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의 피를 지닌 한 시인이 영면했다 - 박남철
박남철(朴南喆), 1953년 11월 23일 ~ 2014년 12월 6일 야수의 피를 지닌 한 시인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이름은 박남철. 이성복, 황지우와 함께 1980년대 한국 해체시를 대표하던 인물이다.1980년대는 리얼리즘과 민중시가 대세이던 시대였다. 시가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했고, 문학은 윤리의 도구로 동원되었다. 그런 시대에 그는 모든 금기를 정면으로 부수며 시를 해체의 언어로, 불화의 선언으로 바꾸었다.“이 좆만한 놈들이…” — 독자를 향한 도발그의 시 「독자놈들 길들이기」는 제목부터 전투적이다. 독자놈들 길들이기 —박남철 내 詩에 대하여 의아해하는 구시대의 독자 놈들에게— 차렷, 열중쉬엇, 차렷, 이 좆만한 놈들이…… 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쉬엇, ..
한 줄 부고에 묻힌 삶, 언론은 어떻게 기록할까
한 줄 부고에 묻힌 삶, 언론은 어떻게 기록할까신문이나 온라인에서 흔히 보는 부고 알림은 대개 이렇게 한 줄로 끝난다.“○씨 별세, ○씨 부친상=○일, ○장례식장, 발인 ○일 ○시. ☎️ ○○-○○-○○”전직 대통령, 정치인, 연예인처럼 널리 알려진 사람의 죽음은 긴 기사나 영상으로 남지만, 일반인의 죽음은 이렇게 한 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언론이 조명할 대상은 의미 있는 삶을 남긴 이들이겠지만, 현실은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형식도 단조롭다.그럼에도 최근 몇몇 기자들은 덜 조명된 죽음을 발굴하고 기록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가만한 당신, 못다한 말“(길게 읽고 오래 생각할)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어떤 이의 죽음을 맞아 그의 삶을 알리고 기억하려 쓰는 글을 부고라 한다. 죽음은 모두 같지만..
살림의 언어로 남은 시인, 김지하
김지하(金芝河), 1941년 2월 4일~2022년 5월 8일) 본명은 김영일(金英一) 살림의 언어로 남은 시인, 김지하—별세 3년, 오늘 그를 다시 기억하며김지하 시인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3년이 흘렀다.2022년 5월 8일, 강원도 원주의 집에서 향년 81세로 생을 마감한 그는지금도 여전히, 이 땅의 언어와 양심 속에서 살아 있다.그는 시인이었고, 사상가였으며, 시대의 양심이었다.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뒤1970년대 초 시 「오적」으로 세상의 위선을 벼렸다.권력과 재벌, 언론, 종교를 신랄하게 풍자한 그 시 한 편으로 그는 감옥에 갇혔다.하지만 철창 속에서도 그는 언어의 무기를 놓지 않았다.그가 남긴 「타는 목마름으로」는 자유를 향한 갈망의 상징이 되었고,..
죽음을 공유하는 사회, 반려견의 부고장을 보며
이제는 반려견의 부고장도 온라인으로 보낸다.사진을 올리고, 이름을 적고, 사망 날짜를 입력한 뒤, 짧은 추모의 글을 덧붙인다.몇 번의 클릭으로 만들어진 부고장은 링크로 공유되고, 사람들은 댓글로 위로의 말을 남긴다.낯설지만, 이상하지 않다.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시대, 사랑의 크기만큼 이별의 무게도 깊어졌다.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반려견의 죽음을 기록하고 남긴다.장례식장은 없지만, 온라인에는 방명록이 있다.짧은 문장 하나에도 그리움과 미안함이 묻어난다.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나 서비스의 확장이 아니다.우리가 ‘죽음’을 대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는 신호다.예전에는 반려동물의 죽음이 개인의 울타리 안에서 조용히 사라졌다면,이제는 공유되고 기억되는 사건이 되었다.죽음을 나눈다는 것은,그만큼 함께 살아..
오늘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졌나요? - 질문커뮤니티
오늘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졌나요?질문하는 행위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듭니다. 그것은 관계를 맺고, 배우며, 변화하도록 돕습니다.‘질문하는 기술’에 빛을 비춥니다. 소크라테스, 미용사, 아인슈타인, 헬프데스크 직원, 노자, 그리고 형사 같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에게서 그 비법을 배워보세요.생일 파티, 첫 만남, 네트워킹 행사, 혹은 소개 자리에서 실용적인 팁과 흥미로운 사실을 활용해보세요.이제 시선을 타인에게 돌리고, 더 좋은 질문을 던지고, 더 깊이 듣고, 그 결과 더 많이 배우는 준비가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