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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심플함을 원할까? :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 '우리는 심플한 제품을 원한다.'라고 소리 높여 외친다. 그런데 정말 단순함이 필요한 걸까? 도널드 노먼은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가끔 우리는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한다. 기업이 일부러 사용하기에 혼동을 주는 제품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강력히 원한 것이다. 우리는 결국, 단순함을 갈구하는 동시에 복잡함이 필요하다. 단순함과 복잡함의 차이는 구조에 있다. 인간은 단순한 것보다는 적절한 복잡함을 선호한다. 너무 단순하면 지루하고, 너무 복잡하면 혼란스럽다. 그렇다고 복잡하다고 꼭 혼란스러운 게 아니다. 반대로 혼란스럽다고 꼭 복잡한 것도 아니다. 단순한 디자인도 우리를 얼마든지 당황스럽게 만들 수 있다. 이상적인 사용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훌륭한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제품에 세련미를..
2015년 1월 4주 새로 나온 책 페블과 오큘러스는 현재 세계 정보통신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페블은 크라우드펀딩으로 2시간 만에 목표액 10만 달러를 모았다. 최종 7만 명이 총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오큘러스 역시 크라우드 펀딩으로 240만 달러를 투자받고 2년 뒤 페이스북에 23억 달러에 인수됐다. 이들 성공 스토리의 공통점은 크라우드펀딩 즉, 안정적 자금 확보다. 사람에게 몸에 도는 피가 중요하듯 창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이다. 자금 순환이 돼야 기술을 개발하고 영업도 하고 고용창출까지 연계할 수 있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창업자금 지원이나 기술개발 자금 지원에 집중되는 이유다.정부는 2014년 엔젤투자 매칭 펀드를 1400억원이나 준비했다. 하지만 집행금액은 500억원에 그쳤다. 정부 ..
역사는 반복한다. 소 잃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류성룡의 징비》 《시경》에 이르기를 "내가 그것을 징계하여 후환을 삼간다."라고 하였으니 이 《징비록》을 지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난리를 겪을 수도 있고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란 후에 모든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가려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후손이 이를 경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그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위대한 업적이다. 류성룡이 후세를 위해 《징비록》을 남겨 후일을 경계하도록 했다. 하지만 류성룡의 염려는 후손인 조선보다 전쟁 당사자인 일본에서 더 인기를 얻었다. 꼭 그 이유는 아니지만, 경술국치까지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역사는 반복한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늘 안 좋은 역사는 반복되고 무지한 지도자에 의해 인민만이 고생한다. 조일전..
하고 싶은 말이 가슴 안에서 끓어야 한다. 끓어야 넘친다. :《명사들의 문장강화》 한정원은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의 저자이다. 앞선 두 책은 모두 인터뷰를 통해 나온 책이다. 이 책은 그다음이다. 시리즈로도 가능해 보이는 인터뷰 방식을 '서재'에서 '글쓰기'로 확장했다. 이름만 말하면 알만한 - 저자가 명사라고 부르는 - 10명의 글쓰기에 관한 생각을 전한다.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각계의 다양한 인물이다. 단지 저자 한정원 '문장 강화'를 포함하지 않은 게 아쉽다. 자신은 어떻게 글을 쓰는지를 포함하였다면 조금 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모든 사람이 작가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고자 하는 열정의 마음만 준비되었다면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이를 위한 책이다. 대중이 글쓰기에 좀 더..
2014년 12월 4주 새로 나온 책 미국연방법전은 약 4만7000쪽이나 된다. 미국연방규정집은 무려 16만 쪽이 넘는다. 미국 대도시의 경찰관 지침서는 보통 1000쪽 이상이다. 미국의 삼림감시원은 1960년대만 해도 간단한 규칙일람표를 셔츠 윗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그래도 업무 수행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깨알만 한 글자의 책 서너 권 분량을 일일이 들여다봐야 한다.온통 법과 규정의 세상이다. 법과 규정은 한번 만들어지면 십계명처럼 떠받들어진다. 문제는 그런 것이 10개가 아니라 수백만 개나 된다는 것이다. 의회는 법을 만들기만 하지 거의 없애지는 않는다.관료도 못지않다. 그들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규정 제정을 그들의 사명으로 생각한다. 규정집 어디를 펴보아도 놀라울 정도로 세세하다. 사사건건 간섭한다. 그들은 그렇게..
출판의 道 출판계와 동네 서점을 살리지는 취지에 도서정가제를 얼마 전에 시행했다. 도서정가제가 죽어가는 작은 서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덧없는 희망은 될 수 없다.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그래도 작은 출판사가 (다른 산업에 비해 미약하게 작지만) 거대 출판사를 상대해 콘텐츠로 살아남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조그만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출판도 산업 일부이고 출판업자에게만 도덕군자이기를 바라는 자체가 무리이다.일지사 창업주 故 김성재의 《출판 현장의 이모저모》를 인용한 글을 보았다. 책을 전부 읽지 못한 점이 아쉽다. 조금 오래되었지만 지금 적용해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해마다 단군 이래 최대 출판 불황이라 외치는 출판업자가 (물론 모두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 읽었으면 한다. 더불어 책을 읽는 독자(讀..
2014년 12월 2주 새로 나온 책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 상황이 변하긴 했어도 부산 자갈치 시장의 명물 ‘곰장어’(먹장어)는 일본산이 많다. 반면 7월에 열리는 일본 교토 기온축제에서 인기를 누리는 ‘갯장어 오토시’의 재료로는 한국산을 으뜸으로 친다. 육질이 쫄깃하고 뼈가 부드러우며 지방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명태는 한국에서 조기, 고등어와 함께 ‘3대 생선’으로 꼽혀왔다. 황태, 동태, 북어, 코다리 등 건조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있다. 그만큼이나 요리 방법도 많다. 제사나 고사상에 올라가고, 속담에도 등장할 정도니 한국인들에겐 전통적으로 아주 친숙하고 특별한 먹을 거리였다. 해방 전인 1942년 조선에서 명태의 전체 어획량은 22만톤에 이르렀다. 그러나 1950년 남한에서의 어획량은 연간 1만~2만톤으로 줄었다. 2007년엔 35톤..
과학이라는 이름의 거짓말, 속임수 그리고 사기극 :《과학 이야기》 누구나 자신만의 의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만의 사실을 가질 수 없다. _마이클 스펙터 과학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축적하는 체계를 갖추었다. 과학은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면 기존의 오류를 인정하고 수정한다. 과학은 과학자의 명성이나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무릅쓰고 인류 공통의 지식체계를 완성해나가는 학문이어야 한다.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거짓말, 속임수 그리고 사기극을 만화로 풀어 놓았다. 몇 가지 사실(혹은 현상)은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많은 음모론과 사이비 과학을 추종하는 많은 이가 있다. 감정적인 판단에 믿음이 합세하면 어떤 과학적 사실도 설득력을 잃는다. 그리고 때로는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그 예로 타보 음베키는 9년 반 동안 ..
2015년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2015 KOTRA 세계 경제 전망》 2014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나가는 해의 마무리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맞을 2015년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KOTRA에서 펴낸 《2015 세계 경제 전망》을 보면 2015년의 전망은 밝지 않다. 2015년의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매년 다음 해의 전망에 관한 책이나 보고서가 나온다. 하지만 그저 전망에 불과할 때가 잦다. 전망이 있다면 '백서'가 있어야 함에도 지나간 전망에 대해서는 관대한지 무관심하다. 좋게 생각하면 과거보다는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반성하지 않거나, 못하는 자세에서 비롯한 것이다.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때문은 아니라 믿고 싶다.먼 미래도 중요하지만 당장 우리에게 중요..
2014년 12월 1주 새로 나온 책 1967년 영국 철학자 필리파 풋이 고안해 낸 ‘트롤리(trolley · 전차) 문제’라는 게 있다.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정의란 무엇인가』 첫머리에 소개해 익숙해진 일종의 ‘윤리 퍼즐’이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전차가 달린다. 선로에 다섯 명의 인부가 있고, 갈라진 다른 선로 위엔 한 명이 있다. 당신이 선로를 바꿀 수 있다면 열차를 그대로 둬 다섯 명을 죽게 하겠는가, 아니면 선로를 틀어 한 명만 희생시킬 것인가.“당연히 선로를 틀어야지”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공리주의적 판단을 한 거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기준 하에 한 명보다 다섯 명의 목숨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이렇게 바꾸면 어떤가. 당신은 철로 위 육교에 있고, 다섯 명의 인부를 살리려면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려 전차..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문제가 생기면 회의에서 많은 의견을 낸다. 많은 문제점에 대한 의견이 나온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다양한 의견이 정말 문제점일까. "진짜 위기의 원인"은 없는 게 대부분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요소를 재창조하는 것이다. 또한, 기술이 창의력을 향상하기도 하지만, 기술만이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창의성은 같은 현상이나 기술을 두고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위해 생각하는지.'를 되묻고 또 되묻는 가운데 발현한다. 창의성은 직관에서 나온다. 상상력이 창의성이 아니다. 창의성의 마지막은 생각의 실천이다. 여러 아이디어의 연관성을 찾아내 융합하는 '협업적 혁신'이 위대한 결과를 낳는다.창의성이란? _박웅현 1. 창의성이란 생각이 아니라 실천이다. : ..
지식세대를 위한 서재컨설팅《베이스캠프》꼭 해야하나? 지식세대를 위한 서재컨설팅 《베이스캠프》라는 제목 때문에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서재컨설팅'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힘들어하는 책꽂이에 미안한 마음과 이삿짐센터 아저씨가 정리해준 대로 지낸 지가 벌써 8개월이 되어가기에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게 정리해야 한다.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책에서 권하는 대로 하려면 최소 5평 이상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용납하지 않고 있다. 자신을 위해 그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서재컨설팅이라기보다 독서법을 말한다. "폭넓은 시야, 깊이 있는 시각, 날카로운 시선을 기르는 독서법"이다. 그것을 좀 더 그럴싸하게 말하면 "마음을 바꾸어 인생을 혁신할 수 있는 다리, 베이스캠프(=서재)를 세우다."..
2014년 11월 4주 새로 나온 책 1938년 11월9일 밤. 독일 프랑크푸르트시 인근의 소도시인 '크로넨베르크'에서 유대교 회당이 불에 탔다. 그 날은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나치)의 기념일이었다. 1923년 히틀러는 뮌헨 중심가에서 '맥주홀 폭동'을 일으켰다가 11월9일 체포돼 투옥되었다. 그러나 제1차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을 옭아맨 '베르사유의 사슬(베르사유 조약)'을 끊자는 히틀러의 구호는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이는 훗날 나치 집권의 기반이 되었다. 따라서 나치에게 11월 9일은 '해방절'이나 다름없었다. 크로넨베르크에서도 나치돌격대(SA) 예비군 중대원 20여명이 축하 모임을 갖고 있었다. 자정 가까운 시각에 유대교 회당을 불태우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예비군 중대장인 칼 슈벵케는 대원 4명을 데리고 모임터에서 떠났다. 새벽 1시..
흔한 재료의 잡다한 이야기 :《뜻밖의 음식사》 제목에 혹해 구매했다. 또 다른 이유는 도서정가제 시행 막바지에 반값 판매이다. 책 내용이나 저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구매했다. 그저 제목과 알라딘 주제분류가 '미시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철저히 기대를 배신했다. 책 제목처럼 '뜻밖에' 생기는 것은 드물다.책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부제 "흔한 재료, 흔치 않은 이야기"는 관심을 끄는 멋진 제목이다. 내가 이 책을 생각한 것은 흔한 재료의 미시사이다. 흔한 재료가 이 땅의 인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원했다. 그저 잡다한 상식과 흔한 재료의 가십성 이야기를 바란 게 아니다. 많은 음식 중에 몇 가지를 골라서 심층적으로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다른 작가가 해결해 줄 것이라 희망한다.제목이 음식史가 아..
잘 되는 가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장사의 신》 장사의 기본은 '정성'을 들이는 것이며, 술장사의 기본은 "마음을 담은 술'을 내놓는 것이다. '장사의 神'인 저자의 모토인 '일소일배一笑一杯'가 더 멋지게 다가온다. 한 잔 술에 한 번 웃는다. 멋진 말이다. 퇴직자의 대부분이 자영업, 즉 장사를 한다. 하지만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몇 년을 넘기지 못하고 가진 돈 대부분을 날린다고 한다. 이 책은 일본 외식시장 트렌드를 반영하는 인기 잡지 에 2007년 5월 ~ 12월호까지 연재한 '우노 다카시가 알려주는 작은 가게 잘되는 법'을 가필 수정하여 출간한 책입니다.좋게 생각하면 멋진 기획이다. 잡지에 연재된 기사를 바탕으로 자국이 아닌 타국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내가 본 책은 2014년 9월 174쇄본이다. 2012년 9월 초판 1쇄를 발행했으니 2년..
2014년 11월 3주 새로 나온 책 20년 넘게 고약한 잠버릇 탓에 고생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 어느 날 잠결에 크게 다친 뒤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의사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자 잠에 관한 궁금증에 빠져든다. '왜 우리는 잠을 잘까? 남자는 여자와 잠을 자는 방식이 다를까? 꿈은 왜 꿀까? 부모가 갓난아기를 재우는 일은 왜 어려우며, 세계 모든 사람이 왜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까? 왜 어떤 사람은 코를 골고, 어떤 사람은 골지 않을까? 잠은 무엇일까?' 잠의 사생활은 미국 로이터통신 수석기자이면서 뉴욕대 저널리즘 겸임교수인 저자 데이비드 랜들이 자신의 수면 장애 경험을 토대로 이런 문제에 답한 책이다. 저자는 역사, 문화, 심리, 과학, 신경학, 정신의학 분야 자료를 두루 살피며 신비로운 잠의 면모와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한다. ..
'李文烈'은 우리 근대소설문학의 한 독특한 체험이다 :《사색》 《사색》은 그동안 쓴 책의 내용 가운데 골라서 따로 한 권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그 내용이라는 것도 일부러 사색하다가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적었다기 보다는 비슷한 유의 명상록을 수집해놓고 그것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을 제 나름대로 정리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_ 인터뷰 中 흔한 저자의 머릿말도 없다. 출판사 편집실의 "의 독자에게"만 있을 뿐이다. 저자의 인터뷰와 편집부의 서문을 보면 알 수 있다. '李文烈'은 우리 근대소설문학의 한 독특한 체험이다. 그리 길지 않은 그의 문단의 연륜을 염두에 둘 때, 그가 보여준 성과는 그것만으로도 경탄을 넘어설 뿐 아니라 오히려 한국문학의 미래에 대한 순정한 두려움으로 우리를 기대케 한다. 흔히 '낭만주의'라고 불리는 그의 문학에 대한 단언은 그러므로 우리..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늘 같은 상태이다 :《기억 전달자》 친숙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세계. 폭력도, 가난도, 편견도, 불의도 없는 세계. 모두가 꿈꾸는 유토피아일 수도 있다. 이 마을은 어떠한 모함도, 위험도 없는 편안하고 즐거운 삶을 누린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늘 같은 상태(Sameness)'이다. 장기하의 노래처럼 매일 별일 없이 살고 걱정 없이 산다면, 매일매일 사는 게 재미있을까? 글쎄. '늘 같은 상태'인 마을의 행복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든 노인과 장애아 등은 모두 임무 해제된다. 마을 사람에게는 다른 마을로 간다고 했지만 안심시킨다. 모두 기억도, 거짓말도, 변화도 없는 어제와 같은 늘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임무해제 한다. 성욕도 없다. 성욕을 느낄 나이면 약을 먹는다. 아이도 전문적인 임무를 가진 사람이 한다...
삶을 얻기 위해 전전긍긍해서는 승리를 얻지 못한다 :《미생》 바둑은 매우 특별합니다. 세상 어느 일이 나를 이긴 사람과 마주 앉아 왜 그가 이기고 내가 졌는지를 나눈답니까? 그들에게 패배란 어떤 의미일까요? 그들은 패배감을 어떻게 관리할까요? 우리는 늘 승리할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 우리에게 패배나 실패는 일상이다. 우리는 모두 완생이 아닌 미생이다. 그들은 패배감을 어떻게 관리할까? 그 패배감은 다음에 어떻게 성취감으로 바뀌어 어떤 모습으로 그들에게 올까? 미생이란 죽은 돌이 아니다. 지금 살지 못했으며 다시 말하면 아직 죽지 않았고 살아있다는 말이다. '아직'은 말이다.이익은 싸워 이기는 데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얻어낼 수 있다. 미생이 완생이 되는 방법은 내가 잘하든지 아니면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잘하는 ..
2014년 11월 1주 새로 나온 책 중국사를 다룬 역사책이 원과 명을 한 권으로 묶는 예는 거의 없다. 원은 오랑캐 몽골족이 세웠고 명은 원을 무너뜨리고 등장한 한족의 나라여서 단절과 차이를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원과 명의 역사에는 분명 연속성이 있다. 하버드 중국사 시리즈(전6권)의 다섯번째 권인 이 책은 원-명의 연속성과 변화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 시리즈의 책임편집자인 티모시 브룩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가 썼다. ‘쾌락의 혼돈’ ‘베르메르의 모자’ ‘근대 중국의 친일 합작’ ‘능지처참’ 등의 번역서로 한국 독자에게도 잘 알려진 역사학자다. 원-명 교체와 멸망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를 주목하는 게 여느 중국사 책과 크게 다른 점이다.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400여 년 동안 중국에서 일어난 가뭄, 홍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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