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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술 사주는 읽고쓰기

책의 노예가 되지 않고 주인이 되는 책 읽는 즐거움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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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은 것은 언제든지 그것을 덮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그가 읽은 책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책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이점이다." 책을 참으로 많이 읽고 돌아가신 어느 평론가가 하신 말씀이다. 참말 그렇다. 영화나 연극을 보러 가면 공연(상연)이 끝날 때까지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한다.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도 돈 내고 들어갔으므로 대개의 경우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무대에 복종하는 것이 일반 관객들의 태도이다. 이에 비하면 책에 대해서 독자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원할 때면 언제든지 책을 덮어버릴 수 있는 책은 또 얼마나 다행인가. 어떤 책에 빨려들거나 거기서 빠져나오는 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책에 대해서 주눅들지 않고 능동적으로 된다는 것을 뜻한다. 독서 교육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먼저 가르쳐야 하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책의 노예가 되지 않고 책의 주인이 되는 것.


최윤정의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에 나오는 한 부분이다. 중간에 책을 덮을 수 있는 것이 독자의 당연한 권리이거늘 그것을 모르는 독자가 많다. 우리는 아이에게 책을 중간에 덮는 것을 나쁜 것이라 억지로 읽으라고 한다. 책값이 아까워 그러기도 하지만 책을 계속 읽지 못하는 것은 나쁜 독서 습관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나 연극만 돈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책도 그러하다. 꼭 책값뿐 아니라 책을 읽는 시간도 비용을 내는 것이다. 읽기 싫은 책을 중간을 덮는 것이 책을 계속 읽는 것보다 그 비용보다도 훨씬 적게 내는 것이다.

책을 덮을 권리는 다니엘 페나크(<소설처럼>, 문학과지성사)의 독서의 권리에서도 말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권리이다. 이처럼 독자의 당연한 권리를 잊고 책 읽기에 매달리고 있다. 읽고 싶은 대로, 읽고 싶은 책만, 책의 내용도 내 맘대로 생각할 권리가 있다. 강요하지 마라. 책 읽는 아이에게 먼저 책 읽기에 대한 권리를 알려주어야 한다. 최윤정의 말처럼 "책의 노예가 되지 않고 책의 주인이 되는" 아이가 되도록 권리를 알려주고 찾아주어야 한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바리즘을 누릴 권리 (보바리즘 : 엠마 보바리는 플로베르의 소설 속의 인물. 오로지 감각만의 절대적이고 즉각적인 충족감을 말한다.)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 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소설처럼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문학과지성사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최윤정 지음/문학과지성사


덧붙임_
사진 출처 : 책읽는즐거움_2011 상반기 공모전 장려상

덧붙임_둘
독서교육에 관한 포스트 몇 가지.
아이에게 올바른 독서 지도란 없다 단지 부모가 미리 읽어보는 일이다
책을 읽어주는 것은 선물과도 같다. 읽어주고 그저 기다리는 것이다.
우선 쓰기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자
글쓰기 욕구는 본능이다 : 나는 국어의 정석이다

덧붙임_셋 2012.09.07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도 돈 내고 들어갔으므로 대개의 경우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무대에 복종하는 것이 일반 관객들의 태도이다.

인용한 문장을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본다.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할 때에도 돈 내고 들어갔으므로 대부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무대에 복종하는 것이 일반 관객들의 태도이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책은 그냥 책일 뿐이다.
책과 함께 우리가 될 그날을 위하여 :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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