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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술 사주는 읽고쓰기

꼭 '~들'을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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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것에 신경이 쓰여 책을 읽을 수 없다. 그동안 무심코 읽었는데 얼마 전부터 눈에 거슬려 책을 읽기 어렵다. 그동안 별 탈 없이 읽었던 텍스트인데 새삼스럽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했다. 한데 어설프게 안 것이 화근이다. 오늘 읽은 박노자의 《하얀 가면의 제국》은 복수를 '충실히' 사용하고 있다. 그것도 너무너무 충실하다. 박노자는 지금은 한국인이지만 태생이 러시아이니 충실한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많이 거슬린다.

박노자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많은 저자가 '~들'을 사용하고 있다. 복수를 사용했다고 문법에 틀린 것은 아니다. 고종석이 설명처럼 "한국어 문법에서는 체계적인 범주가 아니다." 하지만 굳이 복수를 뜻하는 '~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안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어를 영어처럼 사용하고 있다.

다음은 사용 예이다. '~들'을 사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눈으로 읽을 때보다 소리 내 읽으면 어감이 더 좋다. 입에 잘 달라붙는다. 한국말로 적었다고 모두 한국어가 아니다.

상당수 업체들이 .... ⇒ 상당수 업체가
학자금을 대주지 못하는 부모들이 .... ⇒ 학자금을 대주지 못하는 부모가
먹자골목에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 ⇒ 먹자골목에는 음식점이 늘어서
사람들이 많이 모였네 .... ⇒ 사람이 많이 모였네
시위로 많은 학생들이 퇴학을 .... ⇒ 시위로 많은 학생이 퇴학을
저기 의자들이 많은 걸 ⇒ 저기 의자가 많은걸
이 많은 꽃들이 .... ⇒ 이 많은 꽃이

성性도 그렇지만 수數 역시 한국어 문법에서는 체계적인 범주가 아니다. 단수(홑셈)나 복수(겹셈)를 나타내는 형태가 구별되기도 하지만, 그런 수 표기가 문법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하지 않는다. 예컨대 한국어에서 의자라는 단수 명사와 의자들이라는 복수 명사가 형태적으로 구분된다고는 할 수 있지만, 그것이 문법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_고종석  <'~들,' 수의 곡예사> 《국어의 풍경들》

고종석 선생은 제목에 '풍경들'을 사용했을까? 국어의 풍경, 국어의 풍경들 어감이 너무 다르다.

우리말에서는 이야기의 앞뒤 흐름으로 복수임을 짐작할 수 있거나 문장 속에 있는 다른 어휘로 복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경우 '들'을 붙이지 않는다. 복수에 꼬박꼬박 '들'을 붙여 쓰는 것은 영어식 표현이다. '들' 자는 군더더기로 문장을 늘어뜨리고 읽기 불편하게 만든다. 영어를 배우면서 에 밴 복수 개념 때문에 요즘 '들'을 남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_배상복 <'들'을 줄여 써라> 《글쓰기 정석》

덧붙임_
'들'의 다른 쓰임새
'들'을 의존 명사로 보는 경우는 명사 뒤에 쓰여 두 개 이상의 사물을 나열할 때, 그 열거한 사물 모두를 가리키거나, 그 밖에 같은 종류의 사물이 더 있음을 나타낼 때이다. 예를 들면 '책상 위에 놓인 공책, 신문, 지갑 들을 가방에 넣다/과일에는 사과, 배, 감 들이 있다.'에서 '들'은 '등'과 같은 의미로서 사물을 열거하면서 그 사물을 모두 가리키거나 그 밖에 같은 종류의 사물이 더 있음을 나타낼 때 쓰이는 의존 명사다. 그래서 앞말과도 띄어 써야 한다.


어떻게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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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굉장한 즐거움이었고 그 무엇보다 자극적인 일이었다 : 헤밍웨이의 글쓰기
우선 쓰기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자
연애편지적 글쓰기 : 당신도 글을 잘 쓸 수 있다
쓰는 동안 당신은 행복하고 특별합니다
어떻게 읽고 어떻게 쓸 것인가
음란서생에서 배우는 글쓰기 : 진맛을 가진 글쓰기
'목적'에 맞는 글쓰기 : 돈이 되는 글쓰기
문제는 창조적 사고다 : 허병두의 즐거운 글쓰기 교실 2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나 될 수 없다. : 인디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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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 시켜라 : 워딩파워 세미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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