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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외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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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의당은 구걸하듯이 ‘양보’를 구할 게 아니다. 노회찬이 이해할 수 없는 법으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해 그의 지역구 노원병에서 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노회찬의 부인 김지선 씨가 보궐 선거 후보로 나온다. 유시민의 정계 은퇴로 도로 진보신당 탈당파만 남게 되었다.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진보정의당의 처지에서는 고육지책이다. 안철수는 귀국하여 노원병의 보궐선거에 나오려 한다. 노회찬이 당선된 지역이니 여권보다 야권이 강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여의도로 연착륙하려 시도한다. 안철수의 처지에서는 쉽게 가는 길을 택하는 게 부산에서 예측할 수 없는 선거보다 나을 수 있다. 안철수의 선택을 논하기 전에 진보정의당의 대응이 더 문제이다. 김지숙은 안철수에게 “이번 선거는 거대권력에 대한 국민심판의 의미가 큰 만큼 안 전 교수에게 양보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
2013년 3월 2주 새로 나온 책 역사 속 화폐 전쟁에서는 금(金)이 은(銀)을 눌렀다. 은은 금보다 매장량이 적어 희소성이 높지만 수요량은 금이 많다. 금값이 더 나간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은값 상승률은 600%를 넘었고 조짐이 수상하다. 은은 금에 비해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뛰는 금 위에 나는 은' '금도끼 팔고 은도끼 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은에 대한 재평가다. 이 책(원제 'Secret of Silver')은 그 은을 렌즈 삼아 역사를 들여다본다. 제목 그대로 비사(秘史)에 가깝다. 중국 경제경영 전문가인 저자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이야기 궤짝을 연다. 은의 제국이었던 중국은 왜 산업혁명의 특급열차에 올라타지 못했을까? 세계 최초로 지폐를 사용할 만큼 선진적이었던 중국 금융제도는 왜 쇠퇴했을까? 이른바 '은의 ..
2013년 3월 1주 새로 나온 책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발명은 무엇일까. 도구, 언어, 문명 등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 수많은 단어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리처드 랭엄 하버드대학 교수는 다소 생뚱맞은 답을 내놓는다. ‘요리’라 한다. 요리를 통해 음식 재료를 소화가 잘 되는 식품으로 전환시켜 소화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씹는 시간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또 그에 따른 여력이 인간의 엄청난 뇌 발달을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요리가 남녀의 역할 분담 등 문화 발달에도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말한다. 요리가 정말 이토록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을까. 책 (예문당 刊)의 저자 최낙언 역시 이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듯하다.요리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관련 지식을 나열하는 이 책은 ‘맛’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
편견은 애초부터 비이성적이다 꽃밭을 지나며 이렇게 많은 꽃들이 그들 몰래 피어 있다니! _송기원 다시 꽃밭을 지나며 저렇게 많은 꽃들이 그들에게 들켜 시들어 버리다니! _송기원 그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_고은 인간은 같은 사물을 보고 각기 다르게 느낀다. 같은 ‘꽃’이란 사물을 보고 다르게 표현한 글이다. 많은 이가 송기원의 그것보다 고은의 것이 좋다고 말할는지 모르지만 고은보다도 송기원이 더 절절하다. 아직도 송기원이 바라본 ‘꽃’이 많은 세상이다. 고은이 차라리 그 ‘꽃’을 보지 않았으면. ‘꽃’을 보고 생각한 게 아니라 송기원과 고은을 보고 ‘꽃’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글보다도 다른 편견으로 보고 있다. 편견은 “생활환경 속에서 사회적으로 학습되어 간다. 타당한 증거나 직접적인..
2013년 2월 4주 새로 나온 책 "참치를 먹었다. 온몸의 세포, 글자 그대로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고동치는 것을 느꼈다. '오, 주여! 이게 바로 살아있는 느낌이구나.' 나는 고개를 숙이고 흐느꼈다." 고작 참치 캔 하나 가지고 과장이 심하다 싶다. 하지만 20년 만에 처음 입에 댄 참치라면? 저자는 16세 때부터 20년간 급진적 채식주의자 '비건(vegan)'으로 살았던 인물. "엄마가 있거나 얼굴이 있는 건 먹지 않는다"며 우유, 달걀조차 먹지 않았던 그는 이 책을 통해 "속았다"고 절규한다. 그리고 마치 사교(邪敎) 집단에 빠졌다가 탈출한 사람의 고발장처럼 '채식주의의 신화'를 고발한다. 때론 감정 조절이 안 된다 싶을 정도다. 저자가 소녀 시절 채식주의를 택한 것은 정의감, 연민 그리고 이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절박한 갈망에서..
타인에게 하는 배려가 진정 배려일까? 지금도 잘 팔리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한때 잘 팔렸던 한상복의 《배려》라는 책이 있다. 꽤 관심 있게 읽었다. ‘배려’라는 말에 많은 공감하고 다른 어느 것보다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까지 “배려는 선택이 아니라 공존의 원칙이다.”, “배려는 큰 것을 용서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으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했다. “상대에 관한 관심이 배려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아이에게도 일러 주었다. 한데 이 ‘배려’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글을 읽었다. (권리를 배려한다?) 우리가 다른 이를 ‘배려’하는 게 정말 ‘배려’인지 의구심이 든다. ‘배려’를 빙자해 조삼모사하는 게 아닐는지. 원래 그들의 몫을 ‘배려’로 포장하는 것은 아닐는지. 역으로 ..
2013년 2월 3주 새로 나온 책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허균(1569~1618년)하면 급진적인 혁명가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서자로 태어났지만 지혜와 용기로 활빈당을 이끌고 부정부패와 맞서 싸우면서 자신만의 왕국을 세운 홍길동의 이미지가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허균과 겹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 고전문학 연구에 천착해온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사진)는 허균을 급진적인 혁명가나 개혁가로만 보는 것은 단순한 접근이라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신간 `독서광 허균'에서 허균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한다. 무엇보다 독서광이었던 허균은 “장차 벼슬을 버리고 강릉으로 돌아가서 1만권의 서책 중 좀벌레나 되어 남은 생애를 마치고자” 한다고 말할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좋은 책이 있으면 언제든지 구해서 읽었다. 또 책을 혼자서만..
독후감을 쓰면 장학금 준다니 ... 개뿔 초등학생 아이에게 방학 중에 읽을 책을 정해주고 한 줄 이상 독후감을 쓰게 했다. 모두 달성하면 원하는 것을 사주고 그렇지 않으면 페널티를 주었다. 구미대가 “독후감 쓰면 장학금 준다”고 한다. 기사를 보면서 대학생이나 초등학생이나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대학생이 얼마나 책을 읽지 않으면 독후감을 쓰면 장학금을 준다고 할까. 초등학생처럼 정해진 틀안에서 움직이는 그들을 생각하니 안타깝기보다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 대학 관게자는 “독서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는 안목과 교양을 갖출 수 있고 표현력과 문장력을 배울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실 상금이지만) 장학금을 걸고 공모를 했어야만 했을까. 대학생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은 동아리(예전에는 써클) 문화가 없어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취업관..
진실을 담아내는 사진작가 최민식 별세 책과 사진으로만 보았던 최민식, 이제 그를 기억할 방법은 그가 남긴 진실한 삶의 얼굴을 가진 사람의 사진과 글뿐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다. 이 사진을 보면 지금 우리 세대의 얼굴은 어떻게 기록될까? 연예인의 가식적인 얼굴이 시대를 대변할 거라 생각하니 한숨만 나온다. 신문에 난 부고 기사로 그의 삶을 말 할 수 없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 작가 최민식 씨가 12일 오전 8시40분 부산시 남구 대연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최민식의 '모든 예술은 진실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사람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고, 사람이 곧 삶이다. 사진(寫眞)은 말 그대로 진실을 찍는 거에요. 찍고 나서 트리밍이나 포토샵 같은 조작을 절대 하지 않아요. 그..
<나는 공무원이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신 난다 좋다. _장기하, 오늘도 흥분하지 말자. 흥분하면 진다.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늘 흥분한다. 흥분하면 지는거야. 하지만 흥분하고 만다. 누군가 나에게 별일 없이 산다고 말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나는 하루하루 사는 게 파란만장한데 왜 별일 없지. 나는 매일 사는 게 별일인데 아무일 없다니. 이런 X같은 세상. “흥분하면 진다”를 좌우명으로 삼은 처세의 달인, 대한민국 7급 공무원이다. “평정심의 대가”라고도 불린다. 오늘도 어제 같고 내일도 어제 같은 늘 똑같은 날의 반복, 그 반복을 즐긴다. 장기하의 노래 “별일 없이 산다”의 실제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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