드러나든 감춰지든 언어는 무기가 될 수 있으며 선택에 따라 치명상을 입히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영어가 국제 공용어로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저자는 영어의 성공 요인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영어는 높은 개방성과 수용력을 자랑한다. 맞춤법처럼 복잡한 요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단순하고 유연한 특성을 지닌다는 점이 영어의 성공 요인이다." 한국도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영어는 제1외국어이다. 영어 때문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
정말 심플함을 원할까? :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 '우리는 심플한 제품을 원한다.'라고 소리 높여 외친다. 그런데 정말 단순함이 필요한 걸까? 도널드 노먼은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가끔 우리는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한다. 기업이 일부러 사용하기에 혼동을 주는 제품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강력히 원한 것이다. 우리는 결국, 단순함을 갈구하는 동시에 복잡함이 필요하다. 단순함과 복잡함의 차이는 구조에 있다. 인간은 단순한 것보다는 적절한 복잡함을 선호한다. 너무 단순하면 지루하고, 너무 복잡하면 혼란스럽다. 그렇다고 복잡하다고 꼭 혼란스러운 게 아니다. 반대로 혼란스럽다고 꼭 복잡한 것도 아니다. 단순한 디자인도 우리를 얼마든지 당황스럽게 만들 수 있다. 이상적인 사용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훌륭한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제품에 세련미를..
2015년 1월 4주 새로 나온 책 페블과 오큘러스는 현재 세계 정보통신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페블은 크라우드펀딩으로 2시간 만에 목표액 10만 달러를 모았다. 최종 7만 명이 총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오큘러스 역시 크라우드 펀딩으로 240만 달러를 투자받고 2년 뒤 페이스북에 23억 달러에 인수됐다. 이들 성공 스토리의 공통점은 크라우드펀딩 즉, 안정적 자금 확보다. 사람에게 몸에 도는 피가 중요하듯 창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이다. 자금 순환이 돼야 기술을 개발하고 영업도 하고 고용창출까지 연계할 수 있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창업자금 지원이나 기술개발 자금 지원에 집중되는 이유다.정부는 2014년 엔젤투자 매칭 펀드를 1400억원이나 준비했다. 하지만 집행금액은 500억원에 그쳤다. 정부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