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949)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2년 11월 3주 새로 나온 책 이 책은 지난해 출간 이후 미국에서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됐다. 저자 코리 로빈이 분석한 보수주의가 기존 학설이나 일반적 관점과 달랐기 때문이다. 홉스와 하이에크를 같은 테이블에 놓고 보수주의와 반동주의, 반혁명주의를 한 범주에 놓은 분석틀이 논쟁의 이유였다. 한 예로 18세기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의 보수주의가 2008년 미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왔던 세라 페일린의 급진 대중주의적 보수주의에 닿아 있다는 주장이 논쟁을 촉발했다. 원제는 '반동의 정신(Reactionary Mind)'. 로빈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보수주의 이념은 반동적이지만, 그 이념의 자주성이나 힘을 대수롭지 않게 본 게 아닌데도 보수주의자들이 '정신 나간 반동(Mindless Reactionary)'으로 잘못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무슨 일 하세요? 교보문고에 간행하는 월간지 《책과 세계》에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의 소개의 한 대목이다. 그 책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거기에 쓰인 글귀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온라인이라면 절대 읽지 못했을 글귀이다. 책은 물론이고 신문과 잡지를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어로 "What do you do?"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I'm a Teacher." 혹은 "I'm a engineer." 이렇게 직업을 말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를 한국말로 하면 어떨까? "무슨 일 하세요?"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대부분 직업이 아니라 직장을 말한다. "OO에 다녀요."라는 식이다. ······ 무심코 지나쳤던 "무슨 일 하세요?"를 다시 생각해 본다. 명함에 새겨진 이름에 관한 착각이라는 포스팅에서 말한바 같이 "명함에 .. 2012년 11월 2주 새로 나온 책 먹고 사는 일이 역사와 특별히 관련 없는 대부분 사람의 경우 우리나라 역사라도 고려시대까지만 올라가면 태조 왕건 다음의 왕이 누구인지, 마지막은 또 누구인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저 넓은 땅덩어리, 3천 년 중국 역사로 옮겨 가면 중화인민공화국이 언제 생겼는지조차 모를 지경이다. 그렇다고 굳이 중국 역사를 우리가 대학입시 준비하듯이 파고들 이유 또한 그다지 마땅치 않다. 그런데 신경은 좀 쓰인다. 뉴스에 자주 나오는 정치가, 재벌기업 회장, 성공한 CEO, 유식한 대학교수 등등의 사람들이 꼭 한문 사자성어를 비롯해 중국의 고사나 역사적 사건, 인물의 저서나 어록을 인용, 자신의 의견을 내비친다. 또 그 인용이 심심찮게 언론의 화제가 된다. 때문에 저잣거리의 화제가 된 그 '중국.. 교양인이 가득 찬 사회는 살맛 나는 세상이다 교보문고의 《사람과 책》이 100호를 넘어 101호를 간행했다. 늘 이 책을 찾아 읽고 있다. 제호처럼 사람과 책이 있는 잡지이기 때문이다. 11월 101호의 특집은 "이 시대 교양인敎養人"이다. "이 시대 교양이라는 화두를 독서와 연계시켜 새롭게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과연 이 시대, 교양의 의미는 무엇이고, 교양인으로서 우리는 어떤 책을 보는 좋을지" 알아보는 게 이 특집의 의미다. 교양은 책을 두루 읽고 살펴서 인간 정신과 인류 문명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고, 그런 깊은 앎을 배경으로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교양은 책읽기가 기르는 미덕이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지식인으로서의 길과 교양인으로서의 길은 다르다. 대부분 교양인은 지식인이지만, 모든 지식인이 다 교양인인 것은 아니다. 교양.. 오지랖 넓은가. 난 원숭이가 아닌데 마케팅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최선인지 모른다. 그걸 안다면 벌써 했을텐데.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이 300권을 돌파했다. 꺼리가 없어 이벤트를 하지 못했지 조그마한 꺼리라도 생기면 이벤트를 한다. 한데 300권이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또 독자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는데 마다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한데 이상하다. 내가 더 깊은 뜻이 있는지 모르는 무지몽매한 사람인가. 5권을 구매하면 1권을 더 준다. 10권을 구매하면 2권을 더 준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5권을 두 번 구매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가. 요즘 아무리 책을 읽지 않아 독자가 원숭이처럼 보이더라도 조삼모사는 ······. 글쎄. 아마도 10권을 구매하면 3권 무료 증정의 오타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니라면 혜택을 하나로 줄.. 평지는 없다. 올라가거나 내려가야 한다 : 《나의 첫 사업 계획서》 제목을 왜 《나의 첫 사업 계획서》라 했을까? 《Anyone Can Do It》가 책 내용을 더 잘 전달한다. 영국의 스타벅스라 할 수 있는 '커피 리퍼블릭'의 창업자가 쓴 좌충우돌 창업기다. 창업에 관한 책은 많지만, 창업일기는 처음이다. 컨설팅업자(?)가 쓴 것보다 유연하지는 않지만 투박한 점이 매력이다. 중간마다 두 저자 간의 오간 팩스 내용을 타자기체로 편집하였는데 가독률이 떨어진다. 만일 개정판이 나온다면 수정했으면 한다. 독립독행(bootstrapping)을 '최소한 자원이나 장점만을 가지고 수행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사전에서 독립독행獨立獨行은 '남에게 의지하지 아니하고 독자적으로 행동함'이지만 친숙하지 않은 말이다. 역자가 전하는 의미가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말이다. 혼란의 여지는 있.. 그의 시가 이제 쓸모없는 세상이 돼버려서 그는 떠났다 김남주 유고시집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창작과 비평사, 1995)을 샀다. 시인의 부인 박광수가 엮었다. 시인의 떠남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법 없이도 다스려지는 세상이 돼서가 아니라 시를 쓸 수가 없어서, 시인이 필요없는 세상이어서가 아니라 그의 시가 이제 쓸모없는 세상이 돼버려서 그는 떠났다." 시인 _김남주 세상이 몽둥이로 다스려질 때 시인은 행복하다 세상이 법으로 다스려질 때 시인은 그래도 행복하다 세상이 법 없이도 다스려질 때 시인은 필요없다 법이 없으면 시도 없다 박광수의 말은 틀렸다. '그의 시가 이제 쓸모없는 세상이 돼버려서 그는 떠'난게 아니다. 그의 그는 아직도 필요하고 더욱 필요한 세상이다. 그가 없어도 그의 시가 필요한 세상이 남아있다. 그래서 시인은 행복하다. 시인.. 11월 13일 -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사랑하는 친우親友여, 받아 읽어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領域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말을 들어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 2012년 11월 1주 새로 나온 책 퇴계는 ‘리(理)’가 우리 마음속의 도덕적 성향이라면, ‘기(氣)’는 욕구에 충실하려는 성향이라고 말한다. 욕구(기)에만 빠져 도덕(리)에 어긋나서는 곤란하다. 퇴계는 ‘리’와 ‘기’를 대비시켜 가치론적 관계로 파악한 셈이다. 반면 율곡은 ‘기’를 존재를 구성하는 재료로, ‘리’는 존재를 구성하는 원리로 봤다. ‘기’는 눈에 보이지만, ‘리’는 보이지 않게 세상에 깃들어 있다. 율곡은 ‘리’와 ‘기’를 존재론을 해명하는 데 쓴 셈이다. 이 교수는 퇴계의 학설이 ‘리’(도덕)와 ‘기’(욕구)라는 기호를 좌·우에 배치한 ‘횡설(橫說)’이었다면, 율곡의 학설은 ‘리’(원리)가 ‘기’(재료)에 올라타 있는 상·하, 승반(乘伴) 관계인 ‘수설(竪說)’로 본다. 이 같은 구도로 보면 1572년 율곡이 퇴계를 비판한.. 2012년 10월 5주 새로 나온 책 2007년 콩고에 대해 쓴 『피의 강』(Blood River)으로 영국 최고의 논픽션 상인 사무엘 존슨 상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는 저자가 이번엔 내전으로 멍든 서아프리카를 탐사한다. 쿠데타와 반쿠데타의 연속, 끝없는 내전과 부족간 갈등, 블러드 다이아몬드, 소년병, 원시적인 정령숭배 등으로 대변되는 서아프리카의 비극적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1935년 영국의 대문호 그레이엄 그린이 탐험한 서아프리카의 흔적을 쫓아간 지은이는 그린이 갔던 당시와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목격하면서, 서아프리카에서 포로와 산데로 대변되는 비밀사회가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서아프리카를 갔던 탐험가들이나 인류학자들은 ‘포로’(poro)와 ‘산데’(sande)라는 특별한 비밀사회를 발견하고.. 자연自然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연自然은 본디 사용하고 있던 고유어와 19세기 일본의 번역어로서의 자연과 혼재되어 사용하고 있다. 온전히 어느 한 쪽의 뜻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둘의 뜻이 혼재하여 사용하고 있어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도법자연道法自然은 《도덕경》 25장의 마지막 구절이다. 노자의 글이라는 것이 논란이 많으니 딱히 어떤 해석이 바르다고 할 수 없다. 대체로 두 가지로 압축되어 번역되고 있다. 하나는 자연을 '스스로 그러하다'로 해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을 natural의 번역어로서 자연을 의미하는 '자연'으로 해석한다. 본디 '자연스럽다'의 '자연'은 번역어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원래부터 사용하던 자연의 의미이다. 굳이 현대어로 표현한다면 '저절로'가 맞다. 《도덕경》이 만들어진 연대에.. 세노야로 바라본 우리말 속 일본말 세노야 세노야 /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 세노야 / 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세노야 세노야 /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 산과 바다에 우리가 받네 세노야 세노야 / 기쁜 일이면 바다에 주고 /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는 양희은의 노래로 잘 알려진 노래다. 구슬픈 멜로디에 아름다운 시가 어우러져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며칠 전 한겨레신문에 '세노야'가 우리말이 아닌 일본어라는 내용의 칼럼이 실렸다. "'세노야'는 일본 어부들이 배에서 (주로 멸치잡이) 그물을 당기면서 부르던 뱃노래 후렴이다. 남해 지역에서 취재한 여러 자료를 분석하면 동쪽으로 갈수록 일본말이 많아진다. '세노야'는 우리말이 아닌 것이 확실해 보인다."라고 말한다..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80 다음