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외치기 (2592) 썸네일형 리스트형 산재 사망 야간노동자 148명의 기록 담은 서울신문 '달빛노동 리포트' 서울신문 1면이 드러낸 야간노동자 148명의 죽음서울신문 12일 자 1면에는 골판지 제조업체 노동자, 아파트 경비원, 택배 기사 등 42명의 부고 기사가 전면으로 채워졌다.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로 사망한 야간노동자의 부고 기사다. 사고, 과로, 질병 등 이들이 죽음에 이르게 된 내용이 담겨있다.1면 전체를 두른 검은 띠에는 “우리가 잠든 사이, 야간노동자들이 스러집니다. 올 상반기에만 148명. 통계 숫자에 가려진 그들의 죽음과 고달픈 밤의 여정을 전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산재 사망 야간노동자 148명의 부고 기사와 사망 기록은 서울신문 인터렉티브 사이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서울신문 탐사보도] 당신이 잠든 사이코로나19의 재난적 상황에 폭증한 야간노동 수요는 노동자들의.. 죽음은 어떻게 기억돼야 하는가 한국 언론은 죽음을 어떻게 기록하고 해석하는가[한국 사회와 죽음] ② 미디어 속 죽음 —이완수 /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인간사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숨을 거두고 육신을 묻는 ‘생물학적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하지만 삶을 기록하고 공표하는 ‘사회학적 죽음’은 다르다. 누구는 기억되지만, 누구는 망각된다. 누구는 크게 다뤄지지만, 누구는 작게 다뤄진다. 어떤 이는 아무 기록으로도 보존되지 않는다.죽음의 기록자, 신문 부고기사죽음의 사회적 기록자는 미디어다. 죽음은 뉴스에서 항상 중요한 주제로 다뤄져 왔다. 사실 우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미디어를 통해 죽음을 보고 듣는다. 신문에서 죽음을 고정적으로 다루는 것이 부고기사다. 부고기사는 한 사람이 살아왔던 .. 김점선, 한 사람쯤 없을 수 없지만, 둘이 있어서는 곤란한 사람 2009년 3월 22일 화가 김점선 별세했다. 암 투병 중 유명을 달리했다. 늘 말하듯이 '돌아간' 것이다. 해맑음 웃음이 좋았는데 이제는 그 해맑을 볼 수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신의 생을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에 '암은 축복'이라고 말했던 김점선 화가. '장엄하게 죽기 위해 이 제목을 택했다'라고 고백하며 담담한 필치로 써낸 자전적 에세이 『점선뎐』은 마지막 저서로 남게 되었습니다. 한문학자 정민 선생은 ‘불가무일 불가유이’(한 사람쯤 없을 수 없지만, 둘이 있어서는 곤란한 사람)라고 애정을 표시했다. 덧_오래된 글을 다시 꺼내 부고기사로 모았다. 부고 - 나에 대한 마지막 소식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 스스로 쓴 부고(訃告)문입니다. “러셀은 한평생을 천방지축으로 살았고 그의 삶은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었지만 일관성이 있었고, 이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19세기 초 귀족 출신 반역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신념은 기묘했으나 그의 행동은 늘 신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참조: 『인기 없는 에세이』, 버트런드 러셀, 「스스로 쓴 부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3월 29일 인터넷 판에서 ‘유관순, 일제 통치에 저항한 한국 독립운동가’라는 제목으로 유관순(1902-1920) 열사를 추모하는 부고기사를 실었습니다.지금까지 부고기사에 백인 남성들에 관한 기사만 쓰느라 간과한 사람, 그중 주목할 만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실었는데 한국인 여.. ‘봄비’ 부른 박인수, 78세로 별세…“한국 최초의 솔 가수” 美 입양돼 뉴욕서 솔 창법 접해…신중현에 발탁돼 가요계 데뷔지병으로 무대 떠났다가 복귀도…아내와 37년만 재결합해 화제 히트곡 ‘봄비’를 부른 원로 가수 박인수가 2025년 8월 18일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고인의 유족은 연합뉴스에 “고인이 오랜 기간 알츠하이머 등을 앓아왔다”며 “서울 시내 한 대학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고, 폐렴으로 건강이 악화해 오늘 오전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인은 생전 ‘한국 최초의 솔(Soul) 가수’로 불리며 ‘봄비’를 비롯해 다수의 유명한 노래를 남겼지만, 그의 삶은 파란만장했다.1947년 평북 길주 출생인 고인은 한국전쟁 도중 어머니와 둘이 피란길에 올랐다가 열차에서 어머니의 손을 놓쳐 혼자가 됐다. 이후 고아원을 전전하다 미군 선교사의 도움을 받.. 부고의 사회학 (한국 죽음기사의 의미구성) - 이완수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이처럼 ‘생물학적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러나 ‘사회학적 죽음’은 다르다. 죽음에 대한 미디어의 구성체계는 불공평하고 불합리하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인간사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그가 대통령이든, 아니면 시골의 이름 없는 촌부이든 예외가 없다. 숨을 거두고 육신을 묻는 ‘생물학적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하지만 삶을 기록하고 공표하는 ‘사회학적 죽음’은 다르다. 누구는 기억되지만, 누구는 망각된다. 누구는 크게 다뤄지지만, 누구는 작게 다뤄진다. 어떤 이는 아무 기록으로도 보존되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미디어의 구성체계는 때로는 불공평하고, 때로는 불합리하다. 부고기사는 개인의 역사와 동시에 사회가치와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언론.. 무연고자 부음소식 알려주는 부고기사 ※ 2020년 1월 1일부터 무연고사망자와 저소득시민 장례를 ‘해피엔딩(주)’이 맡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나눔과나눔은 ‘해피엔딩(주)’와 협력하여 무연고사망자 장례를 함께 진행합니다.일부 언론사와 기자가 ‘부고’ ‘부음’ 등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와 관련해 의미 있는 시도를 선보여 주목된다. ‘오비추어리’에만 포함되던 사진을 단순 부고에도 사용하거나 ‘무연고자’의 죽음을 전하는 부고란을 따로 운영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최근 이충원 연합뉴스 콘텐츠편집부장은 본래 자신의 업무가 아닌 부고 기사를 작성하고 여기 고인의 사진을 넣고 있다. 통상 언론은 유명인물의 일생과 의미를 정리한 ‘오비추어리’에만 사진을 쓴다. 그는 “유족에게 카카오톡으로 부고가 나간 사실을 알려줄 때 사진이 없으면 ‘연합뉴스 속.. 인생이 망한 것 같아 억울할 때 나는 부고를 쓴다 인생이 망한 것 같아 억울할 때 나는 부고를 쓴다 특별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나 신문 귀퉁이에 자리해 지나치게 쉬운 글어떤 사람이 어떠한 이유로 세상을 떠났다는 공고타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매개체이자장례비용을 나눌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문화적 장치그런데잘 쓴 부고에는그 이상의 감동이 있다.나의 첫 번째 부고누구와 함께 헸는지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무엇을 이루었는지대부분 시시콜콜한 이야기지만부고는 인생이 응축된 문장이 모인작은 평전죽음으로 읽는 삶의 이야기때로는 단점도 가감 없이 드러내고사랑하는 사람에게 충실하면서도바람둥이였으며, 대중의 관심에늘 목말라하는 뜨거운 열정의 스페인 남자였다.--피카소 부고당부가 담기기도 한다.내 무덤에 와서 울지 마라.나는 거기에 없고 잠자는 것도 아니다.나는 수천 개.. 송재호, 그리움과 존경을 담아서 그를 생각하다 2024년 11월 7일, 많은 이들이 배우 고(故) 송재호의 4주기를 맞이해 그를 기억하며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배우 송재호는 2020년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존재는 아직도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1. 이야기다채로운 연기 경력, 200편을 넘나든 대배우평안남도 출신의 송재호는 1959년 KBS 부산방송총국 성우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영화 학사주점으로 영화배우의 길을 시작하며, 그의 연기 인생은 쉼 없이 펼쳐졌습니다. 1968년 KBS 특채 탤런트로 발탁된 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2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스크린에서는 영자의 전성시대, 살인의 추억, 해운대와 같은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했으며, TV .. 장례식장 - 유강희 장례식장 —유강희부의(賻儀), 라고 쓰인 흰 봉투 뒷면에 아직 산 자의 이름을 쓰고 그걸 윗주머니에 넣는다 〈조문〉을 하기 위해 아직 산 자는 이미 죽은 자와 아직 산 자를 위해 아직 산 자를 더 많이 위해 재빨리 검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살아생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죽은 자의 사진 앞에 〈느림〉으로 엎드린다 한 번 더 반복한다 그러고 나서 제법 애통한 낯으로 아직 산 자가 아직 산 자를 향해 또 한 차례 〈되돌림〉으로 엎드린다 그리고 나서 흰 꽃을 꺼내듯 흰 봉투를 꺼내 아직 산 자는 아직 산 자 앞에서 아직 산 자의 이름이 적힌 그것을 밀봉된 상자의 좁은 구멍에 애써 밀어 넣는다 아직 산 자들이 등뒤에서 자꾸 밀쳐도 아직 남아 있는 자신.. 부고에 고인이 없다. 부고의 주인공은 고인이다. 역사책은 참 이상하다. 왕과 장군의 이름만 나온다. 워털루 전쟁 대목에서도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이 졌다.”라고만 되어 있다. 어디 나폴레옹이 싸웠나? 쫄병들이 싸웠지. 역사책 어디를 들춰봐도 쫄병 전사자 명단은 없다.—『미친말의 수기』, 마광수, 「역사」 부고는 죽음을 알리는 글이다. 동시에 한 사람의 삶을 압축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 신문에 실린 부고를 보면, 고인의 삶보다는 다른 것이 중심에 놓인다. 신문의 부고기사는 유가족과 사회적 지위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름 앞에 붙는 직업 역시 특정 분야에 편중되어 있었다. 기업인, 언론인, 학계 인사, 공무원 출신이 대표적이다. 고인이 유명인이 아니라면 직함조차 사라진다. 이름만 남고, 대신 가족관계가 차례로 나..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는 게 부고기사다 한 분야를 오래 맡아 취재하다 보면 ‘이런 사람의 인생은 잘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려면 취재원에 대한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 문학을 담당하던 시절 필자는 박경리 · 박완서 · 이청준 세 작가의 부고 기사를 썼다. 인생과 작품 세계를 파악하고 작가에 대한 평론까지 대강 읽어 두었는데도 준비 부족을 절감했다.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는 게 부고 기사다.• 영미권 언론은 부고 기사에 각별한 정성을 쏟는 것으로 유명하다. 16세로 미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가 된 엘리너 스미스에 대한 뉴욕타임스 부고 기사는 놀랍게도 그녀가 만 20세였던 1931년에 처음 작성됐다. 스미스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써 뒀고, 이 글을 80년간 보관하면서 .. 이전 1 2 3 4 5 ··· 2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