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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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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지면 달라진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다.문제는, 무엇을 위해 많은가다. 전 세계의 연결은 ‘인지 잉여’라는 원재료를 만들었다.일을 하고 남은 시간과 에너지가, 더 이상 사라지지 않고 연결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기술은 발전했고, 참여는 확장되기 시작했다.이제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이 거대한 가능성을 어디에 쓸 것인가.개인의 창조성과 집단의 참여,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보상하느냐에 달려 있다.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왜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열정을 쏟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그 답은 인지 잉여다.자율적으로 만들고, 나누려는 인간의 성향.1조 시간에 달하는 이 잉여가 사회를 움직이는 새로운 동력이 된다. 조각 피자의 비유가 이를 잘 보여준다.한 사람이 언제 피자를 원할지는 알 수 없다.그러나 충분히 많은 사람이..
세상은 생각보다 빨라졌다, 80일간의 세계일주 아동용 도서로 오해받는 대표적인 고전이다. 우리는 제목 정도는 익히 알고 있지만 정작 읽어본 기억은 희미하다. 어쩌면 영화로 먼저 만났을지도 모른다.이야기의 얼개는 단순하다. 멋진 신사 포그, 약간 우둔하지만 충직한 하인 파스파르투, 우연처럼 등장하는 여인 아우다, 그리고 그들을 뒤쫓으며 위기를 만들어내는 무능한 경찰 픽스. 이 네 인물이 위기와 모험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런던으로 돌아온다. 세계일주는 당연히 80일 만에 성공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여행하도록 하여 마지막 하루를 만들어내는 반전은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계산에서 나온 장치다. 물론 치밀한 포그라면 이런 착각을 했을 리 없지만, 독자를 위한 장치라고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다.포그는 런던 중심가 상류층 사교모임인 개혁클럽의 회원이다. 돈도 있..
미국 대통령은 바뀌어도 전쟁 기계는 멈추지 않는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미국 대통령은 평화를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전쟁 기계는 멈춘 적이 없다. 1961년 1월 17일, 퇴임을 사흘 앞둔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는 미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군산복합체’라는 표현을 남겼다. 군부, 군수업체, 의회, 과학·공학 집단이 서로 기대며 거대한 영향력을 형성하는 구조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이 집단이 부당한 권력을 획득할 수 있으며, 부적절한 권력이 재앙적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이미 존재한다고 그는 말했다.군비 확충은 돈만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노동자의 땀과 과학자의 뛰어난 두뇌, 어린이의 희망도 소모됩니다. 아이젠하워의 경고 이후 미국의 군사 예산은 세계 최대 규모로 팽창했다. 의회는 국방부 요구를 넘어서는 예산을 승인했고, 무기 산업은 정..
詩, 그 시간 끝에서 한 줄이 태어난다 시는 가르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안다. 시인은 학교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화가나 음악가처럼 시인도 어떤 본질을 타고난다. 그것은 분해해 설명할 수도, 다음 사람에게 조립해 건네줄 수도 없다. 거의 신비에 가깝다.그렇다고 배움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본질은 가르칠 수 없지만, 시인이 되기 위해 익혀야 할 영역은 끝이 없다. 역사와 이론, 다른 시인의 언어. 타고난 불씨가 있다면 독서는 그 불을 키우는 산소다.창작 교실에서 스스로 과제를 정하라고 하면 많은 학생이 다른 시를 읽기보다 자기 작품을 쓰는 데 시간을 쏟는다.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시인은 이미 충분히 많다. 그러나 잘 쓰려면 먼저 깊이 읽어야 한다. 좋은 시는 최고의 스승이다. 어쩌면 유일한 스승일지도 모른다. 읽기..
죽음이 있기에 함께하는 시간이 깊어진다 삶의 두려움은 대개 죽음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 다가올 그 순간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요양보호사, 장례지도사, 펫로스 상담사, 신부, 호스피스 의사, 삶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다섯 사람의 문답을 엮은 기록이다. ‘죽음의 현장’을 오래 바라본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상실과 이별을 다시 생각한다. 모두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죽음은 우리가 반드시 마주할 유일한 진실이다. 대통령도 죽고, 부자도 죽고, 결핍을 가진 사람도 죽는다. 한국 사람도, 미국 사람도, 중국 사람도 죽는다. 세상에서 겪는 일은 제각각이지만 죽음만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다.”아이러니하다. 가장 두려운 대상이기에 더 역설적이다. 그러나..
전쟁 기계 - 멈출 수 있는가, 멈출 의지가 있는가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이란을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란의 미사일과 핵시설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불과 8개월 전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그는 또 이란이 개발 중인 장거리 미사일이 곧 미국 본토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초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확보하려면 최소 10년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이번 공습이 즉각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 정책적 선택에 가까웠다고 분석했다.“나는 전쟁광을 몰아낼 것이다. 그들은 늘 전쟁하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미사일 한 기는 200만 달러다.” 대선 후보 시절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또한 “끝..
배움은 가장 우아한 도피다, 그냥 시작하라 지금 우리의 문제를 ‘아는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알고 있음에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우리의 사고방식에서 찾는다. 배우는 행위가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불안을 잠시 미루는 은신처가 될 때 우리는 가장 성실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물속으로 뛰어든 사람만이 수영을 배운다‘무언가를 안다’는 느낌은 짜릿하다 하지만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유용할까?‘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작은 진전과 끊임없는 개선 그리고 과정에서 배우려는 태도를 받아들이도록 우리를 이끈다.지금 이루고 싶은 목표를 분명히 한 뒤, 그다음 행동을 가능하게 할 만큼만 배우고 곧바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배움과 실행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앞에서 보았듯이..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 때문에 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볼온한 책이다. 책에 적힌 가격은 16,666원이다. 알라딘은 16,666원, 교보문고는 16,670원으로 표기한다. 파는 이에 대한 배려는 없다. 만들고, 편집하고, 찍어 낸 쪽의 마음만 남아 있다. 팔리면 팔리고, 아니면 말고. 그런 태도처럼 보인다.고양시 도서관 어린이 도서관을 뺴고 18개 중에서 4곳에서 보유하고 있다. 22.2%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남긴다.전국에 1,000개 도서관이 있다면, 최소한 그 정도는 팔렸을 것이다. 또 그 만큼은 팔렸을테니, 초판을 다 팔았을까? 인터뷰집이 아니다. 통상 인터뷰란 인터뷰이에 주목한다. 걸어온 궤적, 획득한 자본, 구축한 세계 ……. 발화 속에서, 자료 속에서, 이러한 자국을 탐색하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없고 ..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우리는 읽어야 하고, 또 잘 읽어야 할까? ‘어른을 위한 문해력 수업’이라는 부제를 온전히 만족한다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아쉽다. 그럼에도 우리가 문해력의 위기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우리는 읽는다고 믿지만 정작 무엇을 읽었는지 모른다.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글자만 따라가고, 행간을 보지 못하거나 보려 하지 않는다. 이해 없이 소비하고, 성찰 없이 공유한다.어쩌면 지금은 문해력의 부족이 아니라 문해력의 부재가 드러난 시대인지도 모른다. 읽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읽는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 그래서 더욱 ‘어른을 위한’ 문해력이 필요하다.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해독하는 능력이 아니다. 자신이 어떻게 읽고 쓰는지 돌아보고 그 방식을 점검하는 힘이다. 다양한 텍스트를 통과하며 자신의 생각과 삶의 태도를 기꺼이 수정하고 다듬..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미 시작할 만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만 배우기의 기술 - 200자 평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미 시작할 만큼 충분히 알고 있다. 더 많은 영감과 지식은 삶을 풍요롭게 하기보다 오히려 산만하게 만든다. 배움에 대한 집착은 실행을 미루는 가장 세련된 핑계가 된다. 혼자 똑똑해지는 고립에서 벗어나 행동의 자리로 나아가라. 만물박사가 되려는 환상을 버릴 때, 배움을 멈춘 자리에서 성취는 시작된다. 시작을 미뤄 온 이에게 이 책은 ‘마지막 학습서’다. 와 베스트셀" data-og-host="www.aladin.co.kr" data-og-source-url="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415808" data-og-url="https://www.aladin.co.kr/..
내 인생에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어요 『부고의 사회학』(이완수 지음, 시간의 물레)은 일간지 부고 기사에 담긴 가치관과 보이지 않는 권력관계를 짚어낸다. 짧게는 몇 줄, 길어야 원고지 몇 장 안에 한 사람의 생을 압축해 넣는 일. 이 좁은 공간 안에서 기자가 고인의 삶을 어떻게 담아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만약 고인이 저승에서 메일을 보낼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내 인생에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어요.”이 장면은 영화 클로저에서도 스쳐 지나간다. 부고 기사를 쓰는 댄(주드 로)이 앨리스(내털리 포트먼)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털어놓는 대사. 부장이 사망자를 알려주면, 다음 날 교정지를 보며 마지막 손질을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완곡어법’이라는 묘한 기술. 알코올 의존은 ‘풍류를 즐겼다’로, 성적 지향은 ‘개인 생활에 충..
죽음을 기록하는 이유, 부고가 남기는 사회적 기억 - 부고의 사회학 죽음을 기록하는 이유, 부고가 남기는 사회적 기억현대 사회에서 부고 기사는 점점 그 의미가 희미해지는 듯 보인다. 휴대폰 문자로 부고 소식을 받는 일은 일상이 되었고, 유명인의 죽음 역시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빠르게 정보가 흐르는 시대에, 굳이 부고 기사를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하지만 부고는 단순한 뉴스가 아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기억하고, 그의 삶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자리매김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미국 뉴욕 타임스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슬픔의 초상화’라는 기획 보도를 통해 같은 해 말까지 1천800개에 달하는 부고 기사를 발행했다. 이 기록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공동체의 상실을 세밀하게 담아내며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Portraits of GriefE..
인간은 왜 기꺼이 동물과 만나고 또 이별하는가 동물을 키운 경험은 우리를 크게 변화시키거나 인생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더욱 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도왔다. 세계적 가수 겸 배우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14년을 함께 지낸 개 사만다의 유전자를 복제한 강아지 두 마리를 기른다. 그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 이같이 썼다. “사만다를 잃었지만 어떤 식으로든 계속 함께하고 싶었어요. 사만다의 일부를 살려둘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내기가 조금 더 쉬워졌죠.”미국에선 스트라이샌드처럼 반려동물과 다양한 형태의 이별 의식을 치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도 비슷하다. 반려동물의 장례를 치러주는 전문 업체가 늘고 있다. 경조 휴가 제도에 ‘반려동물 장례 휴가’를 도입하는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권리를 박탈당한 슬픔’이..
수많은 동물을 키웠지만 헤어짐은 매번 처음 같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애도해 온 인류물고기를 변기에 떠내려 보낸 유년의 첫 이별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한 개의 유해를 산책하던 강가에 뿌렸던 날까지. 평생 수많은 동물을 키웠지만 헤어짐은 매번 처음 같다. 다양한 동물을 키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반려동물의 죽음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사례를 소개한다. 최근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국내 여러 기업이 ‘반려동물 장례휴가’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키우던 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직원에게는 하루의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반려동물을 직원의 가족으로 인정하는 이 같은 움직임은 많은 사람에게 환영받았다. 하지만 차가운 시선도 여전하다. 관련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는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댓글이 달린다. 이런 댓글의 작성자는 반려동물을 귀하게 여기는 ..
반려동물과 이별,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이별해야 한다 “제가 초코 이야기를 하면, 가족이 다 슬퍼하니까 초코에 대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냥 그렇게 잊어버린 거 같아요” (25세 K씨)“강아지가 곁을 떠나고, 계속 일만 한 것 같아요. 바쁘게 살면 덜 슬프니까. 그런데 나중에 더 큰 슬픔이 찾아오더라고요.” (43세 L씨)“제가 너무 슬퍼하니까, 개 하나에 유난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상처가 됐어요. 그래서 더욱 주변에 말을 못하고 혼자 삭힌 것 같아요.” (32세 H씨)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물었더니, 대부분 반려동물의 죽음을 직면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이별은, 오랜 시간 마음 어딘가에 남는다.하지만 『개를 잃다』의 저자 엘리 H. 라딩어는 말한다. “우리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충분한 시간..
부디 혼자 먼저 가지 말자. 우리 함께 오래오래 남아 자연사하자 우리는 모두 자살 생존자이다자신이 자신을 놓을 때 영생을 얻을 수 있다. 영생을 얻는 길은 자살뿐이다. 자고 일어나면 듣는 수많은 자살 소식, 하지만 그 많은 자살 중 진정한 자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자살을 가장한 사회적 타살이다. 자신을 놓으려는 행위가 아닌 타인이나 다른 이유가 나를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었다. 수많은 자살은 진정한 의미의 자살이 아니다.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온갖 선물 중에서 적절한 시기에 죽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는 것을, 각자는 무엇보다도 자기 영혼의 약으로서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더구나 그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난 선물은 자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만능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신은 설사 스스로 자살하기를 바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
내 부고, 내가 직접 쓰자…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올 여름 휴가 땐 내 삶의 마지막을 상상하며 ‘나의 부고’ 초안을 써보자.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의 저자 제임스 알(R). 해거티는 나의 부고는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 제임스 해거티 “천당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멀어, 멀어” 서양화가 박수근이 남긴 묘비명이다.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우물쭈물 살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은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문구로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다. 묘비명 얘기가 나오면 사람들은 자신의 묘비엔 뭐라고 쓸지 장난스럽게 얘기를 나눈다. 그런데 그렇게 묘비명을 간단하게 생각해 보는 것을 넘어 자신의 부고를 자신이 직접 당장 써보라고 권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를 쓴 제임스 알..
내 부고는 내가 가장 잘 쓴다 모든 故人이 위인일 순 없다… 찬사 줄이고 실수도 기록하라모든 고인(故人)은 위인(偉人)이다. 부고 기사는 대개 고인에 대한 찬사로 차고 넘친다. 그나마 공과(功過)를 따지는 건 지도자나 정치인 등의 부고에 제한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 부고 전문기자인 저자는 필부필부(匹夫匹婦)의 부음조차 찬사 일변도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유명인 아닌 일반 부음은 빈소와 발인 날짜, 유족명 등만 간단하게 알리는 우리 언론과는 달리, 서구 신문은 부고(obituary) 지면을 별도로 마련, 망자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전한다. 이러한 차이를 감안하고서라도, 죽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관심사. 그렇다면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저자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자. “헌사는 지면 낭비일 뿐” ‘훌륭한..
오래 묵힌 글, 책과 세계 그리고 나 오래 묵힌 글을 방출합니다. 그동안 서랍 속에 쌓아두었던 글을 이제 하나씩 꺼내어 대방출하려 합니다. 완전한 글은 없다고 했습니다. 종이에 고정된 기록과 달리 온라인은 언제든 수정하고 덧붙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완의 흔적이라도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짧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이 왜 이렇게도 어려운 걸까요.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만나면서, 다시 한번 ‘책과 세계 그리고 나’를 돌아봅니다. 강유원은 말합니다. “이 지구에 살아 있는 사람 중 절대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사자의 위장이 탈이 나면 풀을 먹듯,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고 그는 썼습니다. 오늘날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 전체를 놓고 보아도 책을 읽은 이는 전체 숫자에 비해 극히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
가만한 당신, 못다한 말 “(길게 읽고 오래 생각할)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어떤 이의 죽음을 맞아 그의 삶을 알리고 기억하려 쓰는 글을 부고라 한다. 죽음은 모두 같지만 그곳에 이르는 삶은 각기 다르기에, 남다른 삶을 돌아보려는 시도다. 보통 짧은 부고에서 전하는 망자의 직위와 성과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에서 통용되고 공인받은 남다름이다. 이와 달리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은, 앞선 방식으로는 정리할 수 없는, 그가 사는 동안 상식으로 여겨지지 않았거나 그가 생명을 다한 지금까지도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남다름, 즉 직위와 성과가 아니라 태도와 지향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는 지난 2년 동안 매주 이런 남다름을 찾아 부고를 썼다. 대부분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다. 그만큼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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